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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1 전국 대의원 회의 (입재식)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정토회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전국 대의원 회의에 참석해 회의를 시작하기 전 입재 법문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오늘도 새벽 예불과 108배 정진을 하며 하루를 시작한 스님은 아침 7시에 외부 손님과 평화재단에서 조찬 모임을 가진 후 8시 20분에 서울을 출발해 문경 정토수련원으로 향했습니다.nbspnbsp문경 정토수련원에서는 아침 10시부터 전국 대의원 회의가 열렸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새벽부터 출발해 문경으로 모인 100여 명의 정토회 대의원들은 삼귀의 반야심경을 봉독한 후 스님에게 입재 법문을 청해 듣고자 기다렸습니다.nbspnbspnbsp원래는 전국 대의원 회의가 대전 정토법당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같은 시간에 가을 불교대학 특강수련이 문경 정토수련원에서 진행되고 있어서 법륜 스님을 비롯해 법사단이 강의를 해야 해서 이동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문경에서 회의가 열리게 되었습니다.nbspnbsp그런데 교통사고가 났는지 고속도로가 계속 막혀서 스님은 11시가 넘어서 겨우 문경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예정된 시간 보다 30분이 늦어진 채 곧바로 입재 법문이 시작되었습니다.nbspnbsp▲ 전국 대의원 회의 입재식nbsp매년 11월에 열리는 전국 대의원 회의는 내년도 사업 계획과 예산을 심의하고 결정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정토회는 일정한 자격을 갖춘 회원을 정회원으로 임명하고, 정회원들의 투표에 의해 각 지역별로 대의원을 선출하는 대의 민주주의를 구현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전국 대의원 회의는 국회와 비유하면 정기 국회에 해당하는 것입니다.nbspnbsp지금도 정기 국회가 지난 9월부터 열려서 12월 초까지 예산 심의를 하고 있는데 여야가 서로 갈등하는 바람에 제대로 진행이 안 되고 있어서 국민들의 걱정이 많은 상황이죠.nbsp스님은 이런 국회의 모습을 예로 들며 국가를 위해 국회의원이 하는 일이 곧 정토회의 대의원이 하는 일과 비슷하다고 하면서 대의원은 어떤 자세로 활동해야 하는지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nbspnbsp▲ 전국 대의원 회의nbsp먼저 대의원은 정토회의 설립 취지와 목표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정토회는 어떤 일을 하고자 설립된 단체인지 설명해 주었습니다.nbspnbsp“발전이라는 게 전 세계적인 현상이긴 하지만, 우리는 개중에서도 특히 고속으로 발전한 나라다 보니 발전을 하면서 나타나는 ‘환경 파괴’, ‘공동체 붕괴’, ‘자아 상실’ 등의 부작용 또한 세계에서 손꼽히게 심한 상태입니다. 나쁘게 말하면 더없이 혼란스러운 나라에 살고 있고, 좋게 말하면 우리나라의 문제를 풀면 세계인의 문제를 푼다고도 할 수 있어요. 우리가 제일 모순이 심한 편이기 때문에 우리의 문제를 풀면 세계의 문제가 풀립니다. 진흙탕 속에서 한 송이 연꽃을 피우듯이 가장 모순과 혼란이 극심한 이곳에서 우리가 세계의 문제를 풀 답을 찾아야 해요.nbspnbspnbsp더 이상은 다른 곳에서 답을 찾아서 여기에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외형의 발전은 다른 곳에서 모방해 와서 이루었지만 이제는 그것도 거의 끝에 도달해서 성장이 정체됐어요. 우리 내부적으로 일어나는 모순이 다른 곳에서 일어나는 모순보다 훨씬 더 극심하기 때문에, 우리가 답을 가진다면 다른 곳에 도움이 되지만 다른 곳이 가진 답은 우리에게 별로 도움이 안 됩니다.nbspnbsp우리 앞에 놓인 선택은 두 가지입니다. 급속도로 붕괴될 것인가? 아니면 이 두 가지 모순을 극복할 창조적인 대안을 찾아서 우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전 인류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양약으로 삼을 것인가? 이것은 위기이자 기회예요. 이 위기를 극복하면 우리는 세계 문명의 새로운 꽃을 피울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nbspnbsp정토회는 이런 진단과 가능성 위에 창립되었습니다. 출발 자체가 ‘단순한 불교 단체를 하나 만들자’, ‘불교계가 어려우니 좀 잘 해보자’, ‘좀 나은 시민 단체를 하나 만들자’, ‘우리나라를 좀 잘 만들어보자’, 이런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문제의식이에요.nbspnbsp그런데 여기에 참여한 사람들이 이런 설립취지를 꼼꼼히 읽지 않아요. 정토회가 어떤 포부와 문제의식, 가능성에 맞춰서 운영되고 있고 운영되어야 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 중에 어떤 것을 계승해야 하고 어떤 것을 시정해야 하는지, 어떤 것이 부족해서 보충해야 하는지와 같은 문제의식을 가지려면 목표의식이 분명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정토회 안에서 새로운 방향, 개선점, 보충하는 역할에 대해 지도법사인 제가 많은 아이디어를 내고 시도한 이유가 ‘스님의 역량이 탁월해서다’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그러면 신비주의에 빠져서 결국에는 ‘스님 없으면 못 한다, 정체된다’라는 결론밖에 안 나와요. 제가 가진 역량은 여러분과 똑같습니다. 부처님이 저만 사랑해서 뒤에서 영감을 주는 것도 아니에요. nbspnbspnbsp다만 저는 목표의식과 문제의식이 뚜렷한 편이라면 여러분은 그 문제의식이 덜 뚜렷하다는 점이 차이입니다. 그냥 좋으니까 따라오는 수준을 넘어 이걸 꼼꼼히 살펴서 우리가 지금은 이렇게 부족하고 작은 씨앗이지만 그런 목표를 추구하며 나아가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렇게 가는 과정에서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현실 또한 수용해야 합니다. 현실을 수용한다고 해서 현실에 안주하면 안 되지만, 목표만을 앞세우느라 비현실적이 되어서도 안 됩니다. 이론이나 말로만 가지 말고 이 현실에서 실현해나가야 해요.”nbsp목표의식을 뚜렷이 갖고 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 차이를 만들어내는지 스님의 이야기를 통해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뚜렷한 목표의식을 어쩌면 ‘원’이라고 표현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nbspnbsp이어서 스님은 이런 일을 하는 정토회 회원들은 어떤 자세로 이 활동에 임해야 하는지 수행적 태도에 대해 강조했습니다. 즉, 이런 많은 활동을 하면서도 개인은 늘 행복해야 한다는 것이였습니다.nbspnbsp“늘 강조하지만 수행을 기초로 해야 합니다. 우리는 수행자로서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합니다. 그저 좀 더 좋은 세상을 만들자는 것도 아니고, 모인 우리만 행복하면 된다는 것도 아닙니다. 국가는 발전해야 하고 국민은 행복해야 한다는 목표처럼, 공동체인 정토회는 발전해야 하고 그 속에 있는 정토회 회원들은 행복해야 합니다.nbspnbspnbsp첫째, 정토회 회원들이 행복하려면 개개인이 수행이 되어야 해요. 둘째, 정토회가 발전하려면 사회적인 모순들을 우리가 해결해내야 합니다. 대안을 내야 대중이 지지를 해줍니다. 지친 대중에게 어떤 수행법을 전달해서 한 사람 한 사람 참여하면 행복한 개인들은 늘어나지만, 그들이 사는 공동체가 건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공동체가 건강해지려면 제도적 모순과 잘못된 관습은 개선하고 좋은 것은 계승·발전시켜야 해요. 그래서 우리는 사회적 실천을 피할 수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회적 실천을 하는 개인은 수행자가 돼야 합니다.nbspnbsp우리가 세상을 좋게 바꾸고 정토회를 발전시키고 법당을 늘리고 회원을 확충시키고 통일운동을 하는 등 여러 가지 일을 하다 보면 힘들고 지치기 쉬워요. 가정생활도 해야 하고 회사도 다녀야 하고 정토회 활동도 해야 하다 보니 몸도 지치고 가족들의 불만도 생깁니다. 이걸 극복하는 게 바로 수행입니다. 그 속에서 내가 지쳐 나가떨어지는 존재가 아니라 더 힘을 얻어가는 존재로 바뀌어야 하는데, 그게 수행이에요. 아침마다 매일 절은 하지만 활동하면서 지쳐 나가떨어진다면 그건 절만 했지 수행을 한 건 아니에요. 이런저런 과제가 닥치지만 수행적 관점을 딱 유지하고 해나간다면 내가 거기에 구애받지 않는 자가 되거나 그것들이 융합돼서 더 이상 장애가 되지 않습니다. 장애로 남아 있더라도 내가 거기에 쓰러지지 않고 넘어설 수 있고, 그러다 보면 그것들이 융합되어서 장애가 아니라 오히려 토대가 되어줍니다. 반대하는 남편에게 내가 억눌리는 게 아니라 구애받지 않는 존재가 되고, 나아가서는 반대하던 남편이나 자식이 오히려 나의 협력자, 후원자, 동지가 되는 과정을 거쳐나가는데 그 핵심이 수행이라는 겁니다. 그렇게 관점을 확실히 잡아서 행복해야 합니다.nbspnbspnbsp내일 하다 그만두든, 내일 죽든, 내가 이 세상에서 어떤 일을 하는 것보다 이 일이 더 보람차고 의미가 있어야 해요. 붓다의 길을 따르다가 중간에 희생된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목련존자도 이교도들에게 희생됐고, 앙굴리말라도 희생됐고, 병이 나서 중간에 죽은 사람들도 많았어요. 경전을 보면 그렇게 마지막을 맞는 제자들이 부처님의 손을 잡으면서 한결같이 한 이야기가 ‘부처님, 저는 아무런 후회도 없습니다’였습니다.”nbsp불법을 전하면서 엄청난 희생이 뒤따랐지만 죽는 순간까지 아무런 후회가 없었다는 부처님의 제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작은 일에도 대가를 바라고 인정받고 싶어하는 우리들의 모습이 많이 되돌아봐 졌습니다.nbspnbsp그러면서 스님은 이런 수행의 힘을 바탕으로 해서 우리 나라가 처한 분단의 모순을 극복할 뿐만 아니라 그 모델을 토대로 인류의 위기도 극복해 나가보자는 큰 비전을 그려주었습니다.nbspnbsp“우리는 이런 수행의 힘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모순, 즉 우리나라가 처한 분단의 모순과 통일의 과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인류가 처한 절대빈곤의 문제, 온갖 차별의 문제, 인권 문제, 평화 문제, 환경 문제, 빈부격차의 문제 등을 해결할 모델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지금 당장 한꺼번에 해결하자는 건 아니지만 모델을 만들자는 거예요. 좁게는 우리 정토회가 운영되는 이 방식이 작은 모델입니다. 이것이 실험실의 모델이라면 밖에 가서 실천가능한지를 봐야 해요. 정토회는 운전 교습소에서 하는 연습과 같다면 사회적 실천은 도로주행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nbspnbsp저는 그런 실천 모델이 대한민국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이 그런 나라가 될 수 있는지 적용해보자는 것입니다. ‘대한민국만 잘 되면 된다’는 애국주의나 ‘우리는 민족과 나라를 초월했기 때문에 나라 일에는 관심을 안 갖는다’는 초월주의가 아니라, 우리가 인연되어 살고 있는 이 나라를 가지고 실험을 해보는 겁니다. 과연 이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지, 평화를 유지해낼 수 있는지, 극단의 모순을 우리가 얼마나 해결해낼 수 있는지 조금 더 큰 실험을 해보는 거예요.nbspnbsp정토회는 우리끼리 하니까 조금 힘들어도 우리가 만들어 나갈 수 있어요. 그러나 온실에서 실험한 것은 밖의 노지에 나가서 실제로 농사를 지어보고 성공해야 농민들에게 널리 보급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좀 더 큰 실험을 해 봐야 인류에게 실제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실현 가능한 모델이 돼요. 그래서 우리가 대한민국의 문제에 집중하는 것은 단순한 애국심을 넘어서는 문제입니다. 우리가 여기 났기 때문에 나라를 사랑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저 제 나라만 사랑하는 애국심이 아니라 우리가 전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는 그런 모델로 이 나라를 잘 만들어보자는 거예요.nbspnbsp정토회의 설립취지는 불교중흥과 민족중흥입니다. 불교중흥이라는 것은 정토회가 새로운 불교의 모델이 되자는 뜻이고, 민족중흥이라는 것은 단순히 국수주의적인 애국주의를 넘어서서 우리나라를 이런 모순을 극복할 모델로 만들어보자는 뜻입니다. 이러한 우리의 실험을 기반으로 해서 자신감을 가지고 이것을 좀 더 보편화시켜서 인류애를 실현하는 쪽으로 확산시켜보자는 거예요. 이것이 제1차 만일결사의 목표이고, 인류애를 실현해보는 것이 제2차 만일결사의 목표입니다. 그런 큰 목표 속에서 지금 제8차 천일결사에 다다랐고, 그 8차 천일결사의 목표를 달성하고 마무리하는 내년도의 사업계획이 있습니다.”nbsp대한민국의 모순을 극복하는 길이 곧 인류 문명의 새로운 대안이 된다는 말씀에 정신이 번쩍 차려졌습니다. 스님은 정말 큰 그림을 그리고 이 일을 하고 해나가고 있음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nbspnbsp이어서 스님은 이런 큰 목표를 실행해 나가기 위한 대의원의 역할은 무엇인지 이야기해 주었습니다.nbspnbsp“첫째, 대의원 회의는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의사를 결정하는 기구입니다. 행정처가 결정된 의사를 집행하는 기능을 한다면 여러분은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기능을 해야 해요.nbspnbspnbsp둘째, 대중의 의견을 수렴만 한다면 민주주의가 갖는 최대의 위기인 대중 추수주의, 즉 세상을 바꿔가는 게 아니라 세상에 따라가는 쪽으로 가기 쉽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은 다시 그 회원들이 정토회의 목표를 끊임없이 숙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물론 연수원에서 중점적으로 해야 하지만 여러분도 그런 역할을 동시에 해야 해요. 회의할 때도 내 의견을 갖고 하기보다는 민주적으로 대중들의 의견을 잘 수렴해줘야 합니다. 또한 대중이 정토회의 이상과 목표를 향해 힘을 모아가도록 돕는 역할도 해야 합니다. 행정부가 끌고 가는 역할을 한다면 여러분은 뒤에서 밀어주는 역할을 해야 해요. 이런 두 가지 역할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nbspnbsp셋째, 정토회 안에서는 앞에서 방향을 잡아가는 역할, 그래서 사업계획을 심의하고 결정해주는 역할을 해야 해요. 또 한 해를 마치면 결산을 하고 일이 제대로 됐는지 평가를 해야 돼요. 아직 감사 기능이 제대로 없는데 앞으로 중간 과정에 감사 기능을 추가해야 합니다. 그렇게 계획 수립을 승인해주고, 중간에 제대로 되는지 감사 기능을 해주고, 결과가 나오면 결산을 해주고요. 결산은 사업결산 뿐 아니라 예산결산도 해줘야 합니다.nbspnbsp이런 관점에서 지금 당장의 현안 처리도 하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는 이것 역시 연습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이 세상에 좋은 일이어야 할 뿐 아니라 우리가 일하는 방식도 세상에 모범이 될 만해야 합니다. 과정을 좀 잘 못하더라도 결과가 좋을 수도 있어요. 독재를 해서라도 세상에 좋은 일을 만들어낼 수도 있잖아요. 그럴려면 성인 군자가 정치를 해야 할 텐데, 우리는 그런 성인 군자가 아니고 모자이크 붓다입니다. 부족한 우리들이 모여서 일한 결과가 부처님이 하시는 일처럼 되는 거예요. 부족한 우리들이 그런 결과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가장 최종 의결기구가 바로 대의원회입니다. 그래서 정토회가 하는 일은 그 과정도 모범적이어야 하고, 또는 모델이 될 만해야 해요.nbspnbsp그런데 지역에 다니면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과정에는 아직 일방통행이 많은 것 같아요. 사업을 추진해야 하다 보니 효율성이라는 문제와 과정의 민주성이라는 문제가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것 같아요. 상층은 그래도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것 같아요. 법사단 회의는 민주적으로 이루어지고, 대의원 대회도 어느 정도 그렇고, 집행위도 거의 민주적으로 진행되고요. 그런데 법당 수준으로 내려가면 거의 독재 수준입니다. 의견 수렴도 잘 안 되고, 집행도 상명하달식이이에요. 수행의 과제인 ‘예 하고 합니다’가 행정 집행의 명심문으로 쓰여서 뭔가 문제제기를 할라치면 ‘명심문이 뭐라고요?’ 이렇게 하면서 밀어붙인다면 이건 좀 문제가 있어요. nbspnbspnbsp그렇다고 의견을 다 수렴해주는 쪽으로 하다보면 집행이 안 되죠. 목표가 있어서 그 목표를 달성해야 하다 보니 이런 부작용이 생기는데, 대의원들이 이제는 법당 단위에서도 어떻게 민주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집행부가 문제가 있다’ 이런 관점에서 풀라는 게 아니에요. 민주적으로 하면서도 집행이 일사불란한 길을 찾아야죠. 이게 모순이에요. 민주적으로 하려면 집행이 어렵거든요. 집행을 잘 하려면 지금까지 인류가 개발한 전제적인 방식이 효율적이에요. 중국은 전제적인 방식을 따라서 집행은 잘 되지만 민주주의가 잘 안 되고, 미국은 민주적인 건 잘 되지만 그러다보니 포퓰리즘에 빠져서 효율적이지 못하고 나눠먹기식이 됐어요. 그래서 니콜라스 베르그루엔이 만든 베르그루엔 거버넌스 연구소에서는 동양식 정치의 전통, 즉 유교적 정치의 전통인 전제 정치 혹은 왕도 정치와 서양에서 전통으로 내려온 민주 정치를 서로 어떻게 보완·융합해서 새로운 정치 시스템을 마련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토회는 그 사람보다 이걸 먼저 고민한 거예요. nbspnbsp정토회가 창립되기 전에 ‘서원과 연대’라고 하는 잡지를 발행한 적이 있습니다. ‘서원’이라는 것은 개인이 철저하게 수행을 해서 우리가 먼저 행복한 사람이 되면서 이 땅을 정토화하는 실천을 하자는 것을 말합니다. ‘연대’라는 것은 그것을 상호 민주적으로 하자는 것을 말합니다. 민주적으로 운영하되 수행자이기 때문에 일사불란함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제도적으로 밀어붙이거나 강압에 의한 일사불란함이 아니라, 수행자들이 모여있기 때문에 ‘합니다’ 하면 ‘네’ 하고 받아들여서 일사불란하게 하는 거예요. 그러나 회의를 할 때는 민주적으로 연대하고요. 이런 ‘서원과 연대’라는 문제의식을 가졌던 것은 바로 ‘이 두 가지 모순을 어떻게 극복할 거냐’에 대한 초보적인 문제의식이었어요. 정토회는 처음부터 그런 입장과 목표를 두고 창립되었습니다.”nbsp정토회를 창립하기 전부터 효율성과 민주성의 모순을 극복하려는 문제의식을 가졌었다는 이야기에 모두 감탄을 하면서 지금의 현실도 함께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정토회가 창립된지 20여 년이 흘렀지만 지금 그 실험은 진행 중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nbspnbsp마지막으로 입재 법문을 마치면서 스님은 이 모순을 극복하는 길은 바로 개개인들이 수행자적 관점을 확실히 갖는 것이라고 명쾌하게 정리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이런 토대 위에서 효율성과 민주성을 어떻게 융합해 내느냐가 우리의 과제입니다. 쉽지는 않겠지요. 쉬우면 다른 데서 이미 다 했을 테니까요.nbspnbsp제가 보기에 이 일은 수행자라는 관점만 확실히 가지면 가능합니다. 그런데 수행자적 관점을 갖지 않으면 어떤 질서를 만들거나 사회를 변화시키려면 부담이 되고 억압이 됩니다. 그러면 괴로워지니까 수행의 본분에 어긋난다는 문제가 발생해요. 행복하려고 여기 왔는데 다시 괴로워지고, 세상이 너무 힘들어서 여기 왔는데 더 힘들어져버려요. 그래서 우리가 수행적 관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고, 그 중에서도 대승보살의 수행적 관점을 가져야 합니다.nbspnbsp명상하고 절하는 것만 수행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이런 과제를 수행으로 돌려서 상구보리하고 하화중생한다는 수행적 관점을 가질 때에만 우리의 이런 이상을 실현할 최소한의 모델이라도 만들 수 있습니다. 인류 문명의 꽃을 피우는 건 우리 후손들이 해야 할 일이지만, 그럴려면 우리가 우리 시대에 그 씨앗을 심고 싹을 틔워주는 일을 해야 합니다.”nbspnbsp수행적 관점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씀이 가슴에 깊이 남았습니다. 왜 스님이 항상 수행을 강조하는지 더 큰 시각에서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nbspnbsp스님의 입재 법문을 듣고 있는 대의원들의 눈빛은 반짝 반짝 빛이 났습니다. 간간히 터져 나오는 웃음 속에는 공감의 뜻과 실천에 대한 의지가 가득 묻어 났습니다. 모두들 스님이 그려주는 비전을 나의 비전으로 삼으며 마냥 설레여하는 모습이었습니다.nbspnbsp이렇게 정토회의 설립 취지와 목표, 대의원의 역할에 대해 자각하는 시간을 가진 후 대의원들은 내년도 사업계획과 예산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습니다. 분과별로 흩어져서 꼼꼼히 검토를 해보고 같이 토론도 해보는 등 다양한 문제점과 가능성을 발견하며 함께 의견을 모아 나갔습니다. nbspnbspnbsp대의원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는 사이에 스님은 집무실에 머물며 오후 내내 새책 원고 집필 작업을 했습니다.nbspnbsp내일은 새벽 6시부터 9시까지 경전반 특강수련 참가자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한 후 오후에는 전국 대의원 회의를 마치며 회향 법문을 할 예정입니다.nbspnbsp※ 법륜 스님의 세계 100회 강연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야단법석을 지금 인터넷 서점에서 만나보세요. 14만 킬로미터의 여정에서 만난 2만 2천여 명 세계인과의 행복한 대화가 생생하게 담겨 있습니다.nbspnbsp지금 구매하기nbsp
2015.11.20 (저녁) 전주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전에 있었던 공주 즉문즉설 강연에 이어 저녁 7시부터는 전주 전북도청 대강당에서 전주 시민들을 위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nbspnbsp공주 강연을 마치고 전주로 향하는 길에는 잠시 휴게소에 들러 아침에 법당에서 싸온 도시락으로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스님은 “대중들로부터 식사 접대를 받기 시작하면 이것이 관례가 되어 시간이 흐르면 대중들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내 밥은 내가 챙겨 먹어야 한다”고 하면서 맛있게 도시락을 드셨습니다.nbspnbsp▲ 점심 식사nbsp그리고 전주시 근처에 통일 씨감자 농사를 하고 있는 연구소가 있다고 해서 잠깐 들렀습니다. 지난번 정동영 전 장관님의 소개로 북한의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일반 감자보다 생산량이 훨씬 뛰어난 씨감자 농법을 개발한 농장을 방문했는데, 오늘은 그 씨감자 연구소에 들러 구체적으로 어떻게 씨감자를 북한에 지원해줄 수 있을지 점검해 보았습니다.nbspnbsp▲ 씨감자 연구소nbsp특히 씨감자를 연구하고 개발한 김재훈 박사님의 안내로 직접 그 제작 공정과 시설을 둘러보기도 했습니다.nbspnbsp▲ 감자줄기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바이오리액터nbsp김박사님은 바이오리액터에서 조직배양 방식으로 감자줄기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방법을 개발했는데, 박사님이 보여준 바이오리액터 배양기는 일반 시중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생수통이였습니다. 그리고 배양된 감자 줄기는 농민들이 흔히 사용하는 모판에서 재배를 할 수 있었습니다.nbspnbsp▲ 조직 배양된 감자줄기nbsp이 생수통에서 감자줄기를 4주에 10배씩 증식시키고 1만개의 줄기마디를 배양한 후 새로운 바이오리액터에 다시 배양하면 2개월 만에 100만개 까지 증식 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50평 남짓한 배양실에서 월 1,000만개의 감자줄기 마디를 생산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 이렇게 생산된 씨감자는 1년에 두 번 정도의 생산을 할 수 있고, 무균, 무병에 의해 100 에 가까운 발아율을 보이며, 단위 생산량이 재래 방식에 비해 2배 정도 더 생산할 수가 있다고 합니다.nbspnbspnbsp스님은 재배장을 둘러보면서 기존 육묘장을 재활용하는 모습을 보고선 “정말 효과적이네” 하면서 웃음을 보였습니다. 추가적으로 재배, 관리할 장소가 필요 없다보니 생산비용이 절감되는 효과도 있는 것입니다. 다만 노지 재배 단계에서 얼마나 더 잘 자라도록 하는지에 대해서는 연구가 조금 부족해 보였는데, 계속 연구와 실험을 하면 더 나은 방법이 찾아지지 않을까 싶었습니다.nbspnbsp▲ 모판에서 재배한 씨감자nbsp스님은 일단 씨감자 10만개 정도를 실험적으로 내년 봄에 북한에 지원해보는 것을 검토해 보기로 하고, 문경과 봉화, 두북 등 정토수련원에서도 실험 재배를 해보고자 씨감자 샘플을 얻어 왔습니다. 그리고 스님은 “다른 감자와 비교해서 생산량이 어느정도 많은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면서 일반 감자를 두 고랑씩 심고 그 사이에 한 고랑씩 심어보기로 했습니다.nbspnbspnbsp북한의 식량난 해결에 성심성의껏 도움을 주고자 마음을 낸 연구소 분들에게 스님은 감사의 마음을 담아 새책 ‘야단법석’을 사인해서 선물했습니다.nbspnbsp씨감자 연구소를 나와서는 곧바로 즉문즉설 강연이 열리는 전주 전북도청으로 향했습니다. 모처럼 쾌청하고 포근한 날씨 속에서 붉게 물든 태양이 뉘엿뉘엿 저물고 있었습니다.nbspnbspnbsp이번 전주 강연을 위해서 전주 정토법당과 더불어 인근 정읍 정토법당, 익산 정토법당, 군산 정토법회, 남원 정토법회, 무주 정토법회, 장수 정토법회까지 60여 명의 봉사자들이 일심단결해 준비했다고 합니다.nbspnbsp▲ 오늘 강연이 열린 전북도청nbsp강연 한달 전부터 봉사자들은 곳곳에서 강연 홍보를 재미있게 했는데 어떤 날은 비옷을 입고 새벽과 저녁에 시간 나는 대로 전단지를 배포하고 포스터를 붙이며 전주 시내를 종횡무진 다녔다고 합니다. 강연장 입구에서는 봉사자들이 직접 오카리나를 연주해서 한층 격조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습니다.nbsp▲ 강연장을 찾은 시민들을 위해 오카리나 연주를 들려주는 봉사자들nbspnbsp강연 시작 시간인 7시가 되자 객석이 모두 드러찼고, 7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렬한 환호와 박수를 받으며 스님이 무대 위로 걸어나왔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저녁 식사는 하고 오셨어요?”라고 운을 띄우며 2층에 자리한 사람들을 향해 “높으신 분들이라 2층에 자리 잡으셨는가 봐요.” 라며 청중들을 웃게 한 뒤 유쾌한 분위기로 강연이 시작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즉문즉설 방식으로 강연을 하게 된 취지에 얘기해 주면서 강연을 시작했습니다.nbspnbspnbsp“원래 석가모니 부처님은 마치 즉문즉설 하듯이 이렇게 설법을 하셨어요. 주로 식사 끝나고 둘러앉아서 차 마시는 자리에서 대중이 물으면 거기에 대해서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을 기록 해놓은 게 경전이에요. 그런데 시간이 점점 흘러가면서 부처님의 말씀이 자꾸 관념화 되고, 형식화 되면서 우리들의 생활과 점점 멀어졌어요. 그래서 다시 형식을 떠나서 우리들의 삶의 문제를 갖고 대화하면서 고뇌를 풀어나가 보자고 해서 이렇게 즉문즉설을 하게 됐습니다.”nbsp스님의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여기 저기서 손을 들고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오늘은 총 7명이 질문을 했습니다.nbspnbsp첫 번째 질문자는 결혼한지 얼마 안 된 여성분으로, 지금 배 속에 아이가 있다고 하면서 남편이 화를 벌컥 내면 자신도 분노에 가까운 반응을 하게 된다며 남편과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방법을 물었고, 두 번째 질문자는 어떤 일이든 계속 참는데, 참은 것이 터지게 되면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게 된다며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물었고, 세 번째 질문자는 남편과 재혼해 5년째 살고 있는데, 남편의 자녀들이 다 큰 성인이 되었음에도 일방적으로 자녀 편을 드는 남편과의 관계에서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물었습니다.nbspnbspnbsp네 번째 질문자는 늘 남과 비교하는 열등감으로 힘겨워하는 고민을 내놓았고, 다섯 번째 질문자는 20년 동안 정신분열로 힘겨운 삶을 살아오면서 이제는 주변에 피해를 주는 상황까지 발생되는데 치료가 될 수 있을지 물었고, 여섯 번째 질문자는 30년 가까이 남편이 술을 먹고 들어와 새벽까지 술주정을 하는데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 할 지 물었고, 일곱 번째 질문자는 태어난 운명은 정해져 있어서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은 인연을 맺을 수 있는지 그 방법을 물었습니다.nbsp오늘은 그 중에서 여섯 번째 질문인, 술 먹는 남편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방법을 물었던 것에 대한 스님의 답변이 무척 감명 깊었습니다.nbspnbsp스님은 먼저 질문자가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마음이 얼마나 절실한지 테스트할 수 있는 질문을 던지며 답변을 시작했습니다.nbspnbspnbsp“남편이 술을 좋아합니다. 요즘은 좀 덜하지만 술을 많이 마시면 밤새 술주정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제가 어떤 마음을 내야 싸우지 않고 앞으로라도 잘 살 수 있을지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nbsp“요즘 같은 세상에 그런 남편이랑 뭐 하러 살아요. 그냥 ‘안녕히 계십시오’ 하고 끝내버리지요. 뭐가 그렇게 좋아요? 몇 년 살았어요?”nbsp“30년 가까이 살았습니다.”nbsp“그래도 더 살고 싶어요?”nbsp“그래도 제 부족한 점을 메워주는 면이 있습니다. 술 먹고 주정부리는 것 빼면 괜찮은 사람이에요”nbsp“그거 빼고 다른 게 다 괜찮은데, 지금 내가 잔소리한다고 그게 고쳐질까요?”nbsp“안 고쳐진다고 알고 있습니다.”nbspnbsp“말하는 것 보니 아직도 고쳐졌으면 하는 미련이 있는 것 같네요. 지금 딱 고쳤으면 좋겠죠?”nbsp“네. 예전보다는 많이 좋아졌는데 제 욕심에 이웃한테도 부끄럽고, 애들한테도 부끄럽습니다.”nbsp“제가 남편의 술 마시는 병을 고쳐주면 얼마까지 낼 자신이 있어요? 한 1억은 내겠어요?”nbsp“제가 경제 수준이 높지 않아서 그 액수를 지금 어떻게 말씀 드릴수가 없습니다.”nbspnbsp“별로 고치고 싶지 않다는 이야기에요. 제가 질문자한테 돈 뜯어서 뭐하겠어요. 어느 정도로 고치고 싶은지 확인해보려고 묻는 거예요. 1억이 아니라 3억이라도 내겠다 하면 정말 고치고 싶어하는구나 할 텐데, 질문자는 별로 고치고 싶지 않은 거니까 그냥 그렇게 사세요.”nbsp“이렇게는 못살겠습니다. 너무 힘듭니다.” nbspnbsp“그럼 천만 원은 내겠어요?”nbspnbsp“......”nbsp“보세요, 그냥 물어보는 건데도 대답을 못하잖아요. 고치고 싶다고 말만 하지 사실은 별 뜻이 없어요. 저라면 빚을 내서라도 일단 선불을 주고 해볼 텐데요. 돈이 문제가 아니에요. 1억이 아니라 10억을 줘도 못 고치는 병이에요. 애들이 몇 살이에요? 30년 살았으면 애들도 다 커서 20살 넘었겠네요.”nbsp“네.”nbsp“그럼 이제 됐어요. ‘여보, 안녕히 계세요. 혼자서 많이 드세요.’ 이러고 비켜주면 술 마시는 남자를 좋아하는 다른 여자가 데리고 갈 거예요. 남 줘버리세요.”nbsp“아니요. 놓으려니 아깝고 들자니 무겁습니다. 약간의 미련이 있습니다.” nbspnbspnbsp“그래서 확실히 정하라는 거예요. 남편을 고치지 못한다는 걸 확실히 받아 들여야 해요. ‘좀 더 살면 고쳐지겠지’ 하면 죽을 때까지 이렇게 마음고생 하고 살아요. 고치지는 못 해요. 못 고친다는 걸 전제로 하고 살지 말지 정하라는 말이에요. 지금 질문자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래도 살아야지 어떡하느냐’ 이렇게 정한 것 같네요.nbspnbsp고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이 남자하고 같이 산다면, 남편이 술을 마시든 말든 내가 안 괴롭게 살 수는 있어요. 이렇게 기도하세요.nbspnbsp‘부처님, 술은 우리 남편에게 보약입니다.’nbspnbsp보약은 매일매일 꼬박꼬박 챙겨먹어야 해요. 그런데 남편이 알아서 마시고 오면 따로 안 챙겨줘도 되니까 좋은 일이에요. 또 깜빡 잊고 안 마시고 오면 챙겨줘야 합니다. nbspnbspnbsp그러니 오늘부터는 언제든지 술을 챙겨 줄 준비를 집에 딱 해놓으세요. 안 마시고 오는 날은 반드시 술상을 차려주면서 ‘보약 챙겨 드세요’ 이렇게 하세요. 남편이 무슨 소리냐고 하면 ‘스님이 당신에게는 술이 보약이어서 안 마시면 빨리 죽는다니까 꼭 먹어야 해요.’ 이렇게 말씀하세요. 이 사람은 술을 마시고 주정을 해야 명이 길어져요.”nbsp“그런데 제가 너무 괴롭습니다. 그 소리를 다 들으려면...”nbsp“그 소리 안 듣기 위해 남편이 죽는 게 나아요? 그렇게 좀 주정하지만 그래도 남편이 살아있는 게 나아요?”nbsp“살아있는 게 낫지만 그 소리도 안 들었으면 좋겠습니다.”nbsp“그건 안 된다니까요. 결정을 해야 해요. 제가 고등학교 때 절에 들어와서 저희 어머니가 울면서 난리를 피우니까 저희 스승님이 이렇게 말했어요. ‘보살님 이 아이가 어떻게 될 줄 알아요?’ 어머니가 모른다 하니까 ‘저는 알아요. 그럼 아는 사람이 지도해야 돼요? 모르는 사람이 지도해야 돼요?’ 하고 다시 물었어요. ‘아는 사람이 지도해야죠.’ 그래서 저희 스승님이 지도권을 가진 거예요. 저희 어머니가 ‘이 아이가 어떻게 되는데요?’ 하고 물었어요. ‘밖에 나가면 단명하고 절에 들어오면 삽니다.’ 그래서 우리 어머니 생각에 중이 되더라도 아들이 안 죽고 사는 게 낫다 싶어서 딱 포기하고 ‘그럼 스님 아들 하세요’ 하고 가버렸어요. 이게 사랑이에요.nbspnbsp질문자는 어떻게 할래요? 술 먹고 주정 하더라도 남편이 그래도 사는 게 나아요? 술 안 먹고 빨리 죽는 게 나아요?”nbsp“사는 게 낫습니다.”nbspnbspnbsp“만약 남편이 갑자기 죽으면 틀림없이 울면서 이럴 거예요. ‘아이고, 이래 죽을 줄 알았으면 그렇게 좋아하는 거 실컷 마시게 놔둘 걸.’ 그런 후회를 안 하려면 남편이 마시고 싶어 할 때 실컷 마시게 해주세요. 그래야 죽고 나서도 내가 후회하지 않아요. 남편 잘 되라고 그러는 게 아니라 내가 잘 살려고 그러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렇게 기도하면 남편이 살아도 괴롭지가 않고, 남편이 죽어도 나는 후회가 안 돼요. 제가 질문자 잘 되라고 이야기해주지, 무엇 때문에 주정꾼 남편을 위해 이야기하겠어요?nbspnbsp그러니 ‘술은 우리 남편에게 보약입니다’ 이렇게 기도하세요. 이 말은 꼭 더 챙겨 드셔야 한다는 거예요. 자기가 알아서 챙겨먹고 오면 ‘내 고생 안 시키려고 알아서 마시고 와줘서 감사합니다’ 하고, 안 마시고 오면 ‘아이고, 나하고 같이 마시려고 안 마시고 왔네요’ 이러고 챙겨주세요. 하루도 빠지면 안 돼요.”nbsp“남편이 너무 좋아할 것 같습니다. 스님 고맙습니다.” nbspnbsp온갖 인상을 찌푸리던 질문자가 스님에게 기도문을 받고 환하게 웃자 청중들은 박장대소를 하면서 박수를 쳤습니다. 이어서 스님은 왜 이런 기도문을 하면 효과가 있는지 자세히 설명해 주었습니다.nbspnbsp“남편이 좋은 게 아니라 질문자한테 좋다니까요. 이렇게 마시면 남편 건강에 안 좋아요. 안 좋은데도 남편은 질문자를 위해서 이렇게 마셔주는 거예요. 이렇게 마셔야 남편이 명을 이어가요.nbspnbsp그리고 남편은 어릴 때 심리가 억압이 됐습니다. 엄마한테 야단을 맞았든, 선생님한테 야단을 맞았든 심리가 억압됐어요. 술만 안 마시면 착한 사람이에요. 말이 밖으로 안 나옵니다. 그런데 술만 마시면 옛날의 억압된 심리가 주정의 형태로 나와서 반복돼요. 그러니까 그걸 귀찮게 생각하지 말고 항상 들어줘야 해요. 듣기가 힘들면 귀에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으면서라도 항상 맞장구를 쳐주세요. ‘여보, 그랬어. 얼마나 힘들었어. 그랬구나. 아이고, 그랬구나.’ 이렇게 계속 맞장구를 쳐줘야 해요. ‘또 그 소리다. 몇 번째야?’ 이러면 안 돼요. 그러면 막 집어 던지고 깨부수면서 행패를 부립니다. 그러니 술이 취했을 때는 7살짜리 애를 다루듯 ‘여보, 그래. 그때 그랬구나’ 이렇게 등을 두들겨 주세요.nbspnbspnbsp그러면 억압되어 막혔던 심리가 조금씩 풀어져요. 그런데 그걸 되받아치면 미쳐서 난리를 피우고 술주정이 더 심해집니다. 계속 맞장구치고 받아주면 술을 마시더라도 주정이 잦아들고 명도 길어져요.nbspnbsp그런데 질문자가 기도를 하지 않으면 그걸 못 견디고 괴로워져요. 오늘 스님 말 듣고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막상 남편이 주정하는 꼬라지를 보면 또 속이 확 뒤집어집니다. ‘스님이 살지 말라고 할 때 그렇게 할 걸... 왜 같이 산다고 했을까?’ 싶을 거예요. 그러니 매일 108배 절하면서 뭐라고 기도하라고요?”nbsp“부처님, 남편에게 있어서 술은 보약입니다.” nbspnbsp질문자는 큰 목소리로 스님이 준 기도문을 또렷하게 말했습니다. 그러자 청중들도 큰 박수로 격려를 해주었고, 스님도 흔쾌히 마음을 낸 질문자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보였습니다.nbspnbsp남편이 어릴 때부터 억압된 심리로 인해 발생된 문제이니 반발하기보다는 다독이며 받아주라는 말씀에 질문자도 한결 가벼워졌고 그 원리를 이해하게 되면서 문제를 스스로 녹여낼 수 있었습니다.nbspnbsp이렇게 모든 질문에 대해 답변을 마치고 나니 어느덧 2시간 30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마칠 시간이 되자 스님은 오늘 강연을 마무리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nbspnbsp“농사꾼이 내일은 농약을 쳐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비가 와서 못 치게 되면 성질을 냅니다. ‘이 놈의 날씨가 약도 못 치게 한다.’ 그렇게 성질내면서 술 한 잔 마시고 누워 있다가 또 ‘비 오니까 내일은 고추모종이나 내야지’ 합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날이 쨍쨍해요. 그러면 또 날씨보고 성질을 부립니다.nbspnbspnbsp그런데 훌륭한 농사꾼은 아침에 일어나보고 비가 오면 고추모종 내고, 날이 맑으면 농약 치고, 이렇게 자기 준비가 늘 되어 있습니다. ‘비가 오려면 오고, 날이 맑으려면 맑아라.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나는 구애 안 받는다. 비가 오면 오는 대로, 맑으면 맑은 대로 하겠다.’ 이게 자유입니다.nbspnbsp술 마시는 남편 이야기도 그렇습니다. 다른 건 다 좋은데 술만 안 마시면 좋겠다고 하지만, 사람을 반으로 가르지 않는 이상 뭐는 빼고 뭐만 가질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같이 살려면 술 마시는 걸 받아들여야 해요. 술 주정한다고 화를 내면 반발해서 더 행패를 피우지만, 등 두들겨 주면서 맞춰주면 행패를 안 피워요. ‘이 웬수가 또 술 처먹고 왔네’ 해서 싸우다가 한 대 맞고 억울해서 밤새도록 ‘살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괴로워하는 것보다는 ‘아이고, 한 잔 했네요. 오늘은 좀 덜 드셨네. 한 잔 더 하세요’ 이렇게 달래서 재워놓고 나도 편안하게 자는 게 나아요.nbspnbspnbsp주어진 조건을 내가 어떻게 유리하게 만들어 내느냐는 내 문제에요. 같이 살고 안 살고는 여러분들이 결정하면 되는데, 이왕 살려면 안 괴롭게 사는 게 현명하다는 거예요. 같이 살려면 간섭하지 말고, 그렇게 살고 싶지 않으면 ‘안녕히 계십시오’ 하고 끝내고 혼자 사세요. 세상을 다 자기 욕심대로 할 수는 없어요.nbspnbsp이렇게 자기에게 주어진 삶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서 자유롭고 행복하게 가꾸어 나가되 그런 자유와 행복 속에서 다시 주위 환경을 바꿔나가야 해요. 부당한 게 있다면 개선해 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개선하는 과정에서 화를 내고 애를 쓰면 우선 내가 괴롭고, 또 오래 하지 못해요. 지쳐버리거든요. 싱글싱글 웃으면서 하면 오래 할 수 있어요. 개선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개선해도 되지만 즐겁게 하라는 겁니다.nbspnbspnbsp남편 등을 두들겨 주면서 받아줬더니 남편이 술을 먹다가 빨리 죽어버릴 수도 있어요. 그러면 시집을 한 번 더 갈 수 있잖아요. 자기가 먹고 죽었지 내가 죽인 것도 아니잖아요. 이렇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세요. 남편이 없으면 없는 대로 나는 또 내 길이 있어야지요. 그런데 우리는 남편이 죽으면 후회하고, 같이 살면 또 못 살겠다고 아우성쳐요. 남편이 살면 살아서 좋은 일이고, 죽으면 술 마시고 행패 부리던 양반이 없어졌으니 또 좋은 일이에요. 이렇게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삶을 살아야 내가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이걸 해탈이라고 해요. 여러분들 모두 해탈하셔야 합니다. 아시겠죠?”nbsp“네” nbspnbsp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삶을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에 청중들도 크게 웃으며 박수를 쳤습니다. 스님의 말씀을 듣고 있노라면 정말로 살아있는 사람은 누구나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것 같습니다. 어떤 질문을 해도 스님은 그 상황 속에도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을 늘 일러주시기 때문입니다.nbspnbsp강연이 끝난 후 스님은 무대에서 내려와 질문한 분들에게 따뜻한 악수를 건네며 격려를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힘내라는 말도 잊지 않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스님과의 소중한 추억을 가슴에 품으며 행복한 모습으로 돌아갔습니다.nbspnbspnbsp아쉽게도 이곳 전북도청의 운영 규정 상 책 판매를 하지 못해 책 사인회는 열리지 못했습니다. 몇몇 분들은 집에서 가져 온 스님의 책을 들고 서 있다가 아쉬움을 뒤로 하고 발걸음을 돌렸습니다.nbspnbsp누구보다 밝은 표정으로 강연장을 나가는 여자분께 강연을 듣고 난 소감을 물어보았습니다. “그동안 인터넷 상으로만 법문을 접하다가 오늘 직접 강연장에 와서 스님의 법문을 들으니 감동이 배가 된다”며 벅차오른 마음을 전해주었습니다. 열등감이 고민이라던 네 번째 질문자는 “질문을 하고 나니 한결 삶이 가벼워지고 행복해진 것 같아요. 바뀔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라며 환한 미소를 보여주었습니다. 또 어떤 분은 병원에서 입원 중임에도 환자복에 외투만 걸치고 목발을 짚은 채 강연에 끝까지 함께해 훈훈한 감동을 주기도 했습니다.nbspnbsp청중들이 모두 강연장을 빠져 나간 뒤 무대 위에서는 오늘 강연을 준비한 봉사자들이 작은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오늘이 정토회 광주전라 지부에서 준비한 올해 마지막 강연이여서 이것을 기념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nbspnbspnbsp봉사자들은 전주 정토법당 불교대학 재학생들이 직접 만든 떡 케이크에 촛불을 켜고 ‘스승의 은혜’ 노래를 합창한 후 스님에게 감사한 마음을 담아 꽃다발을 전했습니다.nbspnbspnbsp그리고 봉사자들이 스님께 하고 싶은 말을 적어서 롤링페이퍼를 만들어 선물했습니다. 모두들 스님의 법문을 듣고 행복해진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며 감사의 마음을 가득 적어 주었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각 지역 별로 손을 들어보라며, 군산은 법당 마련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익산은 얼마 전에 법당이 생겼는데 잘 운영되고 있는지, 정읍 정토법당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하나 하나 살펴주었습니다. 스님의 애정과 세심한 배려에 감동이 배가 되었습니다.nbsp스님은 그동안 광주전라 지역에서 강연을 준비하느라 수고가 많았던 봉사자들을 격려해 주면서 이 좋은 법을 주변에 더 널리 알리고 우리 사회를 더 나은 사회로 만다는데 작은 기여라도 함께 해나가자고 당부했습니다.nbspnbsp“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지역에도 좋은 가르침이 전파되어서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들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줍시다. 첫째는 내가 먼저 좋아져야 합니다. 남이 어떻게 되든 우선 내가 먼저 수행을 해야 합니다. 둘째, 이 좋은 것을 나만 간직하는 것이 아니라 이웃과 함께 나눠가져야 합니다.nbspnbspnbsp이것이 기본이고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면 종교를 떠나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들을 푸는데 작은 기여라도 해야 합니다. 남북의 평화와 통일, 경제민주화, 지방분권, 청년들의 실업문제 등 이런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하는, 즉 시민의식이 있는 시민이 되어야 합니다. 맹한 불교 신자가 되지 말고 의식 있는 불교 신자가 되어야 합니다. nbspnbsp더 나아가 그 의식이 글로벌해져야 합니다. 세계 시민으로서도 부족함이 없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지 ‘불교 밖에 모른다’ 이런 소리를 듣는 사람이 되면 안 됩니다. ‘역시 불교인들은 사물을 보는 눈이 다르구나’ 이런 소리를 듣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첫째는 내가 행복해야 되고, 둘째는 이런 인식의 폭이 넓어져야 합니다. 그래서 정토회는 한편으로는 괴로움에서 벗어나도록 해주는 행복의 장이 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대한민국이 좀 더 선진화되고 시민의식이 높아지도록 하는 교육의 장이 되기도 해야 합니다. 질문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생각이 너무 좁잖아요. 생각을 좀 넓혀서 다른 나라 사람들도 좀 이해하고, 북한에서 온 사람들도 좀 포용하고, 조선족들과도 함께 가야 되는데 너무 자기 종교, 자기 가족 밖에 모르는 것 같아요.nbspnbsp우리 나라는 바깥으로는 굉장히 발달한 것처럼 보이는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기주의와 결합이 되어 있어서 재벌들의 행태를 보면 부의 분배 문제도 가족적으로 풀어 나가고, 심지어 교회까지도 사유화 해서 가족적으로 승계를 해나가기도 합니다. 이런 모습들은 대한민국의 높아진 위상에 맞지 않는 낡은 사고방식들입니다.nbspnbspnbsp그래서 정토회는 우리가 하는 일도 좋은 일이어야 하지만 이 일을 하는 방식도 가능한 민주적이고, 가능한 뜻을 맞춰서 화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부족하지만 이렇게 자꾸 연습해 나가시기 바랍니다.”nbspnbsp환한 웃음으로 당부의 말을 해주는 스님에게 봉사자들도 모두 큰 박수와 환호로 그 실천을 다짐했습니다.nbspnbsp그리고 다함께 스님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광주전라 지역에도 수행하고 봉사하는 정토회와 같은 모임들이 점점 많이 생겨나길 간절히 기원해 봅니다.nbspnbspnbsp끝으로 봉사자들은 전주 시민들과 정토회 회원, 봉사자들 모두가 행복하고 하나되는 계기를 만들어준 스님에게 머리 숙여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nbspnbsp전북도청을 빠져나온 스님은 곧바로 서울로 향했습니다. 하루 종일 강연을 하느라 피곤했는지 차 안에서는 의자를 눕히고 잠깐이라도 휴식을 취했습니다. 밤 12시가 넘어서 서울 정토회관에 도착한 스님은 업무를 더 보다가 잠자리에 들었습니다.nbspnbsp내일은 아침 7시에 평화재단에서 조찬 모임을 가진 후 문경 정토수련원으로 이동해 정토회 전국 대의원 회의에 참석한 대의원들을 위해 입재 법문을 해줄 예정입니다.nbsp nbsp※nbsp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52개 도시를 순회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강연 일정을 확인한 후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강연장으로 오세요.nbspnbspnbsp강연은 선착순 무료 입장이며, 질문을 하고 싶은 분들은 강연장에 직접 오셔서 사전 신청을 하셔야 합니다.nbsp
2015.11.20 (오전) 공주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스님은 새벽에 정토회 공동체 대중들과 함께한 발우공양을 마친 후 오전에는 공주교대에서 공주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했습니다.nbspnbsp오전 8시 30분에 서울을 출발해 강연이 열리는 공주에는 10시 무렵에 도착했습니다. 연일 비가 오더니 오늘은 안개가 공주의 산하를 포근히 감싸고 있습니다.nbspnbsp▲ 공주교대 청목관nbsp이른 아침부터 즉문즉설 강연이 열리는 공주교대 청목관에는 스님의 법문을 듣고자 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공주시엔 아직 정토법당이 없어서 대전 정토법당과 세종 정토법당에서 봉사자 40여 명이 출장을 다니듯 강연 준비를 했다고 합니다. 봉사자들은 아침 8시부터 모여 방긋 웃으며 인사를 나누고 각자 맡은 소임에 충실했습니다.nbspnbsp▲ 반갑게 손님들을 맞이하는 봉사자들nbsp멀리 논산에서 버스를 타고 왔다는 50대 아주머니는 정토회 홈페이지에 연재되고 있는 ‘스님의 하루’를 매일 보고 있는 ‘왕팬’이라며 소녀처럼 웃으며 자리에 앉기도 했습니다.nbspnbsp10시 30분이 되자 준비된 300석이 거의 다 채워지고 스님의 소개 영상과 함께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대중들은 열렬한 박수로 스님을 반겼습니다.nbspnbspnbsp스님이 열렬한 환호를 보고선 “충청도 사람들은 반응이 별로 없는 편인데 오늘 오신 분들은 다른 동네 사람들인가 보죠?” 라며 농담을 던지자 청중들도 웃음을 터뜨렸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즉문즉설의 취지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 후 부드럽고 포근한 음성으로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면 주면서 야단법석을 열어주었습니다.nbspnbsp오늘은 총 6명이 질문을 했습니다. 첫 번째 질문자는 8살 된 딸아이한테 화내고 후회하는 일이 반복되는 것으로부터 벗어날 방법에 대해 물었고, 두 번째 질문자는 남편이 거짓말을 많이 하고 주식에 빠져있어 이혼하려 했지만 사랑해서 참고 살았는데 시어머니가 이혼하라고 보채고 돈 쓰는 것까지 일일이 간섭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 막막하다고 하소연을 했고, 세 번째 질문자는 공주대학교 생명공학과 학생으로, 동물의 생태를 연구하다보니 부득이하게 살생을 하게 된다며 생명이 귀하게 취급받거나 덜 귀하게 취급받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물었습니다.nbspnbspnbsp네 번째로 질문한 고2 아들을 둔 엄마는 아들이 게임만 하고 부모를 싫어해 힘든 일이 있어도 말을 안 한다고 답답함을 토로했고, 다섯 번째 질문자는 스무살 된 트랜스젠더 딸이 사회에서 힘들어하고 외롭다고 할 때 엄마로서 어떻게 해줘야 좋을지 알려달라고 물었고, 여섯 번째 질문자는 초등학교에서 청소년 상담자로 일하다보니 화나고 짜증나는 일이 많아 자신이 상담자로서 부족한 것 같다며 조언을 구했습니다.nbspnbsp오늘은 그 중에서 두 번째 질문자가 물었던 남편과의 이혼 문제와 시어머니와의 갈등에 대한 내용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질문자는 자신이 써온 글을 읽다가 끝내 서러움에 북받쳐 흐느껴 울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스님의 명쾌한 대답에 마침내 웃음을 띠었습니다.nbspnbspnbsp“저는 38살이고 남편은 37살입니다. 작년에 결혼했습니다. 결혼하자마자 남편이 거짓말을 너무 많이 해서 6개월간 많이 싸웠고, 주식에 큰 돈을 투자했다가 잃어서 이혼까지 생각했었어요. 그러나 부부상담도 받고 스님을 만나면서 많이 노력해서 참게 됐습니다. 그런데 최근 시부모님 때문에 다시 사이가 많이 안 좋아졌어요. 시어머니께서는 결혼하기 전부터 ‘네가 나이가 많으니 결혼해서 아이를 못 낳으면 밖에서 낳아오겠다’고 하셨어요. 나중에 사과는 하셨지만, 여전히 아들이 아깝다고 하시고요. 저희 집 돈 들어오고 나가는 사정을 일일이 물어보고, 한번은 남편 앞에서 제 뺨을 때리신 적도 있는데 지금도 왜 맞았는지 모르겠어요. nbspnbsp그리고 남편이 거짓말을 계속해서 사이가 안 좋은 가운데 또 거짓말을 하고 서울에 주식 강연을 들으러 갔어요. 제가 화가 너무 나서 광주의 친정으로 가버렸다가 밤에 전화를 해서, 술을 마시던 남편에게 택시를 타고 내려오라고 했어요. 차가 없어서 대전까지 택시를 타고 왔다가 다시 운전해서 광주까지 오긴 했습니다. 그런데 시부모님이 남편과 이야기하다가 그 일을 아시고는 이혼하라고 하셨대요. 술 마신 사람을 운전하게 만들어서 귀한 자식 죽인다고요.nbsp이렇게 남편과 시부모님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다 보니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방향을 잃어버린 것 같습니다. 아이를 낳아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왠지 업보 때문에 시누이가 장애를 갖게 된 것 같고, 저도 같은 이유로 아이를 낳으면 이상이 있을까 봐 걱정됩니다. 이혼을 굉장히 고민했지만, 지금은 남편과 이혼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시댁 문제와 아이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할지, 제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nbsp“질문자가 이혼 안 하려고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 사람과 결혼하려고 했던 이유가 뭔지 잘 모르겠어요. 왜 문제가 있다고 하면서도 결혼을 결정했어요?”nbsp“제 나이도 있었고, 남편을 정말 좋아하고 사랑해서 결혼했어요. 그런데 남편이 많이 속을 썩였고요. 제가 이야기도 하고, 부부 상담을 받으면서 상담사분의 설명을 들으면서 남편이 모르던 걸 많이 깨달았어요. 또 남편이 법륜 스님을 만나면서 이제는 세상 이치 같은 것도 많이 생각하더라고요.”nbspnbsp“질문자의 이야기를 죽 들어보니 한 여성으로서의 고뇌는 이해가 되지만, 솔직히 말하면 질문자는 결혼생활을 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질문자는 남하고 같이 살 성질이 못 돼요. 제3자로서 단순히 질문자 이야기만 들어도 ‘아이고, 그 성질 가지고 다른 사람과 같이 살기 어렵겠다’ 싶은 걸요. 그래서 왜 결혼했는지도 잘 모르겠고, 그렇게 괴롭다고 이야기하면서도 왜 이혼은 안 하려는지도 잘 모르겠어요.nbspnbspnbsp사랑하기 때문에 결혼했다고 말하지만 그게 무슨 사랑이에요? 사랑해서 결혼했다면 그 사람이 어떻게 해도 보살펴야죠. 이럴 것이라 생각하고 결혼했는데 저리 되어서 용납 못 하겠다는 건 장사이지 사랑이 아니에요. 질문자는 사랑이라고 주장하지만 질문자가 하는 말에서는 남편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는 말이 한 마디도 없어요. 그냥 질문자의 일방적인 관점에서 본 이야기만 있죠.nbsp질문자의 그런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그렇게 해서는 결혼생활은 좀 어렵습니다. 그러니 애초에 결혼을 안 했어야 해요. 나이만 들었지 결혼할 준비가 안 되었어요. 나이 들었다는 게 무슨 결혼조건이에요? 같이 살 준비가 돼야 결혼을 하지, 내가 나이 들었다고 무턱대고 결혼해서 이렇게 결혼생활을 제대로 못해내면 상대는 얼마나 힘들겠어요?nbspnbsp질문자가 자기 성격으로는 결혼생활을 하기 어렵다고 깨달았으면 이혼하면 되는데 또 이혼은 왜 안 하겠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남편이 거짓말도 하고 이러쿵저러쿵 문제가 많다면서요. 그런데 서울에서 술 마시는 사람더러 거짓말했다고 당장 택시 타고 내려오라는 건 무리예요. 내려오겠다 해도 ‘오늘은 이왕 갔으니까 일단 거기서 자고 내일 아침에 내려와라. 내일 만나서 따질 걸 따지자’ 이렇게 해야지, 밤에 다짜고짜 내려오라고 하면 어떡해요?”nbspnbsp“처음에는 그렇게 이야기했어요. 그런데 남편이 처음에는 ‘안 갔다’고 하다가 ‘대전에 와 있고 서울은 안 갔다’고 하더니, 그 다음에는 또 ‘서울이긴 한데 강연은 안 가고 친구를 만나서 술을 마시고 있다’고 말을 바꿨어요. 그 전에 워낙 남편이 거짓말을 많이 했기에 ’친구를 바꿔달라‘고 했더니 친구가 아니라 강연을 같이 간 사람들이래요. 계속 거짓말을 해서 화가 터져버린 거예요.”nbsp“시어머니가 들었을 때는 중간의 이유가 필요 없어요. 어쨌든 결과만 보면 술 마신 자기 아들을 12시에 불러 내려서 운전하게 만들었다는 거잖아요. 이유 불문하고 그건 올바른 자세가 아니에요. 화가 나서 제 정신을 잃었다는 겁니다. ‘너 바른 말 안 했지?’ 이렇게 내가 확인하는 데만 몰두하느라 상대가 어떤 위험에 처할 수 있는지는 생각 안 했잖아요.nbsp그렇게 거짓말 한 거 확인해서 뭐 할래요? 자기 나름대로 뭔가 아내에게 말 못한 이유가 있을 텐데 그걸 굳이 밝힌다고 내 속이 시원해지지도 않아요. 갔는지 안 갔는지는 또 전화로 어떻게 확인해요? 전화로 확인하겠다는 것 자체가 어리석어요. 성질나서 제 정신이 아니니까 그러는 거예요. 어디냐고 물어봐야 거짓말한다는 걸 질문자가 미리 알았잖아요. 알았으면 ‘내일 아침에 만나서 이야기하자’ 하고 만나서 하나하나 따져보면 되잖아요. 그렇게 몇 번 해봐도 그대로면 거짓말하는 걸 덮어주고 살든지, 이렇게는 못 살겠다고 하고 헤어지면 돼요.nbspnbsp이 거짓말이라는 게 아주 나쁜 의미의 거짓말도 있지만 자꾸 둘러대다 보면 거짓말이 되는 경우가 있어요. 이야기하면 아내가 성질낼 것 같아서 둘러댔는데 또 뭐라고 해서 또 둘러대다 보면 거짓말이 커집니다. 남을 때리거나 도둑질하는 건 나쁜 짓이라고 할 수 있는데 거짓말은 때로는 나쁜 짓이라고 보기 어려울 때가 있어요. 그냥 자기들은 자기들대로 그런 시간이 필요한 거예요. 사람이란 말 못할 사정도 있는데 그런 걸 거짓말쟁이라면서 매번 꼬치꼬치 묻고 의심하면 같이 못 살아요. 그 사람이 거짓말했을 수도 있고 안 했을 수도 있는데, 내가 이렇게 의심병이 걸리면 상대가 못 살아요. 남편이 어떤 사람이냐를 떠나서 질문자가 남하고 같이 살 수준이 안 된단 말이에요. 그러니 시어머니가 보기에는 ‘내 귀한 아들에게 저게 미쳤나’ 싶죠. 질문자 입장에서는 아니지만 시어머니 입장에서는 그렇다는 말입니다.nbspnbsp친정어머니가 딸 집에 갔는데 딸은 침대에서 자고 사위가 밥해서 아이들 챙겨 먹이고 학교 보내면 아주 좋아 보이겠죠. 그런데 시어머니가 왔는데 며느리는 자고 있고 아들이 밥하고 손자 챙겨서 학교 보내는 걸 보면 난리 납니다. 딸이 친정에 와서 남자 동창들에게 전화해서 안부도 묻고 만나자고 하면 괜찮지만, 며느리가 시댁에 왔는데 남자 동창들에게 전화해서 보자고 하면 야단들이에요. 이렇게 입장이 서로 달라요. 그래서 제가 시어머니에게는 ‘며느리를 딸처럼 보면 별 것 아닙니다’ 라고 하고, 며느리에게는 ‘아들 빼앗긴 시어머니가 성인이 아닌 이상은 그럴 수밖에 없다는 걸 이해하세요’ 라고 하는 겁니다.nbspnbsp질문자가 결혼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성질난다고 시댁에 안 가버리니까 그 부모 입장에서는 기껏 아들 키워서 결혼시켜놓은 보람이 없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리고 젊은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시어머니 입장에서는 아이를 못 낳으면 다른 데서 낳아 데려오기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어요. 부모의 심정이 그렇습니다. 결혼한 아들에게 아이가 없으면 다른 여자라도 하나 구해서 낳아야겠다고 어른들은 생각할 수도 있어요. 부모는 그런 생각이 드니까 그렇게 이야기하는 거예요.nbspnbspnbsp부모 이야기가 다 옳은 건 아니에요. 그러나 부모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볼 수 있다는 점은 받아들여야 합니다. ‘알았습니다, 네, 네’ 대답해주고 안 하면 되잖아요. 결정은 남편과 질문자가 하는 것이지 부모가 하는 게 아니에요. 질문자가 보기에 남편이 부모 말을 듣고 밖에서 애를 낳아 데려올 수준이라면 ‘안녕히 계십시오’ 하고 끝을 내면 되고, 입양하느니 그렇게라도 하는 게 낫겠다 싶으면 질문자도 동의해서 그렇게 하면 됩니다. 그게 시어머니를 나무랄 일은 아닙니다.nbspnbsp사람은 혼자 사는 존재가 아니에요. 회사에 가면 사장이 있고 상사가 있고 동료가 있듯이, 남편과 살려면 그 남자의 어머니가 있고, 그 남자의 아버지가 있고, 그 남자의 동생이 있어요. 그런데 제가 보기에 질문자는 이 인간관계를 받아들이고 형성할 기본자세가 안 되어 있습니다. 이야기를 죽 들어보면 그저 자기 생각밖에 안 하니까 결혼생활을 하기 어려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그렇게 해서는 결혼생활이 어렵습니다. 좀 직설적으로 말하면 이 남자하고만 안 되는 게 아니라 어떤 남자하고도 못 살아요.nbspnbsp이 남자하고 살려면 이 남자하고만은 안 살아집니다. 이 남자에게는 어머니가 있잖아요. 또 남편 입장에서 보면 질문자는 만난 지 얼마 안 되지만, 어머니는 어릴 때부터 키워줬으니까 거기에 또 심리적으로 묶여서 어머니의 비위를 맞추려고 해요. ‘이 남자’라고 하는 건 이 남자의 어머니, 이 남자의 아버지, 이 남자의 동생, 이 남자의 친구 등을 다 포함해서 이 남자이지, 이 남자만 낙동강 오리알처럼 떨어져 있는 게 아니에요.nbspnbsp내가 남편이 좋다면 그 남편을 좋게 만들어준 사람이 시어머니예요. 내가 봐도 괜찮은 남자인데 시어머니 눈에는 자기 아들이 얼마나 좋아 보이겠어요? 내가 ‘내 남자다’ 하는 게 강하겠어요? 그 시어머니가 ‘내 아들이다’ 하는 게 강하겠어요? 시어머니가 원래 주인이에요. nbspnbspnbsp원래 주인의 것을 임대했으니까 사용은 내가 하더라도 주인 대우는 좀 해줘야죠. 많이 힘들면 못 가서 죄송하다고 전화라도 한 통 하고요. 무조건 가서 참으라는 게 아니에요. 참으면 스트레스를 받으니까 언제 터져도 터져요. 그러면 자기도 괴롭잖아요. 그러니 안 살려면 몰라도 같이 살려면 참는 게 아니라 원래 주인한테 예의를 좀 갖춰주세요.nbspnbsp같이 살려면 첫째, 이 남자를 고쳐서 사는 건 불가능합니다. 안 고쳐져요. 자기 성질도 못 고치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을 고치겠어요. 또 남편이 엉겁결에 이리저리 거짓말을 하면 아내가 볼 때는 거짓말쟁이지만 사회에서는 융통성 있는 사람이라고 해요. 술집에 있으면서 카페에 있다고 해도 되는데 꼬박꼬박 술집에 있다고 해서 분란을 일으키는 사람이 있어요. 그런 건 정직하다고 하지 않고 고지식하다고 그래요. 거기에 비해 이 사람은 융통성이 있는 거예요. nbspnbspnbsp융통성이 있으면 사회생활은 잘 해요. 그러니까 그걸 일일이 간섭하지 마세요. 나이가 마흔 다 되어 가는 사람을 고치기는 불가능해요. 그러니 있는 그대로 몇 년 살아봐서 ‘이대로도 살 만하다. 혼자 사는 것보다는 같이 사는 게 낫겠다’ 이렇게 생각하면 같이 살고, ‘안 되겠다’ 하면 그만두세요.nbspnbsp두 번째, 이 사람이 괜찮아 보여서 선택할 때는 이 사람 옆에 붙어 있는 다른 사람들을 다 받아들여야 해요. 누군가를 좋아할 때 얼굴은 좋은데 두 팔은 싫다고 해서 떼버릴 수 없잖아요. 귀한 아들을 빼앗긴 시어머니의 분한 심정도 이해해서 뭐라 뭐라 성질을 내면 ‘죄송합니다’ 해주세요. 남편이 괜찮은 사람이라면 그건 시어머니가 만들어준 공덕이니까 ‘감사합니다’ 하고요.nbspnbsp시어머니에게는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두 가지 용어를 써야 해요. 남의 아들을 빼앗아갔으니 죄송하고, 잘 키워준 시어머니도 덕을 좀 봐야 할 텐데 내가 덕을 다 보니 감사하다는 마음으로 임해야 합니다. 그러면 그 시어머니하고 아무 문제가 없어요. 질문자는 그런 기본적인 감사함도 없고 죄송한 마음도 없기 때문에 미움을 사는 거예요. 안 그러면 이 남자는 물론 다른 남자와 살아도 계속 같은 일이 반복돼요. 오히려 더 독한 사람한테 걸려서 고생해요. nbspnbsp그런데 본인은 지금 같이 살겠다는 생각이 좀 더 강하잖아요. 같이 살려면 의심하면서 평생 사는 것보다 믿고 놔두는 게 나아요. 저는 ‘살아라, 살지 마라’ 하는 말은 안 합니다. 저도 혼자 사는데 왜 남더러 살라고 하겠어요? nbspnbsp이런 이야기 들을 때 제가 슬픈 표정 안 짓고 빙긋이 웃잖아요. 두 남녀가 같이 사는 것만도 얄미운데 잘 살면 제가 그걸 어떻게 봐주겠어요? 못 살고 괴로워해서 매일 이렇게 상담을 해줘야죠. 그래야 제가 혼자 살면서도 자신감을 갖죠. 하하. 상담하는 사람에게 끌려 들어가면 제가 상담을 못 해요. 감정 동화를 전혀 안 일으켜야 이렇게 바른 소리를 하죠.nbspnbspnbsp남편이나 시어머니를 위해서 그렇게 하라는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얼굴도 못 본 시어머니 편을 들 이유가 없잖아요. 편을 들려면 제 앞에서 우는 질문자 편을 들죠. 안 살려면 몰라도 같이 살려면 의심하고 살지 말라는 거예요. 그러면 내가 손해이고 내 인생이 피곤해요. 그렇다고 고쳐서 살겠다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러면 죽을 때까지 그거 고치느라 매달리면서 살아야 해요. 그러니 지금 상태를 딱 보고 점수를 매겨서 ‘이대로도 괜찮겠다’ 하면 그냥 놔두세요. 어차피 외국에 이민가거나 하지 않는 이상 한 나라 안에서 결혼해 살면서 자식이 어머니를 안 보고 살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잖아요. 시댁에 안 가면 나야 편할지 몰라도 남편은 부모와 이별해서 사는 게 되니 괴로움이에요. 남편이 괴로우면 내가 행복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어차피 시어머니를 대면해야 한다면 그렇게 안 보려고 애를 쓰다가 억지로 보는 것보다는 ‘좋은 아들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들 빼앗겨서 섭섭하시죠? 미안합니다’ 이런 마음으로 대해주면 됩니다.nbspnbsp키우기는 시어머니가 열심히 키웠지만 현재는 남편을 내가 차지하고 있으니 시어머니 앞에서 쪼그라들 이유가 없어요. 그러니 빼앗아가려고 온갖 소리를 해도 느긋해야죠. 일본이 뭐라 그래도 독도는 이미 우리가 차지하고 있는데 신경 쓸 게 뭐 있어요. 자기들이야 무슨 난리를 피워도 나는 빙긋이 웃으면서 그저 ‘아이고,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이러고 느긋하게 있으면 돼요. 거기에 휘둘려서 화내고 기 죽으면 나만 손해죠. 안 살겠다면 몰라도 남편과 같이 살려면 그렇게 살라는 이야기입니다. 안 사는 거야 질문자가 결정할 일이지 제가 간섭할 일이 아니에요. 저야 남 결혼시켜 줄 일도 없고 이혼시켜 줄 일도 없으니까요.” nbsp“감사합니다.” nbspnbsp처음에는 울먹이던 질문자가 점점 웃기도 하고 밝아지는 모습을 보여주자 강연장 분위기가 훈훈해 지면서 청중들도 흐뭇한 웃음을 머금었습니다. 마지막에 질문자가 스님에게 감사 인사를 하자 큰 박수로 격려의 마음을 전해주었습니다.nbspnbspnbsp이렇게 모든 질문에 대한 답변을 마치고 나니 2시간 30분이 훌쩍 지나 있었습니다.nbspnbsp스님은 끝으로 상담사로서의 능력이 부족한 것 같다며 자책하는 마지막 질문자의 물음에 답변해 주면서 우리 모두는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강연을 마쳤습니다.nbspnbspnbsp“우리가 인생을 살다보면 부족한 게 많아요. 잘못한 것도 많고 모르는 것도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부족할 수밖에 없는 존재이고, 다 알 수도 없는 존재이고, 틀릴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모르면 ‘모르겠습니다’ 하고 물어서 알면 되고, 틀리면 ‘아이고, 틀렸네요’ 하고 고치면 되고, 잘못했으면 ‘죄송합니다’ 하고 뉘우치면 돼요. 안 틀리려고 자꾸 애를 쓰니까 사는 게 힘들고 긴장됩니다. 틀려놓고 ‘나만 틀리냐? 너는 안 틀리냐?’ 이래도 안 돼요. 그러면 뻔뻔한 사람이 됩니다.nbspnbsp그래서 솔직하게 살아가면 지금보다 훨씬 더 삶이 자유로워지고 행복해집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다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그 권리를 행사하셔야 해요. 알았죠? 감사합니다.”nbspnbsp행복할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는 말씀에 청중들은 “네” 라고 큰 목소리로 대답하며 함박웃음을 띄었습니다. 그리고 열정적으로 강연을 해 준 스님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냈습니다.nbspnbspnbsp강연이 끝나고 집으로 향하는 시민들에게 소감을 물어보았습니다. 60대 초반의 아주머니는 “나는 앉아서 잘 들었는데, 2시간 반 내내 서 계신 스님께 죄송했어요.”라며 “스님 말씀은 언제 들어도 속 시원하고 재밌어요. 곰곰히 생각해볼수록 진리입니다.”라고 밝은 표정으로 소감을 전해줬습니다. 두 번째 질문을 했던 여자 분은 울어서 눈이 빨개진 채로 “그래도 질문하기 전보다 많이 후련해지고 가벼워졌어요.”라며 방긋 웃었습니다.nbspnbsp돌아가는 분들의 얼굴에 행복한 에너지가 넘치는 것을 보니 그동안 대전 정토법당과 세종 정토법당 봉사자들의 노고가 값지게 느껴졌습니다. “일만 하면 노예다. 일과 수행을 같이 해야 즐겁다.”는 스님 말씀이 다시 깨달아지는 순간이었습니다.nbspnbsp강연이 끝나고 스님은 곧장 책 사인회를 해주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눈을 맞추며 웃어주는 스님에게 대중들도 기쁜 표정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특히 머리가 하얀 할머니 두 분이 스님에게 감사 인사를 하면서 책을 내밀자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다워요” 라고 하면서 늘 행복하시라고 따뜻한 말도 해주기도 했습니다.nbspnbsp▲ 책 사인회nbsp사인회가 마친 뒤에는 이번 강연을 위해 고생한 봉사자들과 단체 사진 촬영을 했습니다. 모두들 얼굴에 행복과 보람이 가득차 보였습니다.nbspnbspnbsp이어서 봉사자들과 간담회 시간을 가졌습니다.nbspnbsp▲ 봉사자들과의 간담회nbsp간담회에는 공주 지역에서 정토법당을 만들고자 하는 봉사자 세 명도 함께 자리했는데 스님은 공주와 부여는 백제 불교가 왕성했던 지역이니 백제 불교를 부흥시킬려면 포교를 꼭 해야 한다고 하면서 힘을 복돋워 주었습니다.nbspnbspnbsp“옛날 백제 시대를 생각해 보면 사실 공주와 부여에도 정토법당이 하나 있어야 합니다. 백제는 불교 문화가 찬란히 꽃피웠던 곳이거든요. 경주에 있는 황룡사 9층탑이니 불국사 석가탑이니 하는 것도 다 백제 사람들이 지은 겁니다. 신라 사람들은 초기에 불교를 탄압했어요. 불교를 150년 동안 금지했거든요. 그런데 가야가 불교 국가이다보니 통합을 하면서 불교를 허용한 겁니다. 그래서 불교를 공인하고 나서도 초기에는 절을 어떻게 지어야 할지 몰라서 백제의 장인들이 데려와서 지었던 겁니다. 그래서 백제의 찬란한 불교 문화를 다시 일으킬려면 공주와 부여에 포교를 해야 해요.nbsp오늘 강연에서도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다들 좋아하잖아요. 그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불법을 만나서 행복해지도록 인연을 맺어주면 좋죠. 우선은 내가 불법을 만나서 행복해져야 하고, 거기에 머물면 안 되고 이웃에 있는 사람들도 이 불법을 만나서 행복해질 수 있도록 인연을 맺어줘야 합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지금 팀장도 맡고 담당자도 되고 하는 거잖아요. 경전반 다니면서 자기 공부도 하기 바쁜데 담당까지 맡아서 한다고 다들 수고가 많으신 것을 저도 잘 알고 있어요.”nbspnbsp스님의 따뜻한 격려에 모두들 크게 감동을 하며 기뻐했습니다. 특히 대전 정토법당에서 봄경전반을 다니는 학생들은 손수 준비한 꽃다발을 스님에게 전달했습니다.nbspnbspnbsp그리고 스님은 공주에도 정토법당이 생겨나길 기원하며 공주 지역의 봉사자들과 기념 사진을 찍어 주었습니다.nbsp▲ 공주에도 정토법당을 세워보겠다며 원을 세운 세 명의 봉사자들과 함께nbsp마지막으로 스님은 “조금 힘들지만 수행 정진 열심히 하세요” 라고 하면서 기를 “얏” 하고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스님의 기합에 봉사자들도 너무나 기뻐하는 모습이었습니다. nbspnbsp이렇게 공주 강연을 마치고 스님은 곧바로 전주로 향했습니다. 저녁 7시부터는 전북도청 대강당에서 전주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 됩니다...nbsp※nbsp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52개 도시를 순회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강연 일정을 확인한 후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강연장으로 오세요.nbspnbspnbsp강연은 선착순 무료 입장이며, 질문을 하고 싶은 분들은 강연장에 직접 오셔서 사전 신청을 하셔야 합니다.nbsp
2015.11.20 (새벽) 발우공양 “수행자로서 활동을 해야 합니다.”
nbsp안녕하세요. 오늘도 새벽 4시에 일어나 예불과 기도로 하루를 시작한 스님은 6시 30분에는 서울 공동체의 발우공양에 참석해 공양을 함께 드셨습니다.nbspnbsp▲ 발우공양nbsp공양을 드시고 나서는 대중 활동을 하느라 연일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는 공동체 대중들을 위해 몇가지 꼭 명심해야 할 것들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특별히 대중활동과 업무가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는 수행자로서 활동을 해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nbspnbsp“대중 활동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생활이 규칙적이지 못할 때가 많아요. 아침 예불이며 발우공양, 대중 운력, 포살도 빠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본인이 특별히 유의하지 않으면 활동은 열심히 해도 나중에 지쳐서 중간에 그만두기가 쉬워요.nbspnbspnbsp그래서 ‘정토회는 수행자로서 사회 활동을 한다’는 원칙을 누누이 강조합니다. 환경운동도 수행자로서 하고, 평화운동도 수행자로서 하고, 구호활동도 수행자로서 합니다. 그런데 사람이란 어떤 일이든 오래하면 습관이 붙어서 안주하게 됩니다. 그래서 자기가 수행자라는 본분을 잊어버리고 단순한 활동가가 돼요. 그렇게 되면 대중생활이 자꾸 불편해집니다. 기도하는 시간 때문에 일을 못하고, 운력 때문에 일을 못하고, 포살 때문에 일을 못한다는 생각이 자꾸 들거든요. 그래서 결국은 수행자로서는 탈락하게 됩니다. 밖에서 활동하는 사람은 불평불만이 있더라도 수행자는 그걸 수행으로 돌이켜서 더 재기발랄하게 살아야하는데, 오히려 대중생활이나 규칙이나 계율에 대해 내면적으로 자꾸 불편을 느끼고 불만을 갖게 되면 본분을 잊어버리게 됩니다. 이걸 자기가 안 챙기면 아무도 챙겨줄 사람이 없어요.nbspnbsp그러니까 꼭 명심해야 해요. 대중 활동을 하는 사람은 정토회의 꽃처럼 열심히 하지만 오래 남는 사람이 별로 없고 중간에 대부분 탈락하기 쉬워요. 활동을 어느 정도 포기하더라도 수행자의 본분을 우선으로 지켜야 하는데 활동에 빠져서 가다 보면 이렇게 됩니다. 그러니 대중 활동을 많이 하는 청년들은 특히 더 유의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젊은 나이에 자꾸 활동 쪽으로 끌려가게 되고, 일은 늘 많다 보니 불평을 하게 되고 지치게 됩니다. 늘 정진을 해서 수행자로서의 본분을 놓치지 말아야 해요. 저도 여러분들이 이렇게 애쓰면서 활동하는 게 안타까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려가 됩니다.nbsp건강도 잘 챙겨야 해요. 제일 중요한 게 마음의 건강이에요. 몸이야 아프면 수액 맞고 입원하면 되지만 마음의 건강을 못 챙기면 방법이 없어요. 출가해서 2030년씩 정진하던 사람도 마음이 한번 사로잡히면 그냥 나가버리잖아요. 눈에 뵈는 게 없어진다는 거예요. 물론 평생 도둑질하고 나쁜 짓하던 사람도 한마음 탁 돌이키면 성인의 반열에 오르기도 하지만, 성인 같은 사람이 하루 아침에 중생으로 전락하는 것 또한 현실입니다.nbspnbspnbsp젊은 활동가들일수록 일의 효율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수행의 본분을 우선 지키려고 해야 합니다. 먹고, 입고, 자고, 밥하는 대중 생활에 빠지지 않아서 대중 생활이 몸에 배도록 해야 해요. 결혼하는 사람은 이게 자연스럽게 몸에 뱁니다. 아무리 자기가 힘들어도 갓난 아기가 우는 걸 내버려두고 누워 있을 배짱은 없거든요. 젖을 먹이든 기저귀를 갈든 안아주든 해야지요. 아기를 낳고 키운 사람과 아닌 사람의 차이가 거기서 생깁니다. 그래서 아기를 낳아서 키워보지 않은 여자는 어른이 못된다고 하는 거예요. 그것처럼 남자들은 대부분 어른이 아니에요. 남이 보살펴주는 것에 익숙하거든요. 어릴 때부터 부모들이 주는 걸 받아먹다 보니 커서도 그래요. 우리 공동체에서도 가만히 보면 부엌에는 늘 여자들이 들어가고 남자들은 다른 일을 해요. 힘쓰는 일을 잘할 때도 있지만 살림이 몸에 안 배어 있어요.nbsp대중과 함께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생활을 함께 해주는 것입니다. 밖에 나가면 대중과 함께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대중과 늘 함께하고 중요한 역할도 나누어 맡아서 하는 습관을 기본으로 들여야 해요. 우리도 대중 생활이 잘 안 되는데 어떻게 밖에서 일하는 중생들이 그렇게 되겠어요?nbsp우리는 대통령이나 국회의원들이 대중과 함께하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리 안 되잖아요. 국회의원이 시골에 가면 농부처럼 되고, 공장에 가면 노동자처럼 되고, 그러다가 또 자기 직분에 오면 국회의원이 된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그런데 사람이라는 게 그 생활에 오래 젖으면 습관이 들어서 굳어버려요. 세상 사람은 그렇게 될 수밖에 없지요.nbspnbsp그런데 우리는 수행자잖아요. 수행자는 밖에 나가서 무슨 일을 하다가도 늘 본분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우리는 사회활동을 하기 때문에 산중에서 참선을 하거나 사회와 떨어져 지내는 사람들보다 수행을 훨씬 더 많이 해야 해요. 사회활동을 하다 보면 자꾸 세속에 물들기 쉽거든요. 사회에 물들지 않으면서 사회 활동을 하려면 정진에 더 힘써야 합니다.nbspnbsp이 점을 특히 젊은 사람들과 행자대학원생들은 잊어버리지 않도록 합시다. 행자대학원생들은 아직 학생의 신분으로 묶여 있으니까 자기가 수행자인 줄을 놓치지 않는데, 실무자들은 조금 더 자유롭게 생활하다 보니 자꾸 놓치게 돼요.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 자신이 수행자라고 생각은 해도 마음에서는 이미 수행자가 아니에요. 자기도 그냥 세상 사람과 똑같다고 여기게 됩니다. 이건 하루만 밖에서 살아보면 금방 알아요. 절 안에 살 때는 바르게 하지만 밖에 나가서 혼자 있거나 가족이 있으면 수행을 안 챙기고 놓치게 됩니다. 억지로 하기 때문이에요.nbsp그러니 청년들은 특히 유의하면 좋겠습니다. 스님과 법사님들도 다 젊을 때 정토회를 만들었는데 그런 수행의 힘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일반인들을 보면 그렇게 열심히 사회활동을 하고 시위를 해도 악심을 가지고 하니 수행이 안 됩니다. 싸울 땐 싸우더라도 ‘나는 그냥 운동가가 아니라 수행자이다’ 라는 것을 늘 챙겨야 우리의 본분을 지켜낼 수 있습니다.nbspnbspnbsp연말이 가까워오면서 업무 마무리하기도 바쁘겠지만 자기 마음 갈무리도 놓치지 않도록 합시다. 수행한다고 사회활동을 대충하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러나 활동에 쫓겨 수행을 놓치지 말라고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습니다.”nbsp수행자의 본분을 늘 잊지 말아야 한다는 말씀에 공동체 대중들도 그 뜻을 다시 명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님은 어제도 수행자의 본분에 대해 공동체 대중들에게 강조를 했는데 염려가 되었는지 오늘도 다시 한 번 강조를 해주었습니다. 수행자로서 활동을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깊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nbspnbsp이어서 스님은 행자님들이 급한 마음에 청수물을 받는 통을 위에서 아래로 내리는 모습을 지적하며 발우공양의 법도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발우공양을 대충 하다보면 옛 법도를 잊어버리기 쉬운데 옛 법도 대로라면 청수물은 항상 아래로부터 다 받고 와서 마지막에 스님의 청수물을 받아야 한다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nbspnbsp그리고 요즘 정토회에서는 활동가들의 수행 프로그램인 ‘정토를 일구는 사람들’이 전국적으로 진행 중에 있는데 이와 더불어 활동가들이 어떤 애로점이 있는지 중간 점검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해 주었습니다. 특히 대중을 이끌어가는 지도자는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알려주면서 의견 수렴을 어떻게 하면 좋은지 그 방법도 알려주었습니다.nbspnbsp“정토회에서는 어떤 직분이든, 그것이 총무이든, 국장이든, 팀장이든, 그 직분을 맡은 사람을 중요시합니다. 밑에 사람들이 문제 제기를 좀 한다고 해서 그 직분을 맡은 사람을 교체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일단 직분을 딱 맡았으면 그 사람이 잘하든 못하든 3년 동안엔 그 사람을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이 개선할 점이 있으면 그 사람에게 개선하도록 얘기하면 되지 다른 사람이 문제 제기한다고 그 사람이 문제가 있는 것인양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비판하기는 쉽지만 그것을 실행하기는 굉장히 어렵기 때문입니다.nbspnbspnbsp그것처럼 시어머니를 모시는 맏며느리 역할은 무척 어려운 거예요. 그런데 1년에 한 두 번 오는 다른 며느리들이 와서 그 때만 시어머니한테 잘하니까 자꾸 맏며느리를 비판하는데 실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항상 직접 실행하는 사람이 중요합니다. 담당자와 책임자가 가장 중요합니다. 옆에서 보고 이러니 저러니 말하기는 쉽습니다.nbspnbsp지금 정부 여당이 문제가 많은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비판하는 야당이 다 옳은 것도 아닙니다. 그 이유는 비판하기는 쉽기 때문입니다. 막상 그 일을 맡아서 해보면 그 이상 할 수 없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 일을 맡아서 하는 사람을 항상 중요시 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비판을 안 들어야 된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비판하는 사람과 맡아서 하는 사람 둘 중에서 비판은 경청하되 그 일을 맡겼으면 3년은 맡은 사람을 소중하게 여겨야 합니다.nbspnbsp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대중의 의사와 뜻도 굉장히 소중하게 여겨야 되기 때문에 올해 연말에 정일사나 수련을 할 때는 법사단에서 의논을 하셔서 이런 방식으로 수련을 하면 좋겠어요. 예를 들어 행정처의 전국 국장단 수련에서 행정처장만 빼고 국장들만 모아놓고 어떤 애로점이 있는지 나누기를 해보는 겁니다. 각 지부에서는 국장들만 빼고 총무와 지부의 부장들만 모아서 나누기를 한 번 해보고, 청년들도 국장만 빼고 각 팀장들과 나누기를 한 번 해보는 겁니다. 법사단도 지도법사를 빼고 법사단만 나누기를 한 번 해보시고요. 그 다음에는 더 아래로 내려가서 팀장을 빼고 담당자들과 나누기를 해보시고요. 수행팀도 한번 나누기를 해봐서 법륜 스님이 뭐가 문제인지 파악해 보시고요.nbspnbspnbsp이것은 책임자를 비판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정토회가 실제로 어떤 것을 개선해 나갈 수 있는지를 파악해보기 위해서입니다.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하는 것이 있지만 같이 살면서 타성에 젖다보면 이야기하기가 어려울 수가 있습니다. nbspnbsp그래서 이렇게 얘기를 나눠보면 보고되는 것과 실제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점검할 수 있습니다. 위에 있는 사람일수록 보고에만 의지하기 때문에 윗 사람이 머리 속에서 생각하는 것과 실제 상황과의 사이에 간격이 자꾸 벌어집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더라도 가끔은 내려가서 장관들의 얘기만 듣지 말고 실국장들의 얘기를 들어본다든지, 또는 지방에 가서 하급 공무원들의 얘기를 들어본다든지, 안 그러면 지역 주민들과 대화를 해본다든지, 시민단체를 갑자기 불러서 대화를 해본다든지 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게 옳다’가 아니라 서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파악하고, 그 속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조화를 이뤄나가도록 하는 것이 지도자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nbspnbsp그런데 정치하는 사람들도 계속 보고만 받으니까 생각이 왜곡됩니다. 하나의 현상을 같고도 머리를 본 사람과 발을 본 사람, 겉을 본 사람과 속을 본 사람이 각각 보고가 다릅니다. 그런데 보고를 어떻게 하느냐면, 지도자가 어떤 보고를 좋아하는지를 딱 살펴서 그런 보고만 계속 올리는 겁니다. 그래서 지도자를 12년 정도 하면 생각이 딱 굳어 버립니다. 이렇게 왜곡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주위에서 아무리 가서 이야기해도 잘 안 듣습니다. 그 이유는 ‘너는 모른다. 나는 이미 세세하게 보고를 다 받고 있다’ 이렇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nbspnbspnbsp노무현·김대중 정부 시절에는 남한에서 인도적 지원을 한 것이 북한 사회의 개선에 어떤 도움이 되었고, 주민들의 의식이 어떻게 바뀌어 나갔는지 이런 보고만 계속 올라갔고, 그 이후 이명박·박근혜 정부부터는 인도적으로 지원한 것이 군대에 전달되었다, 이렇게 나쁜 보고만 올라가니까 인도적 지원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으로 보았습니다. 그런데 실제는 이 두가지가 모두 다 있습니다. 우리가 보낸 식량은 일부 군대에도 가고, 일부 시장에도 가고, 또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가는 겁니다. 그런데 인도적 지원을 지지하는 지도자에게는 인도적 지원이 주민들에게 준 효과만 보고하고, 인도적 지원에 부정적인 지도자에게는 식량이 군대에 간 것만 보고합니다. 그래서 한쪽 측면의 보고만 계속 듣기 때문에 편향된 정보에 확신을 갖게 되고, 종합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nbspnbsp정토회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중간에 한번씩은 사람이나 사업에 대해 점검이 되면 좋겠습니다. 법사단이나 대의원회에서나 결정을 하면 밑에서 모두 잘 따라주니까 모든 사람이 다 찬성하는 줄 알게 될 소지가 있습니다. 그들도 이의가 있고, 불만이 있고, 문제 제기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씩은 이것을 점검해서 책임자의 문제라고 접근하는 것이 아니고, 이것을 체크해서 어떻게 조화를 이룰 것인지, 윗선에서 무엇을 개선하면 좋을지, 추진력은 있는 반면에 대중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측면은 부족한데 어떻게 보완할지, 말썽은 없는데 사업이 추진 안 되는 문제는 어떻게 개선할지, 이렇게 항상 점검을 해가면서 나아가면 좋겠습니다.nbspnbspnbsp이렇게 주욱 점검을 해서 정토회가 8차 천일결사 3년을 마무리하면서 내년에는 어떤 점에 더 주의를 해서 개선을 할 것인지 파악하고, 또 9차 천일결사에는 새로운 지도자를 뽑아야 하기 때문에 점검한 결과를 1년 동안 과제로 주고 이것을 지켜보면서 개선이 될 수 있게 하면 좋겠습니다.”nbspnbsp스님의 경험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말씀이여서 그런지 말씀 하나 하나가 더욱 가슴 깊이 다가왔습니다. 스님은 평소에도 전국을 다니며 각계 각층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고, 서로 충돌하는 부분을 조정해주기도 하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동체 대중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스님의 말씀을 새겨 들을 수 있었습니다.nbspnbsp발우공양을 마친 후 아침 8시 30분에는 서울 정토회관을 출발하여 즉문즉설 강연이 열리는 공주로 향했습니다.nbspnbsp오늘은 오전 10시 30분에 공주교대 청목관에서 공주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이 열리고, 저녁 7시에는 전북도청 대강당에서 전주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이 열릴 예정입니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 됩니다...nbsp ※ 법륜 스님과 함께하는 인도 성지순례 참가자 접수가 진행 중입니다.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서 인도의 10대 성지를 내 발로 직접 밟아보고 그 감흥을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아래 배너에서 직접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nbsp
2015.11.19 “겨울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정토회 서울 공동체 발우공양에 참석해 ‘겨울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대해 법문을 했습니다.nbspnbsp오늘도 새벽 4시에 일어나 공동체 대중들과 함께 예불과 기도를 하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정토행자 수행법에 따라 먼저 예불을 올린 후 108배와 명상에 이어 경전을 독성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nbspnbspnbspnbsp이어서 아침 6시 30분이 되자 서울 공동체 발우공양에 참석했습니다. 대중들과 함께 소심경을 읊으며 발우를 펴고 앉아 공양을 드셨습니다.nbspnbspnbsp공양을 마치고 나서 공동체 생활에 대해 이야기하는 대중공사 시간이 되자 스님은 올해는 김장을 언제 하는지, 배추를 몇 포기 절이는지, 6개월 동안 서울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는 행자대학원생들은 모두 잘 지내고 있는지 등 몇가지 안부를 물어보았습니다.nbspnbspnbsp그리고 곧 겨울이 다가오는데 수행자는 겨울을 어떤 마음으로 보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nbspnbsp“늦가을이 되었고 곧 겨울이 다가옵니다. 봄은 싹이 트고, 여름은 자라고, 가을은 결실을 맺고, 겨울은 침묵하는 4계절입니다. 겉으로 보면 겨울은 아무 의미 없이 그저 없어도 되는 한 철로 보일 수도 있지만, 겨울은 두 가지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하나는 한 해의 일을 마무리하는 시기이고, 다른 하나는 다음 한 해를 준비하는 시기입니다. 바깥으로 드러난 성과는 없지만 겨울을 어떻게 나느냐, 즉 지난 한 해를 어떻게 마무리하고 새로운 한 해를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서 다음 해가 작년보다 못하거나, 작년과 같거나, 작년보다 나을 수도 있어요. 긴 겨울을 났기에 봄의 새싹은 힘있게 솟아나는 것입니다.nbspnbspnbsp우리가 지금 하는 사업들도 겨울에는 정체되어서 활동력이 떨어지기 쉽습니다. 겨울을 단순히 쉬는 시간으로 보내지 않아야 합니다. ‘올 한해를 마무리하며 우리가 얻어야 할 교훈이 무엇인가? 지난 해 어떤 좋은 점들을 우리가 계승해서 내년에 더 발전시킬 것인가? 지난 한 해에 어떤 것이 부족했으며 그것을 내년에 어떻게 보충할 것인가? 지난 한 해에 무엇이 잘못되었고 그것을 내년에 어떻게 시정해서 개선할 것인가?’ 이런 관점에서 올해 사업을 잘 마무리해야 합니다.nbspnbsp12월에는 마무리를 하고 1월과 2월에는 내년 사업을 어떻게 전개할지 준비해야 합니다. 사업은 3월에 시작하더라도 1월에 모든 준비를 마치고 2월에 홍보를 마쳐야 3월부터 사업을 시작할 수 있어요. 겨울에 한가하게 지내다가 이 준비 시기를 놓치면 첫 시작인 3월부터 조급히 서두르게 되어 계획에 차질을 빚고 새로운 한 해의 사업을 망치게 됩니다. 그래서 자연처럼 우리도 겨울을 잘 보내야 합니다.nbspnbspnbsp유배되거나 감옥에 가서 수십 년을 보낸 사람들 중 성인과 같은 경지에 오른 사람들이 많습니다. 감옥에서 아무것도 못하고 손발이 묶여 있는데 어떻게 밖에서 수십 년을 열심히 뛴 사람보다도 큰 성과를 낼 수 있었을까요? 갇혀 있는 동안 내내 원망하고 몸부림치고 괴로워한 사람은 오랜 시간이 지나면 폐인이 되어 버립니다. 그러나 그 안에서 자기에게 주어진 조건을 내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승화시킨 사람들, 즉 충분히 자기성찰을 하고 훗날 나갈 때를 대비해서 모든 것을 준비해놓은 사람은 밖에서 열심히 뛴 사람보다 더 큰 일을 합니다.nbsp수행도 그렇습니다. 일정 기간 동안 은거하며 내면을 충분히 성찰하고 준비가 된 사람들이 교화를 해도 크게 합니다. 작은 재주를 가지고 열심히 해도 그것은 마치 작은 바가지로 아무리 물을 퍼도 큰 물을 퍼 담을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오히려 긴 시간 침묵 속에서 자기를 성찰하여 큰 바가지로 만드는 것이 짧은 시간에 물을 푸더라도 많이 풀 수 있어요.nbspnbsp인류 문명이 시작되고 발달한 지역을 보면 시련이 없는 지역이 없습니다. 사시장천 초목이 무성하고 꽃이 피는 열대지역에 문명의 꽃이 핀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1년 내내 겨울이거나 겨울이 아주 긴 동토 지역처럼 환경이 너무 열악해도 마찬가지입니다. 문명의 발상지는 고대에는 초원지역이나 건조지역처럼 물이 귀하기 때문에 ‘물을 어떻게 관리하느냐’ 하는 과제가 있는 지역이었어요. 철기문명이 일어난 뒤에는 사계절이 뚜렷한 지역, 즉 겨울이 있는 지역에서 문명이 발달했습니다. 겨울이라는 시련이 있어야 우리가 충분한 준비를 갖출 수 있고, 또한 겨울이라는 고난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응하느냐를 통해 스스로를 점검받을 수 있습니다.nbsp그러니 올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일에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겠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대로 계승해야 할 점, 보충해야 할 점, 개선해야 할 점들을 잡아내고요. 그리고 내년도 사업에 대한 기획과 계획, 홍보 준비도 잘 해나가시기 바랍니다.nbspnbspnbsp한 해가 다 가는 연말에는 들떠서 시간을 어영부영 보내기 쉽고, 1월과 2월에는 대중 사업이 없어서 나태하게 보내느라 일이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별 준비를 안 해도 하루하루 사는데 지장이 없기 때문에,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여러 가지 느꼈던 점들이 있어도 지난 한 해와 다름없이 또 타성에 젖어서 한 해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제 마무리가 한 달 남았고 연말이 되면 또 명상수련에 들어가는 등 일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으니까 지금 정리 작업을 잘 해놓읍시다. 개인 정진도 연초에 세웠던 자기 나름의 목표 중 개선이 잘 안 된 부분이 있었으면 집중해서 개선하고, 세운 목표에 부족함이 있다면 채우도록 해서 마지막 한 달여 남은 시간들을 알차게 보내시기 바랍니다.”nbsp겨울이라는 시련이 있어야 준비를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처럼 우리들도 겨울을 잘 보내자는 스님의 말씀에 공동체 대중들도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했습니다. 연말 연시가 되면 마음이 들뜨기 쉬운데 스님의 말씀을 듣고 나니 다시 한 번 옷깃을 여미며 느슨해진 마음을 추스릴 수 있었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연말까지 매일 강연 일정이 빼곡이 짜여져 있는데, 오늘은 특별히 강연이 없는 날입니다. 그래서 발우공양을 마치고 나서는 하루 종일 집무실에 머물며 12월에 출간하는 새책 원고 집필 작업을 했습니다. 그동안 강연을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다보니 원고 집필을 집중해서 할 수가 없었는데, 오늘은 꼬박 하루종일 원고 집필만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 것입니다. 외출을 삼가고 하루 종일 원고를 보다가 밤늦게 오늘 일정을 마쳤습니다.nbspnbsp내일은 오전 10시 30분에 공주교대 청목관에서 공주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한 후 저녁 7시에는 전북도청 대강당에서 전주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nbspnbsp ※ 법륜 스님과 함께하는 인도 성지순례 참가자 접수가 진행 중입니다.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서 인도의 10대 성지를 내 발로 직접 밟아보고 그 감흥을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아래 배너에서 직접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nbsp
2015.11.18 (저녁) 과천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전에 용인시청에서 열린 즉문즉설 강연에 이어서 저녁 7시부터는 과천시민회관에서 과천 시민들을 위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nbspnbsp오전에 용인시청에서 강연을 마치고 오후 3시에 서울 정토회관에 도착한 스님은 원고 집필 업무를 보다가 오후 5시 30분에 저녁 강연이 열리는 과천으로 향했습니다.nbspnbsp잠시 안경점에 들러 안경 수리를 한 후 언제나 성심성의껏 안경을 보시해주는 사장님께 새책 ‘야단법석’ 책을 선물하고 가게를 나왔습니다.nbspnbsp▲ 안경점 사장님nbsp오늘 과천 즉문즉설 강연을 준비한 안양정토회 봉사자들은 비가 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오후 2시부터 강연장에 모여서 강연 준비와 점검을 했다고 합니다. “방긋 웃으며 예 하고 합니다” 라는 명심문을 갖고 각자 자기 위치에서 강연 준비를 마친 봉사자들은 환하게 웃는 얼굴로 시민 분들을 맞이했습니다. nbspnbsp▲ 과천 시민회관nbspnbsp아침부터 비가 와서 참가인원이 적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는데 강연 시작 한시간 전인 6시부터 빗방울이 약해지더니 30분 전에는 비가 그치기 시작했습니다. 늦가을이긴 하지만 춥지 않고 포근함이 느껴지는 차분한 날씨였습니다.nbspnbspnbsp강연장을 찾아준 것도 고마운데 스님과 봉사자들을 위해서 찹쌀케?을 손수 만들었다며 한 상자를 건네주고 간 분이 있었습니다. 세 분의 여성이었는데 성함과 사는 곳을 물어봐도 알려주지 않고 스님의 법문을 감사히 잘 듣고 있다는 말씀만 남기고 사라졌습니다.nbspnbsp한편 스님은 저녁 6시 30분에 과천 시민회관에 도착해 대기실에서 지역 인사 분들과 환담을 나누었습니다. 먼저 이 지역 국회의원인 송호창 의원을 비롯해 시의회 의원 몇 분이 함께 찾아와 스님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송 의원은 매일 전국을 돌아다니며 즉문즉설 강연을 하고 있는 스님의 건강에 대해 안부를 물었고, 스님은 바쁜 일정이지만 즐겁게 하고 있다며 환한 웃음을 보였습니다.nbspnbsp▲ 송호창 국회의원과 시의회 의원들nbspnbsp이어서 신계용 과천시장님이 스님에게 인사를 하러 찾아왔습니다. 과천시에서는 ‘과천아카데미’라는 시민 교양 강좌를 올해로 13년째 운영해오고 있는데, 오늘은 스님의 강연을 듣고자 하는 시민들이 너무 많아서 특별히 스님을 초청했다고 하면서 초청에 응해준 스님에게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또 시장님은 오늘이 과천아카데미의 올해 마지막 강연인데 스님을 모시게 되어 무척 영광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스님은 과천 시장님과 담소를 더 나누다가 기념사진을 찍고 강연장으로 향했습니다.nbspnbsp▲ 신계용 과천시장nbsp이렇게 오늘 강연은 과천시와 정토회가 공동 주관으로 강연이 열렸습니다. 강연장에는 과천아카데미 수강생들 뿐만 아니라 많은 시민들이 홍보물을 보고 찾아왔습니다. 자리가 부족해 복도와 계단, 2층에도 사람들이 빈틈 없이 앉은 가운데 1100여 명이 강연장을 찾았습니다.nbspnbsp더 이상 수용을 하지 못해 강연장 안으로 들어오지 못한 많은 분들은 아쉬움을 달래며 로비에서 TV 화면을 통해 강연을 보았습니다.nbspnbsp▲ 만석이 되어 강연장에 들어가지 못해 로비에서 TV를 통해 강연을 시청하는 시민들nbsp강연을 시작하기에 앞서 신계용 과천시장님의 인사 말씀이 있었습니다. 과천시민 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의 시민까지 많이 참석하신 것 같다며 귀하고 좋은 만남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하였습니다. 스님의 소개 영상이 끝나자 대중들의 환호와 열렬한 박수를 받으며 스님이 무대로 올랐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먼저 즉문즉설에 대해 설명을 짧게 해주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살면서 겪는 이런 저런 고민들이 한편으로 보면 번뇌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그것이 곧 깨달음으로 가는 길이다” 라는 얘기를 들려주면서 궁금한 것은 무엇이든지 물어보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준 후 곧바로 질문을 받았습니다nbspnbsp오늘은 총 6명이 질문을 했습니다. 첫 번째 질문자는 주위 사람들을 실망시킬까봐 늘 불안함을 느낀다며 편안한 관계를 가질 수 있는 해법을 물었고, 두 번째 질문자에게는 스님이 광신도라는 핀잔을 주기도 했지만 분위기 전체를 활기있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 분은 남편과 이혼하면서 딸과 헤어져서 살았는데 딸을 다시 만나서 같이 살아야 할지, 직장을 여러번 이직을 하였는데 다닐 회사를 더 구해봐야 할지 수련 프로그램을 참가해보는 것이 좋을지 물었습니다. 세 번째 질문자는 50대의 여성 분이었는데, 술을 많이 마시고 늘 취해서 다니는 아들이 걱정이라고 하였고, 네 번째 질문자는 젊은 여성 분이었는데 어렸을 때 부모님이 가정불화로 자주 다투시고 오빠와 사이도 안 좋다고 하면서 앞으로 결혼도 해야 하는데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하는지 물었습니다.nbspnbspnbsp다섯 번째 질문자는 20대의 여자분으로 스님이 꿈이 없어도 괜찮다고 한 말씀이 이해가 안 된다고 하면서 그 뜻을 물었고, 여섯 번째 질문자는 남편이 직장에서 짤릴 것 같다는 말을 자주해서 본인도 불안하고 남편에게 무슨 말을 해줘야할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불안하고 답답해 했던 마지막 질문자를 위한 명쾌하고 시원한 답변을 끝으로 강연을 마쳤습니다. nbspnbsp그 중에서 오늘은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를 편안하게 맺는 방법을 물었던 첫 번째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스님은 어렸을 적 경험담을 들려주면서 청중들에게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nbspnbspnbsp“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불안함을 많이 느끼는 편입니다. 친구나 직장동료뿐 아니라 가족들에 이르기까지, 주변 사람들이 행여나 저를 싫어하거나 저에게 실망하는 게 너무 싫어요. 그래서 무언가를 선택할 때 다른 사람들이 실망할까 봐 제가 원하지 않는 것을 선택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이럴 때마다 자신에게 미안하고, 실망스럽고, 답답한 마음이 듭니다. 사람들과의 관계에 조금 편안해질 수 있도록 도움이 될 만한 조언 부탁드립니다.”nbsp“질문자는 잘난 사람이에요? 못난 사람이에요?”nbsp“저 스스로는 많이 못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nbspnbsp“그게 무슨 말이에요? 잘났다는 거예요? 못났다는 거예요? 잘났다는 거네요. 그런데 부처님보다는 잘났어요? 못났어요?”nbsp“못났습니다.”nbsp“그런데 부처님도 당시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았을까요? 안 받았을까요?”nbsp“받으셨을 것 같아요.”nbsp“예수님보다는nbsp잘났어요? 못났어요?”nbsp“못났습니다.”nbsp“예수님은 그 당시에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았어요? 안 받았어요?”nbsp“받으셨습니다.”nbsp“받은 정도가 아니에요. 그렇게 훌륭하신 분도 혹세무민한다는 누명을 쓰고 십자가에 매달려 돌아가셨어요. 그런데 질문자가 뭐 얼마나 잘났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실망을 안 주겠다고 해요? 그런 건방진 생각을 하면 안 돼요. 법륜 스님을 비난하는 사람도 많아요.nbspnbspnbsp다른 사람이 나를 보고 비난하거나 칭찬하는 것은 그들의 문제입니다. 우리는 그들의 생각과 느낌을 규제할 권리가 없어요. ‘너는 나보고 항상 칭찬만 해라’ 이러는 건 독재예요. 그러면 북한처럼 돼요. 99퍼센트 다들 칭찬만 하잖아요. 그렇다고 북한 가서 살고 싶지는 않잖아요.nbsp사람은 다섯 가지만 잘 살피면 됩니다. 첫째, 남을 해치면 안 됩니다. 내가 남을 때리거나 죽이는 것이 여기 해당됩니다. 둘째, 남을 손해 끼치는 건 안 됩니다.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빼앗는 것이 여기 해당됩니다. 셋째, 남을 괴롭히는 것은 안 됩니다. 즉 성추행하거나 성폭행하는 것은 안 됩니다. 넷째, 말로도 남을 괴롭히거나 손해 끼치는 건 안 됩니다. 거짓말하거나 욕설하는 게 여기 들어가요. 다섯째, 술 마시는 것까진 괜찮지만 술을 마시고 취해서 주정하거나 행패를 부리면 안 돼요. 술 마시고 남을 괴롭히면 안 된다는 말이에요. 이 다섯 가지를 제외하면 남이 뭐라 하든 신경 쓰지 않고 자기 살고 싶은 대로 살면 됩니다. 또 남이 어떻게 살든 내가 간섭하지 않아야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다 자유롭게 살 권리가 있기 때문이에요.nbsp질문자가 만약 학교 선생님이라면 수업 시간에 아이들이 조는 것은 이 다섯 가지에 안 들어가니까 야단치면 안 돼요. 공부를 못해서 이번 시험에 성적이 떨어진 것도 다섯 가지에 안 들어가니 야단치면 안 돼요. 야단치지 않는 건 물론이고 칭찬해줘야 해요. 다른 아이 성적을 올려줘서 남에게 이익을 줬잖아요. nbspnbspnbsp그런데 지금 선생님이나 부모가 잘못하지도 않았는데 잘못했다고 야단을 치기 때문에 우리 교육이 문제예요. 수업 시간에 떠드는 건 이 다섯 가지 안에 들어가니까 이야기해야 해요. ‘수업 시간에 떠들지 마라. 네가 말할 자유는 있지만 남의 공부를 방해할 자유는 없다.’nbspnbsp그래도 말을 안 들으면 때려야 할까요? 방금 전 1번에서 때리지 말라고 했으니 선생이라 해도 다른 사람을 때리면 안 돼요. 4번에서 이야기했으니 욕해도 안 돼요. ‘계속 이야기하려면 운동장에 나가 놀아라’ 이래야 해요. nbspnbsp그런데 수업시간에 조는 것은 남에게 손해 끼치는 것은 아니지만 자기에게 손해가 되는 일입니다. 남에게 손해 끼치는 것은 나쁜 행동이에요. 자기가 자기에게 손해를 끼치는 행동은 나쁜 행동은 아니지만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그러면 이것은 야단치는 게 아니라 깨우쳐줘야, 즉 가르쳐줘야 합니다. 그래서 조는 아이는 깨워줘야 합니다. 깨울 때 야단치거나 짜증내거나 성질내며 깨우면 안 됩니다. 나쁜 짓이 아니니까요. 깨워도 깨워도 못 일어나면 담요 덮어주면서 더 자라고 둬야 합니다. nbspnbsp관점을 이렇게 가져야 합니다. 세 살짜리가 이웃집에 가서 놀다가 친구의 장난감을 빼앗으면 세 살짜리라 해도 야단쳐야 해요. 세 살짜리라도 다른 아이를 밀쳐서 넘어뜨리면 야단쳐야 해요. 그럴 때 성질을 내면 안 돼요. 잘못된 행동이라고 확실히 가르쳐야 합니다. 그런데 오늘날 여러분들은 자녀를 키울 때 잘못하지 않은 것은 야단치고 잘못한 것은 야단을 안 치기 때문에 교육의 가장 핵심인 가정교육이 무너졌습니다. 그래서 학교에 와서도 제멋대로들 하는데, 학교 교육으로 이걸 되잡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학교 교육도 무너지고 사회적 질서도 무너지고 있어요. 청소년 폭력, 학교 폭력이라는 게 살펴보면 다 위에서 말한 것들이에요. 다른 아이 때리는 것, 물건 빼앗는 것, 성추행하는 것, 욕설하는 것이잖아요.nbspnbsp그러니 질문자는 위에서 말한 이 다섯 가지가 아니면 남의 눈치 볼 것도 없고 남한테 간섭할 것도 없이 당당하게 살면 돼요.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는 그 사람의 자유예요. 오늘 강연만 해도 그래요. ‘스님 법문 듣고 감동했다’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부처님 이야기 들으러 왔더니 스님이 2시간 내내 부처님 이야기는 안 하고 애 키우는 이야기며 부부 관계 이야기만 하더라’ 하고 실망해서 나가는 사람이 있어요. 그걸 제가 어떻게 할 수 없어요. 그건 그 사람의 자유예요. 사람마다 요구며 취향이며 취미며 기대가 다 다르기 때문입니다.”nbspnbsp“돌아보면 어릴 때 유치원에 같이 다녔던 친구가 생각나요. 초등학교도 같은 반에 들어갔는데 이 친구가 왕따를 당하는 걸 제가 봤어요. 그때 같이 놀아주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미안함이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혹시 그런 상황에 내가 빠지면 어떡하나’ 하는 불안한 마음으로 연결되는 것 같아요.”nbspnbsp“그럴 수도 있어요. 그걸 요즘 의학적인 용어로 ‘트라우마’라 해요. 어릴 때 상처받은 기억이 다 커서 어른이 된 지금까지 지배를 하는 거예요. 그때의 내 상처가 치유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몸은 커서 어른이 되었지만 어릴 때의 기억이 뇌리에 남아서 현재의 삶을 두렵게 만들고 있어요.nbspnbspnbsp질문자가 그 아이와 놀아줬다면 좋았겠죠. 그러나 그것도 질문자의 과대망상이에요. 자기가 어른이 되어서야 생각할 수 있는 걸 아이였던 당시의 자신에게 요구하잖아요. 지금 어른인 질문자는 그렇게 할 수 있을지 몰라도 그 나이대의 어린아이가 그렇게 생각하기란 천 명 중 한 명도 힘들어요.nbspnbsp저도 어릴 때를 돌아보면 아쉬움이 굉장히 많아요. 제가 초등학교 때 구슬치기며 딱지치기를 굉장히 잘 했는데, 산더미같이 딴 게 지금은 다 어디로 가버렸는지 하나도 없어요. 시합해서 따는 건 좋지만, 다 놀고 집에 돌아갈 때는 돌려줬다면 얼마나 좋았겠어요? 어차피 지금은 하나도 남아 있는 게 없는 걸요. 만약 그랬다면 스님을 취재하는 기자가 어릴 적 친구들을 인터뷰하면 ‘야, 스님은 어릴 때부터 달랐다. 구슬치기해서 따고도 집에 가기 전에 다시 나눠주더라’ 이렇게 말해줄 텐데요. 그런 걸 돌아보면 저도 얼마나 아쉬운지 몰라요. nbspnbspnbsp그런데 그때는 내가 어리기 때문에 그런 지혜가 없었던 거예요. 그래서 지금 가서 인터뷰하면 제 친구들이 해줄 말이 ‘법륜 스님은 어릴 때 딱지 잘 쳤다. 그래서 우리 딱지 다 따 가버렸어’ 이것밖에 없어요.nbsp그런데 그게 어릴 때의 나입니다. 그런 나를 너무 미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때의 나는 어린아이니까 어른의 생각을 못 하는 게 당연합니다. 제가 언젠가 인도에서 장기간 명상을 할 때의 일입니다. 명상하다가 어떤 생각이 딱 떠올랐어요. 제가 다니던 초등학교는 우리 학년 전체가 36명에 불과한 작은 시골 학교였지만 어쨌든 거기에서 제가 공부를 1등 하고 한 친구가 2등을 했어요. 그런데 제가 6년 내내 1등이었으니 그 친구는 1등을 한 번도 못 해봤잖아요. 그런데 그 어린 아이가 1등 해보고 싶어 하는 그 간절한 마음이 그 때 떠올라서 마음이 아팠어요.nbspnbsp제가 지금이라면 아마도 친구가 1등 하고 싶다 하면 ‘그래, 너도 한번 해라’ 하겠죠. 그거 1등 계속 해서 뭐 하겠어요? 그때 제가 그런 지혜가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겠어요? 그런데 그런 생각을 계속하는 건 과대망상입니다. 자기를 너무 훌륭한 사람이라고 착각하면 그런 망상이 들어요. 그런 생각을 할 줄 모르니까 어린애인 겁니다. 질문자가 그럴 때 딱 나서서 왕따 당하는 친구를 감싸주고, 때로는 대신 맞아가면서도 보살피고 놀아줬다면 질문자는 예수님의 반열에 올랐을 거예요. nbspnbspnbsp그래서 제가 질문자더러 부처님이며 예수님보다 낫냐고 물어보잖아요. 그때 못해준 게 미안한 마음은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그건 내가 어려서, 어리석어서 그런 거예요. 어리다는 건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 어리석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지금은 그 어리석음을 깨우쳐야 해요. 내가 그때 딱지나 구슬을 못 돌려줬다고 늘 후회한다면 그것은 자기를 지나치게 높이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그게 그때의 나, 어린 나의 모습입니다.nbspnbsp다만 이 경험을 갖고 지금의 나는 ‘지금의 나에게 그 구슬이나 딱지 같은 게 뭘까?’를 생각해야 합니다. 내가 여든이 되어 또 지금을 돌아보면 어린 시절의 딱지며 구슬 같이 지금의 내가 움켜쥐고 있었던 것이 보일 겁니다. 과거의 경험을 후회할 것이 아니라,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서 지금 나에게 그 구슬 같은 것이 없는지 살펴야 해요. ‘지금 내 생각에는 굉장히 중요하다 싶지만 내가 죽을 때 되돌아보면 아무 필요 없는 것을 혹시 움켜쥐고 있는 건 없을까?’ 하고요.nbspnbsp예를 들어 제가 스님이랍시고 목에 힘주고 다닌다면 죽을 때 돌아보면서 좀 부끄러울 거예요. 목에 힘 빼라고 스님이 됐는데 스님이라고 힘줄 게 뭐 있어요? 이렇게 자기 잘났다고 목에 힘주고 다니는 걸 ‘아상’이라고 해요. 아상을 버리겠노라며 머리 깎고 스님이 되는데, 스님이 되면 아상보다 더 센 ‘중상’이 생깁니다. 절에 가면 여러분도 은연 중에 스님들에게서 권위주의적인 것을 느끼잖아요. nbspnbsp후회는 반성이 아닙니다. 후회는 ‘내가 잘났다’ 하는 것을 움켜쥐고 있기 때문에 하는 거예요. ‘나처럼 잘난 인간이 어떻게 바보처럼 그때 그걸 못 했을까?’ 이게 후회예요. 그때 그런 수준이 나라는 걸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해요. 그런 어리석은 행동을 다 커서도 반복하지 않으려면 지금 나에게 그때의 구슬 같고 딱지 같은 게 무엇일지를 늘 살피면서 나중에 또 20년쯤 세월이 지나 돌아봤을 때 후회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해야지요. 이게 과거의 실패가 현재의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것입니다.nbspnbsp질문자는 이제 다 컸으니 지금 우리 가족이나 내 주변에 혹시 왕따 당하는 사람이 있는지 살펴보고 보살펴주세요. 예를 들어 친정에서 올케 언니를 누가 구박한다면 내가 편이 되어 주고, 시댁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있으면 또 편이 되어줄 수 있어요. 과거 나의 어리석었던 행동을 반성한다면 지금 그것이 교훈이 될 때 의미가 있지, 후회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질문자는 지금 자기 잘났다는 생각을 못 버려서 아직도 후회하고 있는 거에요. nbspnbsp왜 그런 걸 물어서 제 과거 치부를 다 드러내게 만들어요. 하하. nbspnbsp후회는 내가 잘난 맛에 생긴 거예요. 부모가 죽으면 불효자가 더 많이 울고 후회한다고들 하죠. 후회는 참회가 아닙니다. 교회 표현을 빌리자면 회개가 아니에요. ‘잘난 내가 왜 그때 바보같이 그랬을까?’ 이렇게 ‘잘난 나’라는 게 마음속에 있기 때문에 후회를 하는 거예요. 남을 용서 못하는 게 미움이라면 자기를 용서 못하는 게 후회입니다. 후회를 반성이라고 생각하면 안 돼요. 후회는 또 다른 집착입니다. 정말 반성을 했다면 ‘아, 그때 내가 잘못했구나’ 하고 깨달았을 때 앞으로 다시는 그런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해야 해요. 넘어지면 앉아서 울지 않고 다시 벌떡 일어나서 ‘다시는 넘어지지 말아야지’ 하는 걸 참회라고 해요. 육조 혜능대사는 참회를 이렇게 정의했습니다.nbspnbsp‘참이란 지나간 허물을 뉘우침이요, 회란 다시는 허물을 짓지 않겠다고 맹세하는 것이다.’nbsp그냥 ‘내가 잘못했구나’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잘못했구나. 다시는 이런 어리석은 짓을 하지 말아야지’까지 가야 참회입니다. 그래도 또 잘못할 수 있어요. 그러면 또 이런 나를 나무라지 말고 ‘잘못했구나’ 하고 알아차려서 ‘다음에는 잘못하지 말아야지’ 해야죠. 이렇게 인생은 연습입니다.”nbsp“명쾌한 답변 감사합니다.”nbsp스님의 말씀에 청중들도 크게 감동하며 박수를 쳤습니다. 후회는 또 다른 집착이지 진정한 참회가 아니라는 말씀이 큰 울림으로 가슴에 남았습니다.nbspnbspnbsp이렇게 모든 질문에 대해 답변을 마치고 나니 어느덧 2시간 30분이 훌쩍 지나 마칠 시간이 되었습니다.nbspnbsp마지막으로 스님은 남을 고치려고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것이라고 하면서 상대와 세상을 이해하면서 행복한 마음으로 세상의 변화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강연을 마쳤습니다.nbspnbsp“요즘 사회적인 문제로 스트레스들을 많이 받는다고 해요. 그런데 스트레스라는 것은 자기 뜻대로 하려고 들기 때문에 받는 거예요. 그게 잘 한다는 게 아니라,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다는 걸 이해해야 합니다. 그 사람들의 입장이 되어서 그 사람들이 내 친구, 내 배우자, 내 자식이라 생각하고 들어보면 다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요. 그래서 이해가 중요합니다. 이해가 되면 스트레스를 안 받고 화가 안 납니다. 그게 옳다는 말이 아니에요.nbspnbsp그러나 이해는 되지만 여전히 생각이 다르다면 우리는 자기 생각대로 살 권리가 있고, 자기 생각을 밝힐 권리가 있고, 자기 견해를 주장할 권리도 있습니다. 자기 권리를 포기하면 안 됩니다. 이해한다고 해서 가만히 있으라는 게 아니에요.nbspnbsp그러나 남을 고치려고는 하지 마세요. 쉽게 안 고쳐집니다. 내 자식도 못 고치는데 어떻게 남을 고치겠어요? 남을 고친다면 제일 쉬운 게 내가 낳아서 내 마음대로 키운 내 자식일 텐데 못 고치잖아요. 그보다 더 쉬운 건 자기 자신이고요. 그런데 다들 자기도 못 고치잖아요. 자기 고치기도 쉽지 않고, 제 자식 고치기는 좀 더 어렵고, 제 배우자부터는 고치기가 정말 어려워요. 남의 자식인데 내가 어떻게 고치겠어요? nbspnbspnbsp그러니 너무 그렇게 남을 고치려 들지 말고 세상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냥 안주하라는 게 아니라, 그러면 스트레스를 안 받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야 내가 행복할 수 있습니다.nbspnbspnbsp그 행복한 마음을 가지고 우리는 북한이 저렇게 하더라도 위험을 관리하면서 평화통일을 만들어가야 하고, 일본이 저렇게 하더라도 외교관계를 단절하지 않고 잘 풀어서 우리의 목표를 달성할 길을 모색해야 합니다. ‘지금 한국 사회와 정치의 상황이 이러저러하더라도 이 속에서 우리들에게 주어진,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권리를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가?’ 이것은 우리의 몫이에요. 화내고 짜증내면 폭력적인 분풀이밖에 안 나옵니다. 화가 나면 폭력적으로 가게 돼요. 이것은 개인적으로도, 수행적인 차원에서도, 민주사회에서도 올바른 방식은 아닙니다.”nbsp나의 행복과 세상의 변화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길을 쉽고 재미있게 알려준 스님에게 청중들은 열렬한 환호와 박수로 공감하는 마음을 표현했습니다.nbspnbspnbsp오늘 과천 강연도 무거운 인생의 문제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행복의 길로 안내한 정말로 귀하고 소중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nbspnbsp강연을 마치고 스님은 로비에서 책 사인을 해주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들고 있는 책은 이번에 새로 나온 ‘야단법석’이었습니다. 사인을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강연 소감을 물어보니 “시원하고 좋았다.”, “마음이 차분해졌다.”, “내 문제가 가벼워 진 것 같다”며 모두들 기뻐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질문을 했던 분에게도 소감을 물어보니 “몰랐던 자신의 모습을 알게 되었어요. 해답을 얻은 것과 숙제로 얻은 두 가지가 있는 것 같다” 고 하였습니다. 표정이 가볍고 밝아보였습니다nbspnbspnbsp▲ 책 사인회nbsp이번 강연은 안양정토회가 주관이 되어 안양 정토법당과 안산 정토법당, 군포 정토법회, 그리고 과천에서도 많은 봉사자들이 함께 힘을 모아서 강연을 준비했습니다. 스님은 봉사자들과 환한 웃음으로 사진 촬영을 함께해 주었습니다.nbspnbsp▲ 오늘 강연을 준비한 안양정토회 자원봉사자들nbsp사진 촬영을 마치고 나서는 각 지역의 봉사자들에게 손을 들어보라고 하며 일일이 챙기며 수고했다고 격려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과천 시민회관을 나온 스님은 봉사자들에게 합장하고 인사를 한 후 곧바로 서울로 향했습니다. 밤 10시에 서울 정토회관에 도착해 늦은 밤까지 업무를 보다가 오늘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nbspnbsp내일은 새벽에 서울 공동체 발우공양에 참석해 공동체 수행자들을 위해 짧은 법문을 해준 후 하루 종일 서울 정토회관에 머물며 새책 원고 집필 작업을 할 예정입니다.nbspnbsp※nbsp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52개 도시를 순회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강연 일정을 확인한 후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강연장으로 오세요.nbspnbspnbsp강연은 선착순 무료 입장이며, 질문을 하고 싶은 분들은 강연장에 직접 오셔서 사전 신청을 하셔야 합니다.nbsp
2015.11.18 (오전) 용인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오전 10시 30분에 용인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한 후 저녁 7시에는 과천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했습니다. 먼저 용인에서 열린 강연 소식을 전합니다. nbspnbsp오늘도 새벽 예불과 기도로 하루를 시작한 스님은 오전 7시부터 평화재단에서 조찬 모임을 가졌습니다. 국제한민족재단 이창주 교수님과 실무진이 찾아와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 있는 항일 독립운동 유적지인 신한촌 기념비 주위를 어떻게 복원할지에 대해 의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nbspnbsp조찬 모임을 마친 후 오전 9시에 평화재단을 출발해 강연이 열리는 용인시청으로 향했습니다.nbspnbsp▲ 용인시청nbsp강연시간 보다 30분 일찍 용인시청에 도착한 스님은 대기실에 머물며 정찬민 용인시장님과 잠시 환담을 나누었습니다. nbspnbspnbsp▲ 정찬민 용인시장nbsp스님은 몇 년 전부터 용인 경전철의 적자 문제로 어려움이 많았던 것을 기억하며 지금은 어떻게 되고 있는지 시장님에게 물었고, 시장님은 “용인 경전철 문제는 적자 문제를 넘어서서 안전 운행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면서 “오히려 정부가 인수해서 국가적인 지원과 전문성을 갖춘 안전 운행을 담보하는 것이 좋겠다”며 스님께서도 정부와 정치권에 권유해 줄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스님도 용인만이 아니라 김해, 의정부 등 경전철 운행의 어려움을 알고 있는 터라 시장님의 의견에 동의하면서 함께 노력해보자고 했습니다.nbsp이번 용인 즉문즉설 강연은 용인 정토법당이 주체가 되어 신생법당인 기흥 정토법당과 처인 정토법당에서도 참여하여 총 80여 명의 봉사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준비했습니다.nbspnbsp▲ 시민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는 용인정토회 봉사자들.nbspnbsp처음 봉사를 해보는 한 불대생 봉사자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선뜻 마음을 내어 봉사하는 게 놀랍고, 늘 스님의 법문으로 받기만 하는 입장이었는데 봉사를 통해 되돌릴 수 있어 뿌듯하다”고 들뜬 마음을 전했습니다.nbspnbsp▲ 강연장을 둘러보는 스님nbsp날이 흐리고 비도 조금씩 오는 탓에, 사람들이 많이 못 오면 어쩌나 걱정을 많이 했는데, 어느덧 좌석이 꽉 차고, 복도까지 매트를 깔고 앉아 총 700여 명이 참가했습니다.nbspnbsp10시 30분이 되자 정찬민 용인시장님의 간략한 인사말씀이 있었습니다. “스님을 모신 오늘이 최근 들어 가장 영광스럽고 경사스러운 날”이라며, “오늘 강연이 좋은 마음의 양식이 되기 바란다”는 축사를 해주었습니다.nbspnbsp▲ 인사말을 하고 있는 정찬민 용인 시장님nbsp이후 법륜스님 소개 영상이 흘러나왔습니다. 나도 좋고 남도 좋고, 미래도 좋고 지금도 좋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 누구나 다 행복하고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희망 메세지가 잔잔한 멜로디와 함께 가슴에 와닿았습니다.nbsp드디어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영 속에 스님이 무대로 올라왔습니다. 먼저 스님은 2층까지 가득 차 있는 청중들을 살펴주었습니다. 고개를 계속 들고 할 수 없으니 스님의 반짝이는 머리만 보여도 양해해 달라며 청중들을 활짝 웃게 해준 후 본격적으로 즉문즉설을 시작했습니다.nbspnbspnbsp총 6명이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첫 번째 질문자는 아이가 넷인데, 아이 키우는 것이 너무 지치고 힘들어 아이들한테 자주 짜증내며 화내어,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드는 자신을 어떻게 다스려야할 지 물었고, 두 번째 질문자는 공황장애로 상담치료를 받고 있지만 항상 두려움이 많아 어떤 마음으로 수행하며 살아야 되는지 물었고, 세 번째 질문자는 고등학생 딸과 성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는데, 결혼하기 전 사랑하는 남자와 성관계를 맺겠다는 딸을 보며 개방적인 성문화 속에서 자녀를 어떻게 교육시켜야할지 물었고, 네 번째 질문자는 가을불대생으로, 남편과 이혼하고 싶은데 아이들을 어떻게 길러야 할지 물었고, 다섯 번째 질문자는 스님도 멘토가 있는지와 법정스님에 대해 라이벌 의식을 가지고 계시는지 물었고, 여섯 번째 질문자는 의료사고로 2년째 걷지 못하고 있는데 이 상황을 어떻게 슬기롭게 이겨낼 수 있을지 물었습니다.nbsp그 중 18살 고등학생 딸을 둔 어머니가 개방된 성문화 속에서 자녀에게 성교육을 어떻게 시키면 좋을지 물었던 질문과 답변을 소개합니다. 늘 접하던 질문과는 색다른 질문 내용에 청중들도 귀를 쫑긋하고 즐겁게 웃으며 들었습니다.nbspnbsp“저에겐 18살짜리 고등학생 딸이 있습니다. 저희는 성에 대한 대화를 자유롭게 하는 편인데, 딸아이가 자기는 결혼해서 남편과 처음 관계를 갖는 게 아니라 사랑하는 남자와 하겠다고 해요. 저는 성을 억압하는 분위기 속에서 자랐어요. 요즘처럼 개방적인 사회에서 딸을 키우려니 어떤 것을 기준으로 삼고 성교육을 시켜야 할지 굉장히 혼란스러워서 스님께 여쭈어봅니다.”nbsp“그건 성교육 상담 선생님한테 묻지, 그것까지 스님에게 물어봐요? 대답을 안해주면 ‘뭐든지 물으라고 해놓고 스님도 모르는 게 있구나’ 하고, 대답을 해주면 ‘스님이 뭘 그런 걸 다 알아’ 이럴 거잖아요. 지금 굉장히 곤란한 질문을 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이야기해 보세요.” nbspnbspnbsp“요즘 너무나도 개방된 분위기 속에서 청년들의 성문화에 대해서 스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청년들에게 어른으로서 어떤 말씀을 해주시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청소년 자녀에게 성교육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궁금합니다.”nbsp“암수로 나누어진 모든 생물은 암수가 결합해서 새끼가 생깁니다. 그럴 때 동물 같은 경우에는 어미가 새끼를 보호하려는 본능이 저절로 일어납니다. 모든 생명은 자기 생명을 보호하려는 본능이 있어요. 이걸 ‘개체 보존의 본능’이라고 해요. 그런데 여기에 또 하나, ‘종족 보존의 본능’이 있습니다. 자기종족을 보존하려는 본능인데, 이 본능은 수컷에게는 거의 없고 암컷에게 주로 있어요. 항상 있는 게 아니라 새끼가 어릴 때만 강하게 나타납니다.nbspnbspnbsp닭을 키워보면 알아요. 큰 닭은 사람이 가까이 가면 보통 도망갑니다. 그런데 병아리를 데리고 있는 어미닭한테 가까이 가면 병아리를 버리고 도망가는 게 아니라 병아리를 날개 밑에 숨기고 머리 깃을 세우고 사람에게 덤벼요. 자기가 사람에게 이길 수 있는지 없는지는 아무 관계가 없어요. 이게 새끼를 보호하려는 어미의 본능이거든요. 이 종족 보존의 본능이 있기 때문에 종이 유지됩니다.nbspnbsp그러던 어미였는데, 병아리가 조금 자라면 사람이 병아리를 잡아가도 어미가 관여하지 않아요. 그 때는 개체보존의 본능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각각의 개채는 자기가 자기를 보호하지, 누가 대신 보호해주는 게 없습니다.nbspnbsp그런데 사람의 경우는 아이를 보살펴야 하는 기간이 길어요. 수렵채취 사회나 자연 상태에서 그냥 사람이 산다면 12살 정도에는 완전히 독립해야 해요. 자기가 먹고사는 것은 물론 죽고 사는 것도 자기가 결정해야지 어미가 돌보는 게 아니에요. 어릴 때는 어미가 자기 목숨을 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새끼를 돌보지만 자란 뒤에는 아닙니다.nbspnbsp그런데 농경사회에 오면 농토나 이런 저런 것이 필요하다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독립 연령이 15살쯤이 돼요. 사람이나 식생활에 따라 조금 다르지만 사람의 신체구조는 평균 15살 정도면 남성과 여성으로서의 성적 특성이 발현됩니다. 자연 생태계 적으로만 말하면, 즉 신체 구조만 보면 1516살에 결혼해도 돼요. 여기서 조금 조숙하면 1213살일 것이고, 조금 늦으면 1718살일 것이고, 여성은 월경을 한다면 더 이상 ‘여자 아이’가 아닌 ‘여자 성인’이 되었다고 볼 수 있겠죠. 윤리도덕을 떠나 자연생태계로만 보면 사람도 그 시기에 자연스럽게 다른 동물들처럼 교미를 하고 새끼를 낳을 겁니다.nbsp조선시대 같은 경우에는 15살 정도에서 결혼을 했기 때문에 요즘 말하는 청소년 성 문제 같은 게 생길 여지가 없었어요. 신체적인 발현을 그대로 사회제도적으로 받아 줬으니까요. 오히려 12살 때 남자를 장가보낸 탓에 아내가 남자를 동생이나 자식 키우듯이 한 3년 키워야 남자 구실을 할 정도였어요.nbspnbspnbsp그러다 산업사회에 들어오면서 교육기간이 자꾸 길어지다 보니 지금은 만 18세, 즉 우리 나이로 20살을 성년으로 정해서 이때부터 성인 대우를 합니다. 사회적 책임으로 보면 18세 이상 되어야 성인의 권리가 주어지는데 신체적으로 성적인 면에서는 15살부터 성인으로 인정해요. 그래서 사회적으로 성년이 되기 전에 연애를 하는 문제가 생겼어요. 이 문제는 신체 발달과 사회적 인정 차이에서 생겨나는 모순이지요. 15세 이상의 고등학생과 학교 선생이 서로 좋아해서 순수하게 연애를 했다면 처벌을 못 합니다. 성적인 면에서 본 성인은 만 15세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13살 초등학생과 선생이 아무런 강제성 없이 자발적으로 연애를 했다면 미성년자 보호법에 의해 처벌을 받습니다. 그러나 15살이 넘으면 도덕적으로는 비난을 좀 받을지 몰라도 법적인 처벌은 받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사회적인 성인은 만 18세, 우리 식으로 말하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인 20살이 되어야 하죠. 그러니 아이가 성적 욕구를 갖고 있으며 신체적으로 발현한다는 점을 부정하면 안 돼요.nbspnbsp고등학교 2학년인 딸이 연애를 해서 아이를 가졌다며 상담해온 분이 있었어요. 공개된 자리에서 말도 못하고 개인상담을 신청해서 사람들을 다 물린 뒤에야 겨우 이야기를 하는데 어머니가 마치 하늘이 무너진 양 굴어요. 그래서 제가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아무 일도 아니네요. 아기를 가졌다는 것은 딸이 신체적으로 건강하다는 증거입니다.’nbspnbspnbsp윤리적으로, 혹은 엄마의 요구대로 보면 큰일이지만 제가 볼 때는 달라요. 고등학교 2학년은 17, 18살이니까 옛날 같으면 시집가서 애 한둘은 낳았을 나이예요. 그러니 아이를 가졌다는 것은 신체가 건강하고 이상이 없다는 뜻이에요. 옛날에는 엄마가 딸을 시집보냈을 때 아이를 못 낳으면 걱정하지, 아이를 가졌다고 걱정하지는 않잖아요. 그러니 아이가 육체적, 정신적으로 잘 성장했다는 뜻인데 그걸 가지고 왜 그러시냐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잘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계속 울어요. 그래서 다시 물었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려고요? 결혼시키면 되지 않아요?’nbspnbsp그런데 그분 말씀이 상대 남자 아이도 고등학교 2학년인데 그 집에서는 반대한대요. 그럼 낙태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니까 불교 신자라서 불살생의 계율 때문에 낙태시킬 수는 없고, 그래서 아이를 낳으면 자기가 키우겠대요. 그래서 제가 그건 안 맞다고 했습니다. 할머니가 키우는 것까지는 좋지만 그러면 아이 엄마는 자기 아이를 평생 동생이라고 불러야 하고, 아이는 엄마를 언니라고 불러야 하고, 할머니는 이 비밀을 평생 간직해야 하잖아요. 아이가 나이 든 뒤에 ‘사실은 언니가 네 엄마란다’라고 이야기하면 아이의 정신적 충격이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물론 할머니가 지금 이 나이에 어린 아이를 다시 키우기도 쉽지 않고요. 아이를 가진 게 문제라고 생각하니까 해결한답시고 이런 궁리를 하는 거예요. 부처님께서 ‘제1의 화살을 맞을지언정 제2의 화살은 맞지 말라’라고 하셨는데 그게 이런 이야기입니다.nbspnbspnbsp낙태는 신앙 때문에 안 된다고 하므로 그렇다면 ‘입양을 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권했습니다. 낳자마자 엄마가 아이를 안 본 상태에서 바로 입양시키면 아이를 버리는 게 아니라 복 짓는 일이 됩니다. 아이를 원하지만 못 낳아서 못 키우는 사람들에게 내가 낳아서 줬으니까요. 그런 일을 해줬으니 좋은 일이잖아요. 다만 얼굴은 보지 말고, 나중에 절대 찾지도 말라고 했어요. 그래서 입양을 시켰어요. 보낸 뒤 처음에는 생각이 나고 보고 싶겠지만 아이를 아예 안 봤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그 감정이 차차 누그러집니다. 뱃속에서 태아일 때 잃은 것과 낳은 뒤 아이를 잃은 것은 다르게 느껴지잖아요. 그래서 시간이 흐르니 생모도 마음이 편해지고, 지금은 결혼해서 잘 살고, 상담자도 편안하게 자기 생활을 잘 하게 되었어요.nbsp이렇게 큰일이라고 생각해버리면 더 큰 일을 만들고 또 더 큰 일을 만듭니다. 큰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야 해요. 예전에 전교조가 탄압받던 시절 학교에서 쫓겨난 선생님들이 청소년들 상담을 해주는 참교육연구소를 만들었어요. 제가 방문해서 어려움이 뭐냐고 물었더니 아이들이 상담해야 할 문제는 상담하지 않고 엉뚱한 것만 상담해서 힘들대요. 어떤 상담이 힘드느냐고 하니 스님한텐 차마 이야기 못한다면서 한참 망설이더니 하는 이야기가 이래요. 전화해서 시험공부가 어렵다거나 진학 고민으로 상담을 하면 좋을 텐데, 전화해서 대뜸 ‘선생님, 제 고추가 섰어요’ 이런다는 거지요. nbspnbspnbsp그러니까 여선생님들이 전화를 받았다가 놀라서 ‘야, 너 어느 학교 몇 학년 몇 반이야?’ 이렇게 된대요.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nbsp‘진로 상담이야 학교 내 상담소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상담이에요. 아이들이 괴로워하면서도 상담을 못하는 건 성적인 문제잖아요. 학교에서 못하는 참교육을 하는 상담소라기에 전화해서 물었는데 그렇게 난리를 피우면 간판을 떼야지요. 그게 무슨 참교육이에요?’nbspnbsp‘아이들이 그렇게 전화하는 걸 어떡해요?’nbsp‘어떡하긴요? 지금 몇 살인지 물어보고 그 나이에 그런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신체가 건강하게 잘 자랐다는 뜻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면서 그건 자연스러운 발현이라고 이야기해주면 되죠. 그런데 그걸 가지고 뭘 그리 난리를 피워요. 아이는 그게 힘드니까 전화해서 물은 거고, 선생님은 선생님이 할 수 있는 선까지 얘기해 주면 되잖아요.’nbsp이렇게 대답을 해주었는데요. 요즘은 아이들이 조숙하다고들 합니다. 그런데 남자 아이가 중학생이거나 초등학교 6학년쯤 되면 아이가 어릴 때처럼 엄마가 집안에서 옷을 제대로 안 갖춰 입거나 샤워하고 그냥 나오거나 하면 사춘기 아이들에게 정신적으로 큰 고통이 됩니다. 그리고 안그래도 충동이 일어서 어쩔 줄 모르는 아이에게 계속 보약을 사 먹여서 아이들이 감당을 못 하게 하고요. 이런 게 무지라는 거예요. 좋아할 줄만 알지 그 좋아함이 아이들에게 어떤 고통이 되는지를 전혀 모르고 생각지도 않아요. 그런 것들을 엄마들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해요.nbspnbspnbsp그리고 지금 질문에서 아이가 상담한 내용은 일리 있는 이야기예요. 좋아하는 사람과 사랑을 나누고 싶다는 건 좋은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첫째, 법률적, 사회제도적으로 만 18세, 즉 20살까지는 미성년으로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 전에 그런 일이 일어나면 뒤따르는 책임이 굉장합니다. 쥐가 쥐약을 먹듯이 먹고 싶어 먹었지만 조금 있다가 죽게 되듯이 그 행위 뒤에 책임져야 하는 일이 많아서 감당하기 어려워요. 그 욕망, 욕구는 이해되지만 뒤따르는 책임이 워낙 크기 때문에 자제하는 것을 지혜라고 해요. 어떤 물건을 갖고 싶다고 훔치면 처벌을 받고, 예쁜 여자를 안고 싶다고 껴안으면 성추행으로 처벌받습니다. 10원 빌리고 1,000원을 갚는 것처럼 큰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데도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에요. 돈이 필요한 건 이해되지만 그렇게 돈을 쓰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잖아요. 옳고 그른 걸 떠나서 바보 같다는 겁니다. 적자가 나는 인생이에요. 이걸 첫째로 이야기해줘야 해요.nbsp그래도 그런 욕구를 본인이 감당하지 못한다면 그 과보를 스스로 책임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도 해줘야 합니다. 이건 누구도 대신해줄 수가 없는 거예요. 이렇게 선택과 책임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게 좋습니다.nbspnbsp‘20살이 넘었을 때 그런 일이 생기면 그건 그때 가서 다시 이야기하자. 그런데 그때는 네가 선택할 자유가 있다. 그러나 선택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르기 때문에, 상대를 좋아하는 것은 좋지만 그에 따르는 책임을 네가 다 질 수 있는 관계인지 따져봐야 한다.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네가 다 감당할 수 없는 관계라면 그런 권리가 있더라도 행사하지 않고 다시 한 번 서로 의논해보는 것이 좋겠다. 지금은 욕구는 이해되지만 너가 미성년자이므로 선택의 권리가 없다. 선택의 권리가 없는데 행하면 과보가 더 크다. 20살이 지나서는 선택할 권리가 있지만 그 때도 선택에는 항상 책임이 따른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nbsp이렇게 대화를 해나가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nbspnbspnbsp현실에 엄연히 존재하는 욕구나 현상을 무시하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좋은 태도는 아닙니다. 그러면 엄마 몰래 만나요. 남자친구 만난다고 엄마한테 이야기하면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무슨 짓이냐’고 욕하니까 다음부터는 말을 안 해요. 그러다가 나중에 무슨 사고가 생겨서 학교에 불려 가면 ‘우리 아들, 딸이 이럴 줄 몰랐다’ 이러고 난리를 피워요. 그건 어리석은 짓입니다. 아이들의 이런 상담은 야단칠 일은 아니에요. 엄마가 생각하기에 옳은지 그른지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그 아이의 입장에서는 그게 궁금하기 때문에 문제 제기를 하는 겁니다. 그런 관점에서 여러분들이 자라나는 자녀들을 바라보고 대응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합니다.”nbsp“네, 감사합니다. ”nbspnbsp“그런데 어른들을 보면 자기도 학교 다녔을 때 공부 별로 못했으면서 아이들에게는 늘 공부 잘 하라고 해요. 자기도 고등학교 때 몰래 연애해놓고 아이들 앞에서는 늘 성인군자인 척 하고요. 그러지 마세요. 그 사람이 갖는 고뇌는 고뇌대로 받아주되, 다만 우리가 어릴 때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공부할 나이에 공부를 안 하니까 나중에 손실이 생겼으니 그 이야기를 해주세요. 그렇게 할 수는 있지만, 그렇게 했을 때 돌아오는 손실이 내가 보기엔 크다는 이야기를 해주는 겁니다.nbspnbsp‘엄마도 그 나이에 그랬다. 지금 돌아보면 그런 마음은 이해되지만 그 선택은 나중에 손실이 크니까 네가 심사숙고하는 게 좋겠다.’nbsp이렇게 대화를 해나갈 필요가 있어요.nbspnbspnbsp윽박지르면 결국에는 부모 몰래 하게 됩니다. 여러분들 모두 ‘우리 아들은 절대로 이상한 사진 안 보고 여자친구 안 만날 거야’라고 생각하죠? 안 그래요. 우리 어릴 때를 생각해보세요. 수십 년 전에도 이미 그런 소설을 가져와서 책상 밑으로 돌리고, 몰래 술 마시고 영화 구경하다가 잡혀서 정학 당했잖아요. 그러던 사람들이 지금 어른 노릇을 해요. nbsp여기에 우리 교육의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는 착실한 사람이 교사가 많이 되는데 이건 별로 좋은 현상이 아닙니다. 착실한 사람이 선생이 되니까 착실하지 못한 아이들을 이해하지 못해요. 공부 잘하던 사람이 교사가 되니까 공부 못 하는 아이를 이해 못 하고요. 이게 큰 문제입니다. 그러니 오히려 학교 다닐 때 말썽도 좀 피우고, 공부도 좀 못하고, 왕따도 당해본 사람들이 나중에 깨우쳐서 교육자가 되면 공부 못하거나 왕따 당하거나 말썽꾸러기 취급당하는 아이들을 대할 때 자기 어릴 때 경험을 생각해서 ‘저 나이 아이들은 저럴 수 있구나’ 이렇게 받아들이면서 아이들을 지도할 수 있어요.nbspnbsp그런데 우리는 착실한 사람이 대부분 교사가 되기 때문에 그런 아이들을 보면 눈이 확 돌아가서 ‘이 자식들이 어디서 담배를 피워?’ 이렇게 됩니다. 그러는 자기도 지금 담배를 피우고 있잖아요. 선생은 담배 피우면서 학생더러는 담배 피우지 말라고 하면 말이 안 되잖아요. 아이들에게 담배 피우지 말라고 하려면 교사가 담배를 피우지 않아야 하고, 아이더러 일찍 들어오라고 하려면 아빠가 일찍 들어와야 합니다. 그런데 자기는 늦게 들어오면서 아이에게는 일찍 들어오라고 야단치면 애들이 아무 대꾸 없이 방에 들어가서 문을 탁 닫아버려요. 그럴 때 겉으로는 아무 소리 않지만 속으로는 ‘너는? 너나 잘 해라’ 이러는 거예요. nbspnbspnbsp나이가 어리고 아직 밥 얻어먹는 처지니까 대놓고 말하지 않을 뿐이에요. 그러다 나이가 들어 키가 크고 힘도 세지고 살만해지면 부모에게 대들고 집을 나가는 거예요.”nbsp즉문즉설이 모두 끝나자 청중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내며 공감하는 마음을 표했습니다. 질문자도 “잘 알겠습니다” 하며 스님의 답변에 공감을 하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nbspnbspnbsp쉽게 답하기 곤란할 법도 한 질문에도, 역시나 스님은 명쾌하고도 유쾌하게 답을 주었습니다. 현실적인 예시를 들어주니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한바탕 크게 웃으며 즐거움과 더불어 지혜까지 얻어 갈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nbspnbsp마지막으로 스님은 강연을 마무리하면서 사물을 긍정적으로 보면 행복해질 수 있다고 강조해 주었습니다. 그러면서 2G폰을 아직도 쓰고 있는 스님의 이야기를 그 예로 들려주었습니다.nbspnbspnbsp“제가 지금 2G 전화기를 가지고 있는데, 그 이유는 이 세상에서 가장 최신식 전화기를 사기 위해서예요. 최신 폰이라고 하면서 새로 나왔는데 조금 지나면 또 새로운 폰이 나올까봐 싶어서 못 사는 거예요. nbspnbsp농담으로 하는 이야기지만 이렇게 사물을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는 말입니다. ‘하고 싶은데 못 한다’, ‘하면 안 된다’가 아니라, ‘할 수는 있지만 나는 안 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게 진정한 자유예요. ‘인생을 자유롭게 살아야지 묶여서 눈치보고 살 이유가 뭐가 있어요?’ 이렇게 얘기할 수는 있지만 ‘그렇게 하면 나에게 불이익이 생기니까 하지 않는다’ 이렇게 생각해야죠. 계율도 억지로 지키면 안 돼요. 지키는 게 나에게 유리하니까 지키는 거예요.nbspnbsp이렇게 사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게 여러분을 자유롭게 만듭니다. 내가 하고 싶은 걸 다 하는 게 자유가 아니에요. 감사합니다.”nbsp언제나 긍정적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스님의 이야기에 모두 큰 웃음을 지으며 공감의 박수를 보냈습니다.nbspnbspnbsp강연이 끝나고는 곧바로 책 사인회가 진행되었습니다. 사인회가 열리는 공간의 뒤쪽에는 lt야단법석gt 포스터가 크게 걸려 있었습니다. 세계 100개 도시를 다니면서 하루도 빠짐없이 전 세계의 사람들을 위해 즉문즉설을 펼친 신간 lt야단법석gt의 포스터였습니다. 모두들 강연의 여운이 가시지 않아 환희심 넘치는 표정으로 책을 껴안고 긴 줄을 섰습니다.nbspnbsp▲ 책 사인회nbsp첫 질문자였던 네 아이 엄마는 “스님의 답을 듣고 내 속의 문제를 알고 나니 감동의 눈물이 나고 속이 뻥 뚫린 느낌”이라고 했습니다. 이번에 소개된 질문의 주인공인 세 번째 질문자는 nbsp“선택과 책임이라는 부분에서 삶의 방향이 선명해진다”며, “기본을 잊고 살아온 삶에 대해 반성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 며 소감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딸을 이해하고 성교육을 잘 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었습니다.nbsp스님의 사인회가 끝나고 나서는 봉사자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번 용인 강연을 위해 발 벗고 뛰어다닌 용인법당, 기흥법당, 처인법당, 각 법당 별로 세 번에 나눠 사진을 찍었습니다.nbsp▲ 오늘 강연을 준비한 용인정토회 자원봉사자들.nbspnbsp강연을 준비한 봉사자들에게 따뜻한 악수를 청한 스님은 또 다음 강연장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nbsp▲ 봉사자들이 용인 법당, 기흥 법당, 처인 법당 중에서 어느 법당 소속인지 물어보고 있는 스님nbsp봉사자들은 스님과 함께 강연을 멋지게 해냈다는 기쁨에 서로에게 ‘수고 많으셨습니다’라며 인사하고 마무리를 하였습니다.nbsp가을이 끝나가는 겨울의 문턱에서 비에 흠뻑 젖은 낙엽들을 밟으며 용인시청 스님 강연에 오신 모든 분들이 따뜻하고 복된 선물 받아갔으리라 생각합니다.nbsp용인시청을 나온 스님은 곧바로 서울로 향했습니다. 오후 3시 무렵에 서울 정토회관에 도착해 원고 교정 작업과 업무를 보다가 오후 5시 30분에 저녁 강연이 열리는 과천으로 향했습니다. 과천에서 열린 즉문즉설 강연 소식은 다음 이야기에 계속 됩니다...nbsp※nbsp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52개 도시를 순회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강연 일정을 확인한 후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강연장으로 오세요.nbspnbspnbsp강연은 선착순 무료 입장이며, 질문을 하고 싶은 분들은 강연장에 직접 오셔서 사전 신청을 하셔야 합니다.nbsp
2015.11.17 평화재단 창립 11주년 기념 심포지엄
nbsp안녕하세요. 오늘은 평화재단 창립 11주년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스님은 창립 11주년 기념 심포지엄에 참석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경청한 후 ‘통일코리아를 위한 한국 사회의 성찰과 변화’에 대해 정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오늘도 새벽 예블과 기도로 하루를 시작한 스님은 아침 7시부터 평화재단에서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을 시작으로 연이어 미팅과 회의를 한 후 오후 1시에 평화재단 창립 11주년 기념 심포지엄이 열리는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 도착했습니다.nbsp먼저 도착한 윤여준 전 장관님을 비롯한 내외빈 분들과 담소를 나누다가 1시 30분이 되자 식이 시작되었습니다.nbspnbsp▲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nbsp행사를 시작하면서 사회자가 “다함께 평화재단의 11주년 생일을 축하하는 의미로 큰 박수 부탁드리겠습니다.” 고 하자 모두들 환호와 함께 박수갈채를 보냈습니다.nbspnbspnbsp이어서 평화재단의 11주년을 기념하는 인사 말씀을 법륜 스님이 해주었습니다. 스님은 11년 전 보다 오히려 전쟁의 위기가 더 심해졌고 평화 지수도 더 낮아졌다며 지난 활동의 미약함을 반성했고, 대한민국이 발전했지만 왜 국민들은 행복하지 못한지 원인을 분석하며 그 대안으로 통일이 유일한 희망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nbspnbsp“지금부터 11년 전에 ‘앞으로 중국이 급격하게 부상하게 되면,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새로운 패권경쟁이 생기면서, 힘의 재편성이 이루어지지 않겠느냐. 그러한 세력 변환기에 우리가 잘하면 이 현상 변경을 통해서 통일의 기회를 잡을 수도 있겠지만 잘못하면 분단 고착화로 갈 위험도 있다. 그래서 다가올 10년 내지 20년은 우리에게 갈등의 위기이자 통일의 기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한반도에 다시는 전쟁이 없도록 항구적 평화를 정착시키고, 그 평화를 딛고, 우리의 비전인 통일한국을 만드는데 작은 힘이라도 기여해 보자’고 해서 민간 차원의 평화재단을 창립하게 된 것입니다. nbspnbspnbsp그런 후 11년이 흘렀는데 예측한 대로 중국이 급격히 부상하여 소위 G2시대라는 새로운 국제질서가 형성되었습니다. 우리가 예측은 잘 했지만 그것을 극복할 실천력은 담보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10년 전보다 한반도를 둘러싼 전쟁 위기, 안보 위기의 지수는 높아졌고, 남남갈등은 더 심해졌습니다. 이렇게 돌아보면, 저희들 활동의 미약함을 반성하게 됩니다.nbspnbsp올해로 분단 70년이 되었는데, 지난 70년을 돌아보면 전쟁과 분단의 어려움 속에서도 대한민국은 많은 발전을 해 왔습니다. 경제적으로 성장했고, 정치적으로 민주화를 달성했고, 안보적으로 국방력도 많이 강화됐습니다. 그래서 종합적으로 볼 때 ‘대한민국은 발전했다’ 이렇게 평가하는데 우리가 인색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에 사는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높아졌는가 하면 여러 지표상 그렇지 않습니다. 가난했던 한국이 국가 GDP 세계 13위, 1인당 GDP 세계 28위 정도의 양적 발전을 했음에도 대한민국 국민의 행복지수는 세계 117위라고 합니다. 우리와 순위가 비슷한 나라들은 우리가 이름도 잘 모르는 아프리카의 나라들입니다. 자살률은 세계 1위, 출산율은 세계 최저인 소위 ‘행복하지 못한 대한민국 국민들’입니다.nbspnbspnbsp대한민국은 발전했는데 왜 국민들은 행복하지 못할까요? 첫째, 경제적으로 보면 절대빈곤에서는 벗어났지만 상대적 빈곤이 심화됐기 때문입니다. 양극화가 지나치게 심화돼서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빈곤감은 오히려 커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지속적으로 성장해 오던 한국 경제가 정체국면에 들어서서 ‘성장의 활로를 잃었다’, ‘성장 동력이 거의 소진됐다’고 평가되면서, 20년 전에 시작된 일본의 장기불황의 초입에 우리가 진입해 있습니다. 그래서 성장이 멈추고, 빈부격차가 심화되면서 국민의 삶의 질이 떨어지고 있습니다.nbspnbsp둘째, 여러 지자체 장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치적 민주화가 달성됐음에도 권력이 너무 중앙에 집중돼 있으니, 지방분권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또 양당이 지역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어서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마치 남북이 적대적 공존을 하듯, 양당도 적대적 공존을 하는 형국이 정치 발전에 큰 장애라는 것입니다. 또 일부에서 비판하듯이 행정부, 사법부, 입법부, 3권 분립이라는 헌법정신을 넘어서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문제도 있습니다.nbspnbsp셋째, 국방력이 상당히 발전했음에도 최근 몇 년을 돌아보면 6.25전쟁 이후 ‘전쟁위기’라는 말이 여러 번 제기될 만큼 전쟁의 위험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안보 불안감이 오히려 커졌습니다.nbspnbspnbsp이렇게 보면 양적 성장에 비추어서 질적으로는 오히려 불량해졌다는 평가를 하는 분도 있습니다. 과연 이런 우리의 실정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나아가 이 현실을 딛고 경제적으로 지속적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일까요? 또 빈부격차를 해소할 길은 무엇일까요? 정치적으로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은 무엇일까요? 남북 간의 긴장을 완화시키고, 또 남북 간의 협력을 강화하는 그런 길은 무엇일까요? 미.중이라는 양강의 패권경쟁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균형을 이루어야, 우리의 옛 친구인 미국과의 동맹 관계도 유지하고, 새로운 친구인 중국과도 협력하면서 우리의 안보도 유지하며 경제적 성장도 지속할 수 있을까요?nbspnbsp우리는 지난 50년간 대한민국만 발전하면 된다고 생각하며 달려왔고 일부 성과도 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대한민국만으로, 즉 분단체제 하에서 더 이상 대한민국의 발전은 없습니다. 또 대한민국만으로는 우리 민족의 미래를 설계하기도 어렵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대한민국을 넘어서서, 남북을 통합한 하나의 민족적 관점에서 새로운 대한민국, 통일대한민국을 그릴 때만 경제적 성장도, 정치적 발전도, 안보문제도 풀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통일은 단순히 ‘우리는 같은 민족이니까 통일하자’는 뜻을 넘어서서 통일은 우리의 경제적인 문제이고, 우리의 정치적 질을 높이는 문제이고, 우리가 발전과 평화로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 되고 있습니다. nbspnbspnbsp통일코리아로 가는 길에 결국 한국사회가 중심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오늘 심포지엄에서는 ‘한국사회는 어떤 자기성찰과 변화를 통해서 통일의 주역으로서 중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라는 문제를 살펴보게 되었습니다.”nbspnbsp스님의 현실 진단과 통일한국의 비전에 대해 참석한 전문가들과 청중들 모두 공감을 표하며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스님의 인사 말씀 속에는 오늘 11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각 전문가들이 발표하고자 하는 내용의 핵심이 모두 들어있는 것 같았습니다.nbspnbsp이어서 지난 1년 동안의 평화재단 활동 모습이 담긴 영상을 시청했습니다. 평화재단은 하루 빨리 평화통일을 이뤄서 동북아의 평화, 나아가서는 세계의 평화 정착에 기여하고자 11년 전에 설립되었습니다. 평화재단에는 평화통일 연구를 하는 평화연구원과 우리 사회에 깨어있는 시민을 배출하는 평화교육원, 그리고 사회에 의미있는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직접 활동을 하는 평화운동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특정 사상이나 이념, 정파에 치우치지 않고 이 땅에 다시는 전쟁과 구조적인 폭력이 이뤄지지 않도록 시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평화통일 활동을 고민하면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그 모습이 영상으로 생생하게 보여졌습니다. 영상물 상영이 끝나자 대중들은 평화재단의 이와 같은 노력에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냈습니다.nbspnbsp▲ 평화재단이 걸어온 지난 1년을 보여주는 영상nbsp그리고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님의 축사와 김형기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원장님의 여는말이 이어졌습니다. 두 분 모두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오히려 후퇴하고 있는 지금의 남북 관계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면서 이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난 11년 동안 한결 같이 평화통일을 위해 노력해 온 평화재단의 활동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nbspnbsp▲ 축사를 하고 있는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님nbsp▲ 여는말을 하고 있는 김형기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원장님nbsp이어서 오늘 사회와 발표를 맡은 분들 모두가 무대 앞으로 나와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nbspnbsp▲ 발표자들과 함께 기념 사진nbsp이렇게 기념식을 마치고 최상용 서울신학대학교 석좌교수님의 사회로 심포지엄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심포지움은 광복과 분단 70년을 맞아 한반도 통일을 위한 과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경제적·역사적·인문학적·정치안보적 입장에서 고민하는 자리로, 한반도의 미래인 통일코리아는 어떤 나라가 되어야 할지 희망의 모델을 그려보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nbspnbsp▲ 사회를 맡은 최상용 서울신학대학교 석좌교수님nbsp먼저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의 기조발제가 있었습니다. 김진현 이사장은 대한민국을 세계의 여러 문제점들이 첨단으로 나타나고 있는 ‘인류지구촌문제군의 중심’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가장 낙후된 후진국에서 유례없이 빠르고 압축적인 ‘근대화혁명’을 이룬 국가이지만, 동시에 그로인해 근대화의 모델이었던 서구보다도 두드러진 폐해가 나타나는 나라라고 분석하면서 이러한 대한민국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이는 곧 인류 전체의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문명을 창조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대한민국 내부를 ‘정의와 평화’가 번영하는 새로운 사회로 만들고, 이 힘을 기반으로 외부의 북한과도 진정한 평화와 통일의 길을 이룸으로써 세계적으로도 모델이 될 수 있는 새로운 문명을 창조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nbspnbsp▲ 기조발제를 하고 있는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nbsp이어서 본격적인 발표가 진행되었습니다. 첫 번째로 원용찬 교수님은 ‘욕망은 있으나 희망은 없는 사회 성장 신화와 한국인의 욕망’ 이라는 주제를 발표하면서 대한민국은 빠른 경제성장을 목표로 하는 국가주도의 자본주의로 운영되어 사회 전체가 경제성장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성장 신화에 포획되었다고 말했습니다. 물질적 부의 증대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사회풍조가 개개인의 다양한 종류의 욕망을 단일화함으로써 그 직선 안에서의 서열화·계층화를 야기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압축성장을 위한 불균형 투자 정책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서울과 지방, 영남과 호남 간의 양극화를 불러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고도성장이 불가능한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었으므로, 사회적 절망과 분열을 막기 위해서는 성장신화에서 벗어나 경제적 부의 커다란 불평등을 바로잡고, 경제적 부에만 몰려 있는 사회적 욕망을 다양한 가치로 분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nbspnbsp▲ 첫번째 발표자. 원용찬 전북대학교 상과대학 경제학부 교수님.nbspnbsp이어서는 박태균 교수님이 “우리는 어떤 길을 걸어왔는가? 한국 현대사 조망과 성찰“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습니다. 박 교수님은 광복 이후 지난 대한민국의 역사를 돌아보면 시기 시기마다 커다란 기회와 위기가 교차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기회와 위기마다 그에 대한 제대로 된 성찰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같은 종류의 위기가 정치·경제·사회 분야에서 그대로 반복되어 왔으며, 이는 작년의 세월호 사건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따라서 위기가 있을 때마다 이를 적절하게 성찰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nbsp▲ 두번째 발표자. 박태균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국제학과 교수님.nbspnbsp다음으로는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이 안보적 관점에서 한국 사회를 진단했습니다. 이대근 논설위원은 우리 국민들 사이의 북한에 대한 위협인식 정도와 대북 정책에 대한 의견은 한 쪽으로 수렴해가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자료를 들어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이와 달리 정치권에서는 안보 현안이 실제로 국가에 미치는 영향과 상관없이 정파의 이익을 위한 도구로 동원됨에 따라 사회적으로 매우 분열적이고 갈등적인 양상을 띠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혐오를 바탕으로 한 ‘종북 논쟁’은 그것이 등장할 때마다 정치사회적 이슈를 마비시키는 강력한 힘을 발휘하면서 보수정권의 헤게모니를 유지하는 기능으로 활용된다고 지적했습니다.nbsp▲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nbsp네 번째 발표는 고경빈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연구위원님이 평화재단에서 실시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발표를 진행했습니다. 평화재단은 통일시대를 준비한다는 면에서 우리 사회의 현 주소를 알아보기 위해 남한과 북한을 모두 경험해 본 북한이탈주민 530여명을 대상으로 남한 사회에 대한 의식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조사결과 북한이탈주민은 대다수가 북한보다 먹고 살만한 현 남한 생활에 만족하나, 남한의 심각한 양극화와 무한경쟁, 이를 부추기는 물질만능주의를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했습니다. 또한 돈이 인간의 가치에 앞서는 모습, 북한이탈주민이나 다문화 가정에 대한 남한 사람들의 편견과 차별을 지적하면서, 사람을 사람 그 자체로 존중하는 문화가 정착되지 않으면 통일이 되더라도 사회적 갈등이 심각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nbsp▲ 고경빈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연구위원nbsp마지막 발표는 김호기 교수님이 “통일 코리아를 위한 민주주의의 실현과 시민으로서의 각성 남남갈등 해소와 통일 교육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표했습니다. 김호기 교수는 통일 이후 한국이 갖게 될 정치체제는 무엇이 되던 넓은 의미의 민주주의 체제일 것이며, 이런 통일과 그 이후의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남남갈등 해소와 통일교육이 필수적이라고 말했습니다. 통일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남한 내에서 갈등이 첨예한 대북정책과 통일에 대한 민주적 합의를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고, 통일을 왜,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학교와 공론장에서의 시민교육 실시를 통해 통일을 준비해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nbspnbsp▲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님nbsp이렇게 한국 사회를 진단한 발표자들의 상호 토론을 통해 청중들은 현재의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다 종합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nbspnbsp발표가 끝난 후 두 번째 세션에서는 최상용 교수님의 사회로 발표자들의 활발한 토론이 이뤄졌습니다. 발표자들은 현재의 대한민국이 새로운 사회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는 한반도의 통일을 통해서라는데 입장을 같이 했으며, 이런 기회로서의 통일을 ‘어떻게’ 이뤄야 살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각자의 의견을 개진했습니다. 스님은 맨 앞자리 앉아 처음부터 끝까지 발표자들의 발표와 토론을 경청했습니다.nbspnbsp▲ 토론을 경청하고 있는 스님nbsp▲ 두번째 세션. 토론 시간. nbspnbsp마지막으로 청중석에서 질문을 받는 시간을 가졌는데 여러 질문자 중에 한 질문자는 스님에게 답변을 구하며 질문을 청했습니다. 갈등 상황에 놓인 구체적인 정황을 듣고 스님은 명쾌한 답변을 들려주었습니다.nbspnbsp“저는 지금 3남 1녀와 손자 8명, 도합 16명의 가장 역할도 해야 하고, 해탈과 열반을 추구하는 구도자의 역할과 통일의병의 역할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처지입니다. 저에게는 이 세 가지 역할이 다 소중합니다. 어떻게 하면 다른 것들을 희생시키지 않고, 이 세 가지 역할을 최선을 다해서 할 수 있을지요? 스님의 지혜를 빌려주십시오.”nbspnbspnbsp“16명의 가족과 함께 수행적 관점으로 나라의 통일을 위해서 역할을 한다면 세 가지 역할이 다 통일이 되지 않겠나, 이렇게 생각합니다.”nbspnbsp스님의 짧고 간단한 답변에 모두 웃음을 터뜨리며 공감의 박수를 보냈습니다. 물론 스님은 마지막 정리 말씀 속에서 이 답변에 대해 보충 설명을 더해 주긴 했습니다.nbspnbsp이렇게 무려 4시간 동안의 발표와 토론을 마친 후 마지막으로 스님이 단상에 올라 오늘 심포지엄을 마무리하는 정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스님은 대한민국이 통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자심감을 회복해야 하고, 책임의식을 가져야 하며, 긍정적인 관점으로 바라봐야 함을 강조했습니다.nbspnbsp“제게 인생 상담을 해오는 질문자들은 주로 어린 아이들이 아닌 4060세 가량의 성인들입니다. 그런데 그 질문은 사회 현안과 관련된 것도 있지만 주로 살펴보면 어릴 때 입은 상처가 고뇌의 원인입니다. ‘엄마한테 야단맞았다,’ ‘아버지가 술주정을 했다’, ’엄마, 아빠가 이혼을 했다’, ‘어릴 때 가난했다’, ‘어릴 때 성추행을 당했다.’nbspnbspnbsp제가 질문자를 보면 나이도 들었고 사는 것도 다 괜찮은데, 어릴 때 입은 상처가 악령처럼 그 사람을 정신적으로 지배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서 나이든 어머니가 지금 병원에 누워 계시는데, 어머니를 보면 불쌍해서 간호하고 싶지만 어머니를 간호하다가 의견충돌이 생기면 어릴 때 어머니가 나를 야단쳤던 옛날의 분노가 폭발해서 ‘엄마 꼴도 보기 싫다’는 식으로 문제가 생기는 걸 봤습니다. 또 권위적인 아버지에 대한 상처 때문에 아버지 같은 말투를 쓰는 남편에게 격렬하게 저항을 하거나, 회사에 갔더니 사장이나 상사가 아버지 같은 말투라 못 견디게 힘든 경우를 봅니다. 이런 걸 보면 ‘사람이라는 게 지금을 사는 게 아니라 늘 과거 속에 산다’ 이런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nbspnbsp왜 이 말씀을 드리느냐 하면, 지금 우리 대한민국은 이웃나라가 볼 때는 괜찮은 나라예요. 경제적으로도 괜찮고, 군사적으로도 괜찮고, 정치적으로도 이만하면 동남아시아국가 중에는 괜찮은 편에 속합니다. 그런데 ‘옛날에 우리가 가난했고, 일제로부터 지배를 받았고, 독재시대에 살았고, 북한으로부터 침략을 받았다’는 이 옛날의 기억이 되살아나 피해의식처럼 격렬하게 반응해요. 작은 문제가 생겼을 때 어른임에도 어린애처럼 반응하는 것과 같습니다.nbspnbsp일부 보수 세력이 한편으론 ‘내일 북한이 망한다’고 이야기해요. 또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이 내일 쳐내려온다’며 지금 막 큰일이라도 난다는 식입니다. 그 둘은 앞뒤가 전혀 안 맞는 모순적인 이야기들이에요. ‘북한이 내일 망한다’고 하면서도 북한의 작은 행동에 과거의 기억이 되살아나면 또 ‘내일 쳐들어온다’고 합니다. 이런 과거의 피해의식을 조금만 극복한다면 지금 이대로도 우리는 괜찮은 나라입니다.nbspnbspnbsp과거에는 북한이 우리에게 위협적 존재였지만 지금은 위험한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협적 존재’와 ‘위험한 존재’는 다릅니다. 뱀은 우리에게 위협적인 건 아니고 위험한 존재이거든요. ‘위험’은 관리를 잘하면 됩니다. 그러니까 북한을 두려워할 게 아니라 북한이라는 위험을 잘 관리하면 될 것입니다.nbspnbsp또 통일로 나아가기 위해서 ‘북한이 나쁘다’는 식의 선긋기는 더 이상 하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개인 상담을 하면서 아빠가 어떠니, 남편이 어떠니 이런 이야기해 봐야 아무 도움이 안 되는 것과 같아요. 그런 아빠, 그런 남편하고도 살 건지, 안 살 건지를 본인이 결정해야죠. 살려면 현실을 수용하고 그 속에서 내가 행복해져야 되듯이, 북한하고 통일하는 것이 우리의 미래에 더 낫다면 북한과 어떻게 통일할 거냐 하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을 우리가 찾아나가야 되는 것이지, 북한에 대해서 악쓰고 욕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닙니다. 한편 ‘북한하고 안 살겠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통일에 대한 반대세력이라고들 얘기하지만 그게 꼭 통일에 반대하는 게 아니고 혐오가 있으니까 좀 거부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조금만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함께 가는 것이 모든 면에서 유리하고 이익임을 알 수 있어요.nbspnbsp이런 면에는 저는 첫째, 우리 대한민국이 조금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두 번째는 민족에 대한 책임의식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만 잘 보호하고, 잘 발전시키면 된다’ 하는 생각을 했다면 이제는 그런 생각을 조금 넘어서서 북한까지 포함한 우리 민족 전체, 즉 ‘한민족을 발전시키고 보호해야 된다’, 더 나아가서 ‘우리가 동아시아의 지역적 평화를 가져오고, 동아시아 전체의 이익을 가져와야겠다’고 하는 책임의식이 필요합니다.nbspnbspnbsp아까 질문에 짧게 대답해서 질문을 가볍게 여기는 것으로 느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저는 통일을 ‘통일이냐, 목숨이냐’ 이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일제시대 때 독립운동은 목숨을 걸고 했고, 민주화운동은 감옥 갈 각오를 하고 했지만 지금의 통일운동은 그렇게 목숨 걸고 할 일도 아니고, 감옥 갈 각오로 할 일도 아닙니다. 왜 그걸 이분법적으로 생각하는지 모르겠어요. 통일은 우리의 자녀들, 손자들까지 포함한 우리 모두에게 안전과 비전을 가져오는 일이니까 아이들하고 손잡고 같이 이 문제를 풀어도 됩니다. 내가 살아가는 삶과 이 문제를 왜 분리시켜서 ‘삶을 포기하고 통일운동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까? 내 삶을 더 잘 살기 위해서 통일운동을 하는 건데요.nbspnbsp통일에 드는 비용은 없어지는 비용이 아니라 철도든 도로든 건설해서 더 큰 이익을 가져오는 투자의 개념입니다. 투자는 돈이 많이 들면 빌려서 하면 되고, 빌릴 데가 없으면 천천히 하면 됩니다. 그런데도 통일 비용을 걱정하는 것 역시 개념인식을 잘못하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가 아닌가 합니다.nbspnbspnbsp꼭 경제적으로만 따져서 통일을 논하는 건 아니지만, 남북이 통일되면 시베리아 가스나 사할린의 석유 등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고, 시베리아의 횡단철도를 통한 물류 혁명이 일어나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날 수도 있는데, 이 또한 개념인식을 잘못해서 비용만 계산하다보니 통일이 손해라고 여깁니다. 철도 놓는데 3조원 든다고 해서 이걸 통일비용으로만 계산해서는 안 됩니다. ‘그 3조원을 투자하면 10년 안에 본전이 빠지고, 20년 안에 이익이 얼마 난다’ 이렇게 생각하면 그 돈은 외국으로부터도 얼마든지 투자받을 수 있어요. 전 세계적으로 보면 투자처를 못 찾아서 돌아다니는 유동자금이 엄청나게 많거든요.nbspnbsp이렇게 긍정적인 관점에서 보는 게 필요합니다. 무턱대고 낙관적인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일어날 긍정성을 생각해야 해요.nbspnbsp방금 전 토론에서 ‘우리 사회를 먼저 좋은 사회로 만드느냐, 통일을 먼저 하느냐’는 문제를 이야기하셨는데, 그것도 선후의 문제는 아닙니다. 통일이 된다면 정체된 우리 사회에 ‘북한개발’이라는 하나의 성장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고, 남한의 자본과 기술에 북한의 노동력을 결합한다면 지금 세계 생산기지가 중국에서 인도로 이동하듯이 다음에는 북한이 새로운 생산기지가 될 수도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통일은 이렇게 많은 시너지 효과를 낼 여지가 있습니다.nbspnbsp또 우리 사회가 복지국가로 가는데 드는 비용을 부자들에게 빼앗아 쓰려면 저항이 많겠지만 성장을 해 나가면서 빈부격차를 줄이는 쪽으로 간다면 그게 훨씬 우리 사회를 아름답게 만들고 이념적 대립도 극복하기 용이한 길입니다. 우리 사회를 그렇게 빈부격차가 줄어드는 사회로, 민주주의가 심화되는 사회로 만들어간다면, 이것은 또한 북한 주민들이 볼 때 남한이 살고 싶은 나라가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북한 주민들의 통일에 대한 욕구가 훨씬 강해지기 때문에 그것이 곧 통일운동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굳이 어떤 게 먼저고 어떤 게 나중이 아니라 동시에 추진해 나갈 문제라고 생각합니다.nbspnbspnbsp아까 질문한 질문자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아이들 손잡고 생활해 가면서 통일운동을 하시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통일운동 한다고 해도 지금 정부와 충돌할 일도 없고, 벽돌 던질 일도 없잖아요. 통일운동의 핵심은 통일을 강력하게 추진할 정부를 구성하는 것이고, 그 정부를 구성하는 길은 투표만 잘하면 되는 것인데, 요즘 세상에 투표해서 감옥 갈 일은 없어요. 통일운동은 생활하는데 아무 지장이 없는 운동입니다. 다만 우리가 옆으로 확산을 시켜야 할 일 입니다.nbspnbsp그리고 수행이라는 게 앉아서 참선해야만 수행이 아니고, 부정적인 생각을 항상 긍정적으로 바꾸는 것이 수행입니다. 그러니 통일의 희망을 가지고 기쁜 마음으로 통일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꾸어가면서 운동을 하면 그것 자체가 수행인 것입니다. 참선하고 염불하고 절하는 건 다 부정적 사고를 긍정적 사고로 바꾸기 위함이 목적입니다. 통일운동을 보살행이라고 하는 것도 바로 그런 의미니까 통일운동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nbspnbspnbsp원효의 화쟁사상은 불교의 제 종파가 서로 갈등을 일으키는 것을 회통한다는 철학적 의미도 있지만 통일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삼국이 정치적으로는 통일됐으나 삼국의 사람들은 통일이 안 됐어요. 그것을 소위 ‘통일 후유증’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가야와 신라처럼 합의통일을 했다면 그런 부작용이 없었겠지만 무력으로 했기 때문에 같은 나라 안에서도 백제나 고구려 사람은 2등 국민, 거의 유민 수준의 취급을 받았어요. ‘그 후유증을 어떻게 치유해 낼 것이냐?’ 하는 것이 원효가 통일 이후 10년간 한 활동의 내용입니다. 원효는 사물을 신라의 기득권층 입장에서 보지 않았어요. 다시 말해 기득권을 버리고, 신라를 넘어서서 백제나 고구려의 유민까지 포함한 입장에서 활동했습니다. 원효가 신라의 지배층에게서 외면당한 이유는 종교적으로 승려라는 기득권을 버렸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삼국 사람을 똑같이 보고 민중적 입장에서 활동했기 ?문이기도 합니다.nbspnbsp그래서 원효는 신라시대에는 전혀 복권이 안 되다가 사후 500년 뒤인 고려시대에 와서 대각국사 의천이 ‘원효가 위대한 분이다’라고 재발견함으로써 복권이 됩니다. 그러면서 ‘화쟁국사’라는 시호가 추존되고 비석도 세워졌어요. 원효가 활동하던 당대 신라 사회에서는 내쳐진 아웃사이더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원효가 민중으로 돌아가 활동했던 10년 동안 그는 백제와 고구려 백성들의 정체성 혼란을 심리적으로 안정시키는, 다시 말해 삼국통일의 후유증을 치유하는 실천적인 활동을 하면서 생을 보냈습니다. 이 점을 우리가 다시 한 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nbspnbspnbsp우리가 통일에 대한 확신을 갖고 통일을 위해서 노력하되, 또한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통일 이후에 북한 주민들이 겪을 정신적인 고뇌, 열등의식 등을 통일 이후에 어떻게 최소화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평화재단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도 나왔지만, 통일 이후에 남한 사람들이 마치 지배세력이나 침략자처럼 북한 주민들에게 접근할 게 아니라 그들을 어떻게 껴안는 자세로 갈 것인지를 우리 남한 사회에서 미리 준비하지 않는다면 통일의 후유증은 굉장히 클 것입니다.nbspnbsp어떻게 통일의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통일의 시너지 효과는 최대로 하느냐 하는 문제는 우리가 통일을 해나가는 과정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달렸습니다. 그래서 통일하는 것만 중요한 게 아니라 통일의 과정을 어떻게 만드느냐도 중요해요. 우리가 무력으로 북한을 통일한다면 첫째, 북한이 저항함으로써 엄청난 피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중국이 개입할 여지가 있어서 통일의 성공 여부가 불투명해요. 세 번째, 설령 통일이 된다 하더라도 중국과 대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통일은 되더라도 동아시아의 평화와 공동 번영에는 될 수 있습니다.nbspnbspnbsp반면 남북이 합의해서 통일을 한다면 첫째, 피해는 없고 시너지 효과가 있습니다. 두 번째, 중국의 간섭을 받을 이유가 없고, 오히려 중국이나 일본과 협력하여 동아시아 공동체로 가는 길에 중심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통일을 통일로만 끝낼 게 아니라 그 통일을 어떤 방식으로 하느냐에 따라 통일 이후에 우리 국가의 발전이 좌우되므로, 또 대한민국만의 발전이 아니라 이웃 나라들과 공동으로 평화와 번영을 누릴 수 있는 길로서의 발전이 되도록 통일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또 그것이 오히려 통일의 쉬운 길이기도 합니다.nbspnbsp오늘 이렇게 발표해 주신 분들, 참가해 주신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nbspnbsp통일의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통일의 시너지 효과를 최대로 하기 위해서는 무력이 아닌 합의에 의한 평화적 통일을 해야 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전문가들과 청중들도 모두 스님의 말씀에 공감하며 큰 박수로 화답했습니다.nbspnbspnbsp특히 통일의 과정 속에서 북한 주민들이 갖게 될 정신적인 고통과 열등의식을 어떻게 치유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말씀에는 설문조사가 시사하는 바가 컸는지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더 적극적인 공감을 보여주었습니다.nbspnbsp이렇게 심포지엄을 모두 마친 후 스님은 발표자 분들에게 찾아가 악수를 건네고 스님의 새책 ‘야단법석’을 선물하며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nbspnbspnbsp프레스센터를 나온 스님은 발표자 분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며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눈 후 서울 정토회관으로 들어왔습니다. 저녁에도 손님이 찾아와 밤늦게 까지 미팅을 더 가진 후 오늘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nbspnbsp내일은 아침 7시에 조찬 모임을 시작으로 오전 10시 30분에 용인시청에서 용인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한 후, 저녁 7시에는 과천 시민회관 대극장에서 과천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 nbspnbsp※ 법륜 스님과 함께하는 인도 성지순례 참가자 접수가 진행 중입니다.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서 인도의 10대 성지를 내 발로 직접 밟아보고 그 감흥을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아래 배너에서 직접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nbsp
2015.11.16 (저녁) 송파구 즉문즉설 강연
nbsp오전에 원주에서 열린 즉문즉설 강연에 이어 저녁 7시부터는 송파 구민회관에서 송파구민과 강동구민을 위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nbspnbsp비가 많이 내리고 있어서 좌석이 남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었으나, 강연 시간이 가까워지자 준비된 600석이 모두 채워졌고, 많은 봉사자들이 나와 시민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모습들이 즐거워보였습니다.nbsp▲ 송파구민회관nbsp한달 전부터 스님을 뵈면 질문하겠다고 미리 예약을 한 60대 질문자는 가게 문도 닫고 왔다면서 2시간 전부터 미리 객석에 앉아 스님을 기다리기도 하였습니다.nbspnbsp7시가 다 되어서 송파구민회관에 도착한 스님은 들어가는 입구에서 청중들을 맞이하는 봉사자들에게 “수고가 많아요” 라고 인사를 나누고 곧바로 3층 강연장으로 올라갔습니다.nbspnbsp▲ 구민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송파정토회 자원봉사자들nbsp1층과 2층까지 600여 명이 자리를 가득 메운 가운데 스님 소개 영상이 끝나자 곧바로 무대 위로 걸어나오는 스님을 보자 청중들은 큰 박수로 환호를 해주었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저녁식사 하셨어요?” 라고 인사한 후 비가 오는데 오시느라 고생하셨다는 말씀과 함께 즉문즉설은 우리들의 어려움을 친구에게 묻듯이 대화를 나누는 것이라고 하면서 대화를 시작했습니다.nbspnbsp“어릴 때 엄마가 나를 야단쳐서 마음에 상처가 된 경우가 많이 있죠. 그런데 내가 엄마 나이가 되어보니 나도 별 볼일 없는 인간이에요. ‘엄마도 짜증을 낼 수 있고 화도 낼 수 있고 욕도 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엄마가 나를 괴롭히려 한 게 아니라 엄마도 그 나이에 사는 게 힘들어서 악을 쓴 것에 불과하구나.’ 하고 느끼게 됩니다. 어릴 때는 아이 입장에서만 엄마를 보다가 내가 커서 엄마가 되어 다시 아이들을 보면, 즉 입장을 바꿔놓고 보면 엄마가 이해가 됩니다. 한쪽만 보다가 전체를 보는 거예요. 그러면 미워했던 감정이 풀어지기 시작합니다.nbspnbspnbsp부처님이 와서 도와주거나 하나님이 와서 대신해주는 게 아니에요. 내가 지혜를 얻게 되면, 즉 깨달음을 얻게 되면 번뇌가 사라집니다. 불을 켜면 어두운 방이 밝아지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천 년 동안 어두웠던 방이라고 해서 불을 켜면 천 년 있다가 밝아지고, 어제 어두웠던 방이라고 불을 켜면 하루 있다가 밝아지는 게 아닙니다. 어둠이 얼마나 오래됐든 관계없이 불을 켜면 바로 밝아져요. 내가 그 상처와 괴로움을 얼마나 크게, 오래 안고 있었든지 관계없이 진실을 보게 되면 어둠이 불 앞에서 일거에 물러나듯 번뇌가 사라집니다.nbspnbsp부처님이 우리를 도와주시는 게 아니라 부처님의 가르침인 그 진리가 우리를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거예요.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라고 하셨어요. 진리를 너무 멀리, 높게 생각하지 말고 우리들이 겪는 일상의 삶으로부터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괴로워하고 의문을 갖는 거기로부터 진리로 통하는 문이 있습니다.nbspnbspnbsp그래서 불가에서는 ‘번뇌 즉 보리’, 즉 괴로워하는 여기로부터 깨달음에 이르는 길이 있다고 했습니다. 성경에서는 ‘고통 속에서 하나님의 음성이 들린다’라고 했습니다. 내 뜻대로 다 이루어져서 기분이 좋을 때가 아니라 우리가 고뇌할 때에야 진정으로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 오늘 여러분들도 편안한 마음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시면 됩니다.”nbsp스님의 이야기가 끝나자 여기저기서 손을 들고 질문을 했습니다.nbspnbspnbsp총 6명이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이혼 후 재혼을 했는데 자식들을 안 보고 살아도 되는지 묻는 40대 엄마, 6년 전에 스님 법문을 듣고 20년 마시던 술도 끊었고, 오늘은 가게 문도 닫고 질문을 하기 위해 2시간 전부터 기다리던 60대 질문자, 직장 상사의 잔소리가 너무 심해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30대 직장인, 짝사랑하는 남자와 7년째 사귀고 있는 남자 사이에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갈등하는 젊은 여성, 중소기업에 다니며 안정되게 생활하고 있으나 미래가 보장되지 않고 흥미가 없어 자영업을 해볼까 고민 중인 직장인, 결혼 13년차 직장맘으로 가장 힘들 때 남편이 바람을 피웠는데 이혼하면 안 되냐고 묻는 두 아이의 엄마까지 다양한 질문에 대해 스님은 막힘 없이 명쾌한 답변을 들려주었습니다.nbspnbsp오늘은 그 중에서 큰 웃음을 선사하며 우문현답을 이끌어낸 60대 아주머니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nbspnbspnbsp“스님을 만난 지 6년이 되었는데 그동안 스님 기도문을 받아 하루도 안 빠지고 기도해와서 성과를 많이 얻었어요. 스님께서 ‘이 세상에서 착하고 어리석은 여자가 제일 무섭다’고 했는데 제가 그런 여자인 줄도 알게 되었고요. 20년 동안 하루도 안 빠지고 술을 마셔도 얼굴에 표가 나지 않으니 가족들도 몰랐는데, 기도한 지 3년이 되니 술도 고기도 노래도 싫어지고 40년 된 화병도 없어졌어요. 그런데 노래는 신기한 게, 트롯트 노래는 듣기도 싫고 하기도 싫지만 트롯트 노래 가사에 ‘관세음보살’을 넣어서 하면 그렇게 좋아요. nbspnbsp기도를 많이 하면 손자가 좋아진다고 하잖아요. 그리고 손자를 위해 보시를 많이 해야 한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되는지요? 스님한테 질문하려고 2년을 벼르고 오늘 가게 손님들도 다 내쫓고 왔어요.nbspnbsp또 딸이 하나, 아들이 하나 있는데 재산 때문에 걱정이에요. 아들이 장사를 두어 번 실패해서 빚을 크게 졌어요. 변변한 직장 없이 낮에 가게 일을 좀 도와주는 정도인데 제가 보기에 심리불안증도 있고 결벽증도 있고 성격 장애도 있는 것 같아요. 지금은 용도 변경한 25평짜리 단독주택 세를 받아서 그걸로 빚을 갚고 있어요. 제가 아들에게 그 집을 아예 넘겨주면 딸이 가만 있지 않을 테고, 놔두고 그냥 죽으면 애들끼리 싸움이 날 텐데 어떡하면 좋아요?”nbsp“다른 분들은 질문을 하나 하는데 질문을 여러 개 하셨으니까 제 답변을 듣기 전에 염불로 노래 한 곡 불러주세요. 관세음보살 트롯트 한번 들어봅시다.” nbspnbsp“노세 노세 젊어서 놀아 ♬ 늙어지면 못 노나니. 화무는 십일홍이요 ♬ 달도 차면 기우느니라.nbsp이 노래에 관세음보살을 넣어 부르면 이렇게 돼요.nbspnbsp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앗싸”nbsp대중들은 질문자가 노래의 곡조에 맞추어 구성지게 관세음보살을 부르니 장단을 맞추어 박수를 치다가 마무리 부분에서 ‘앗싸’라고 하자 박장대소하며 웃었습니다.nbspnbspnbsp“저는 이렇게 염불을 하면 제일 좋아요. 그래서 손님들 없을 때 혼자서 불러요.”nbspnbsp“그래요. 아주 훌륭한 스승님이 지금으로부터 1,300년 전에 이미 그렇게 했어요. 원효대사님이 그 분입니다. 원효대사는 원래 유명한 학승이어서 고상한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크게 깨달은 바가 있어서 요즘 말로 하면 큰 절의 주지를 그만두고 천민들이 사는 동네에 가서 그 사람들에게 불교를 쉽게 이야기했어요. 자기는 나름대로 굉장히 쉽게 했지만 사람들이 워낙 무식하니까 그것도 어렵다며 다 안 듣고 가버려요.nbspnbspnbsp그런데 자기가 이야기하면 다 졸다가 핫바지에 방귀 새듯 새어나가 버리던 사람들이 광대가 판을 벌려 춤추고 노래하는 곳에는 구름떼 같이 모여들어 재미있다고 깔깔 웃어요. 그래서 그걸 옆에서 가만히 보고 연구해서 자기도 그 흉내를 냈어요. 조롱박을 하나 두드리면서 무애의 노래를 불렀다고 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인 ‘무가애 무가애고’를 가지고 걸림 없는 노래를 불렀어요. 요즘 식으로 말하면 유행가 곡에 섞어서 부른 거죠. 그리고 무애의 춤, 즉 걸림 없는 춤을 췄어요. 보통은 춤추려면 좀 부끄러워지는데, 자기라는 것을 다 내려놓고 걸림 없이 춤을 추면서 ‘나무아미타불’을 지금 보살님처럼 부른 거예요. 그랬더니 천민들이 너무너무 재미있어 하면서 따라 불렀는데 살펴보면 그 노래가 ‘나무아무타불’을 부르며 극락을 발원하고 ‘관세음보살’을 부르며 중생의 고통을 수렴하는 내용이었습니다.nbspnbsp당시에는 신라 사람들 중 10퍼센트 남짓한 소수의 왕족이나 귀족, 지식층만 불교를 알았는데, 원효의 무애가와 무애무 덕분에 상민이나 천민, 소위 일반 민중까지도 다 부처님의 명호를 알게 되었어요. 이걸 민중불교라 합니다. 저도 흉내를 한번 내어보려 했지만 도저히 저는 못 하겠던데 보살님은 타고 났네요. 아주 잘 하셨어요.nbspnbspnbsp답을 하나만 해주려고 했는데 노래 공덕이 있으니까 다 해드릴게요. 하나씩 답해드릴 테니 1번부터 다시 물어보세요.”nbsp“기도를 많이 하면 손자가 좋아진다는데... 또 보시를 많이 하라는데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요?”nbsp“보시를 많이 하라는 건 액수를 말하는 게 아니에요. 작은 나무는 나무 뿌리 가까이에 거름을 주고 큰 나무나 고목은 나무로부터 멀리 떨어져서 몇 미터 밖에 거름을 줍니다. 뿌리가 멀리 뻗어 있기 때문에 나무 밑에 거름을 주면 오히려 나무가 썩기 쉽고 뿌리가 영양분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거든요. 할머니는 고목과 같아서 손자에게 거름을 줄 때는 보이지 않게 줘야 해요. 부모가 자식을 위해서도 보이지 않는 복을 짓는데 할머니라면 더더욱 보이지 않는 복을 지어야 해요.nbspnbsp손자에게 유산을 물려주거나 손자가 잘 되길 바라면서 뭘 하기보다는 항상 손자를 생각하며 작은 돈이라도 꾸준히 베푸세요. 절에 가든 교회에 가든 지나가다 불쌍한 사람을 보고 돕든 상관없이, 움켜쥐지 않고 베풀면 그런 복들은 대부분 내 대와 아들 대를 건너뛰어서 손자 대에 나타납니다. 그러니 밑거름을 많이 해두십시오. 조금씩 조금씩 널리 보시를 하세요.”nbspnbsp“방송에서 처음으로 스님 법문을 듣고 6년째 기도하고 있기에 매일 ARS를 한 번씩 눌러서 기부를 해요. 이걸로도 보시가 되는가요?”nbsp“됩니다. 보시를 한 뒤 ‘내가 보시했다’ 하고 자꾸 생색을 내면 그 복이 탕감된다고 해요. 실제로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김밥 할머니가 장학금으로 100만원을 냈다면 작은 단신 기사가 나가요. 그런데 알고 봤더니 그 분이 올해 처음 한 게 아니라 지난 10년 동안 아무도 모르게 보시를 계속해 왔다고 하면 단신 기사의 10배 크기보다 더 크게 기사가 나요. 우리는 복을 지으면 다 떠벌리는데 그걸 묻어둬야 해요. 복은 조금 지어놓고 크게 지었다고 선전하고, 죄는 크게 지어놓고 조금만 지었다고 과장하는 게 보통 인간 심리예요.nbspnbspnbsp그 정도는 그래도 봐줄 만하지만 절이나 교회에 다니는 사람은 심보가 이보다 더 더러워서 복은 하나도 안 지어놓고 자기한테 복 다 달라고 하고, 죄는 엄청나게 지어놓고 자기 벌 안 받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그건 인과법칙에 맞지 않아요. 이런 어리석음을 깨우치는 게 예수님이고 부처님이고 성인인데 지금 교회나 절은 그런 어리석음을 도리어 부추기는 역할을 합니다.nbspnbsp복을 지어놓고 복을 받겠다는 것은 당연한 법칙이에요. 인연과보의 법칙입니다. 그러나 수행자는 복을 지어도 지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아요. 잊어버린다는 말이 아니라 그 복을 받으려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그래야 그게 더 큰 복이 됩니다. 기독교 식으로 설명하면 이 세상에서 지은 복의 보상은 아주 작은데 반해 이 세상에서 그 보상을 안 받고 저 하늘나라에 가면 하나님께서 헤아릴 수 없이 큰 복을 준다고 합니다. 불교에서는 ‘내가 복을 지었다’ 하는 상을 내려놓은 것을 ‘무주상보시’라고 해요. 무주상보시의 공덕은 이루 헤아릴 수가 없어어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7가지 보석으로 허공을 가득 채워도 그 공덕에는 못 미친다고 해요.nbsp우리가 남을 사랑하거나 도와주고자 어떤 일을 하면 마음속에는 ‘너, 내 공덕 알지?’ 이렇게 대가를 바라는 마음이 있어요. 그런데 그 대가가 안 돌아오면 기분이 나쁘고 섭섭해집니다. 그래서 베풀고 미워하고, 사랑하고 미워하게 됩니다. ‘사랑은 눈물의 씨앗이다’, ‘사랑하기 때문에 미워한다’고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사랑하면 기뻐요. 사랑이 미움의 씨앗이 되는 것은 사랑하기 때문이 아니라 사랑의 대가를 갈구하기 때문입니다.nbspnbspnbsp아무것도 베푼 것 없이 복을 받으려 하고, 자기는 사랑하지 않으면서 남으로부터 사랑받으려 하면 어리석은 중생입니다. 반면, 조금 사랑해놓고 많이 받으려고 하면 그나마 인연을 짓고 받으려 하는 것이니까 이 사람은 인연의 이치는 조금 아는 사람이에요. 이걸 현인이라고 해요. 그러나 현인은 역시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는 없어요. 대가가 돌아오면 다행이지만 안 돌아오면 배반감을 느껴서 괴로워집니다. 사랑하는 건 사랑으로 끝나고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는 게 무주상보시입니다. 그렇게 하면 사랑하는 결과가 미움으로 전환되지 않습니다. 설악산을 보면서 감탄하고 좋아하면 내가 좋아요? 설악산이 좋아요? 꽃을 보고 좋아하면 꽃이 좋아요? 내가 좋아요?”nbsp“내가 좋아요.”nbsp“그러니 내가 누군가를 좋아하면 내가 좋은 거예요. 산을 좋아하고 꽃을 좋아하면 아무 부작용이 없어요. ‘내가 설악산이 좋다고 10번이나 와 줬는데 산이 인사도 안 해준다’ 이렇게 화내는 사람은 없잖아요. 산더러 나를 좋아해달라는 대가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람에게는 ‘내가 너한테 사랑한다는 말을 했는데 너는 왜 안 하니? 나는 편지 세 번이나 했는데 너는 왜 한번도 안 하니?’라고 화냅니다. 이건 사랑이 아니라 거래예요. 이렇게 상거래를 하다 보니 ‘밑졌다, 손해다’ 하고 자꾸 계산이 되어서 미워하거든요. 돈만 주고받는다고 장사가 아니라 사랑도 장사처럼 해요. 좋아하는 것도 장삿속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밑졌다는 생각에 배신감을 느끼는 거예요.nbspnbspnbsp부모가 자식을 키울 때도 원래 장삿속으로 하진 않지만 중생의 습관이 워낙 깊이 배어 있다 보니 애가 말을 잘 안 들으면 ‘내가 너 키운다고 얼마나 고생했는데’ 이럽니다. 이건 본전 생각이 난다는 말이에요. 무슨 주식 투자하듯이 키웠다는 거예요.nbspnbsp손자를 도우려면 무주상보시를 해야 공덕이 큽니다. 질문자가 재벌도 아닌데 도우면 얼마나 돕겠어요? 큰 공덕이 되려면 바라는 마음을 버리세요. 손자에게 공덕이 될 거라는 생각도 하지 말고, 어떻게 좋은지도 따지지 말고 그저 베푸세요. 내가 이 세상의 어려운 사람을 위해서 베풀면 없어지는 게 아니라 다 좋게 돌아옵니다.nbspnbsp좋은 것이 나타나는 모습은 여러 가지예요. 예를 들어 살생, 즉 내가 누굴 죽였다면 과보는 내가 죽임을 당해야 해요. 그걸 단명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공덕을 쌓게 되면 단명보를 면한다고들 말해요. 우리가 좋은 일을 많이 했는데도 오히려 욕 얻어먹을 때가 있어요. 그럴 때 기분 나빠하지 말고 고마워해야 해요. ‘욕을 얻어먹으면 오래 산다’라는 말 들어봤죠? 이 말은 앞에 ‘좋은 일 하고’가 빠졌어요. 나쁜 일 하고 욕을 얻어먹어야 오래 사는 게 아니라 좋은 일 하고 욕을 얻어먹으면 오래 살아요. 예를 들면 이 사람은 원래 단명보로 일찍 죽을 운명인데 그 욕을 얻어먹음으로 해서 명을 길게 만들었다는 거예요. 그보다 더 큰 공덕이 없어요. 그러니 남을 도와주고 욕을 얻어먹더라도 이 인연의 이치를 알면 빙긋이 웃게 됩니다. ‘네가 날 욕해줘서 내 명이 길어졌다’ 이런 이야기입니다.nbspnbsp과보를 제대로 받으면 죽어야 하지만 그보다 조금 감해지면 병고에 시달려요. 이런 인연의 이치를 알면 병고에 시달린다고 한탄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안 죽고 살아 있는 것만 해도 다행이다’ 이러면 병고에 시달려도 행복하게 살 수 있어요.nbspnbsp그것보다 큰 복은 욕 얻어먹는 것이에요. 욕먹는 것으로 단명보를 면하니까요. 현상은 나쁘게 나타나는데 그게 절대로 나쁜 게 아니에요. 사실은 인연의 과보를 따지면 지옥에 떨어져야 될 것이 그 지은 인연 공덕으로 지옥에 안 떨어지고 이 세상에 와서 그래도 몸 좀 아픈 것이나 욕 좀 얻어먹는 걸로 때우니 엄청난 공덕이에요. 우리는 좋은 일만 생겨야 공덕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인연의 이치를 모르는 겁니다. 세상에서 말하는 재앙마저도 공덕인 줄 알면 이 세상을 사는데 두려울 게 없어집니다.nbspnbsp그런 이치를 모르면서 작은 시험에라도 걸리면 ‘아이고, 내가 베풀었더니 우리 손자가 잘 되는구나’ 하고, 떨어지면 ‘내가 그렇게 몇 십 년을 베풀었건만 아무 공덕도 없네’ 이러면 안 돼요. 그저 베푸는 것으로 끝내면 저절로 공덕이 됩니다. 노래 한 곡 하고 너무 많이 얻어가네요.” nbspnbsp“제일 중요한 게 한 가지 남았어요.”nbsp“재산을 어떻게 할까 하는 문제요? 아들 주면 딸이 난리고, 딸 주면 아들이 난리고, 안 주고 죽으면 자기들끼리 싸우겠다고 했죠. 그러면 이 재산이 없었으면 좋았을 원수덩어리잖아요. 그럴 때는 법륜 스님에게 주세요. nbspnbspnbsp그러면 자식은 안 싸우고, 질문자는 공덕을 짓고, 저는 그걸 받아서 북한의 굶어죽는 사람들과 인도의 가난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그런데 그걸 뭐 고민거리라고 그래요. nbsp우선은 진 빚을 갚아야 하니 조금 놔두세요. 그런데 부모가 재산을 가지고 있으면 자식은 절대로 자립을 하지 않습니다.”nbsp“저는 재산이 없어요.”nbsp“집이 있다면서요. 명의가 누구 명의로 되어 있어요?”nbsp“아들하고 저, 둘 명의로 되어 있어요.”nbsp“그럼 반은 아들 거네요. 그냥 놔두세요.”nbspnbsp“그러면 제가 죽고 나면 딸하고 싸울 거 아니에요?”nbsp“절반은 아들 것이니까 절반은 아들 주고, 절반은 스님한테 드린다고 유언장을 써놓으면 안 싸운다니까요. 뭘 그걸 그리 어렵게 생각해요. nbspnbsp스님은 주기 싫어요? 스님 법문 듣고 기도문 받아서 자기가 좋아졌다면서 그 공덕에 대한 대가도 지불 안 해요? 저는 늘 후불제인데... 선불 받는 거 아니잖아요. 그렇게 공덕이 있었으면 나중에라도 좀 갚아야 될 거 아니에요?”nbsp“그런데 그 월세 나오는 걸로 저희 아들이 지금 빚을 갚는데, 착하긴 착하지만 뚜렷한 직장도 없어요. 깨달음의 장이랑 나눔의 장을 다녀왔어도 달라지는 게 없더라고요. 그렇게 힘들고 고통스러우면 스님한테 질문을 한번 해보라고 했지만 아들도 며느리도 용기가 없나 봐요.”nbspnbsp“시간 지나면 될 거예요. 괜찮으니 놔둬보세요.”nbsp“그럼 재산은 제가 죽기 전에 아들 앞으로 증여하지도 말고... 어떻게 해요?”nbsp“그냥 죽으세요. 스님 앞으로 주고 죽던지 그냥 죽으면 돼요. 그러면 자기들이야 싸우든지 말든지 알아서 할 테니까 걱정 안 해도 돼요.”nbspnbsp“어이구, 저 죽은 뒤에 또 둘이서 싸우면 어떡해요?”nbsp“걱정이 되면 스님한테 주라잖아요. 그런데 그걸 도저히 못 하겠다니까 그냥 두고 죽으라는 거예요. 아직 안 죽고 명이 좀 더 가겠으니 걱정하지 마시고 그냥 우선 생활하세요.”nbspnbsp스님의 대답에 청중들은 배꼽을 잡고 웃었습니다. 질문자도 처음에는 한 숨을 쉬더니 나중에는 환한 웃음을 보였습니다.nbspnbsp웃으며 박수를 치다보니 2시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모든 질문에 대한 답변을 마치고 나서 스님은 재미있었냐는 물음과 함께 인생은 복잡한 것 같아도 복잡하지 않고, 누에고치가 구멍을 내고 나비가 되어서 날아가듯이 사로잡힘에서 벗어나야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하면서 마무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nbsp“재미있었어요?”nbspnbsp“네” nbspnbsp“인생이라는 게 복잡해 보이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별로 복잡할 것도 없어요. 누에가 자기 입에서 낸 실로 고치를 만들고 그 속에 갇혀 답답하다고 아우성치는 것처럼 우리도 자기가 일으킨 한 생각에 갇혀서 속박 받고 살아요. 자기 생각에서 못 벗어나는 이것을 ‘사로잡힘’이라고 합니다. 자기가 한 마음, 한 생각 일으킨 거기에 딱 사로잡혀서 철벽보다 더 두껍게 느껴요.nbspnbsp그런데 고치 안에 들어간 애벌레는 스스로 고치에 구멍을 내고 나와 나비가 되어서 날아가잖아요. 나비가 고치에서 나와 자유롭게 날아가듯이 우리가 자기 생각에 사로잡힌 여기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해탈이에요. 그래야 여러분들의 삶에 자유와 기쁨이 주어집니다. 주어진 상황 속에서도 얼마든지 자유로워지고 행복해질 수 있고,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어요.nbspnbsp예를 들면 지금 부처님의 가피 혹은 하나님의 은총이 마치 비 내리듯 내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다 제 그릇 따라 그 물을 받는데, 바가지를 거꾸로 쥐고 있는 사람은 아무리 오래 기다려도 물 한 방울 고이지 않아요. 지금은 바가지를 거꾸로 쥐고 있는 형국이에요. 그러니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누구나 다 행복할 수 있습니다.nbspnbspnbsp누구나 다 행복할 수 있다는 말은 곧 모든 중생은 다 부처의 성품을 갖고 있다, 즉 불성이 있다는 이야기예요. 기독교식으로 말하면 ‘모든 사람은 다 하나님의 아들딸이다’ 라고 합니다. 모든 사람은 하나님 앞에서 평등하다, 다시 말해 누구나 다 자유롭고 행복할 수 있는 신성을 가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걸 우리가 자각해서 자기의 소중함을 알고, 자신의 삶을 함부로 팽개치지 않고, 어떤 상황에 처하든 자기를 늘 아름답게 가꿔가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nbsp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누구나 다 행복할 수 있다는 스님의 말씀에 모두 공감을 하며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nbspnbspnbsp이어서 무대 위에서는 책 사인회가 열렸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서 책 사인회는 20분이 넘게 계속 되었습니다. 어떤 50대 여성 분은 “스님 법문을 매일 들으며 제 인생이 나날이 행복해지고 있습니다.” 라고 하면서 환한 웃음을 보였습니다.nbspnbsp▲ 책 사인회nbsp또 어떤 분은 방금 구입한 ‘야단법석’ 책에 “법륜 스님 우리 모두의 희망이자 사랑이십니다. 건강하세요.” 라고 문구를 미리 적어와 스님에게 사인을 받기도 했습니다.nbspnbspnbspnbsp마지막으로 오늘 강연을 준비한 송파정토회 자원봉사자들과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활짝 웃는 얼굴에는 행복이 가득 넘쳐 보였습니다.nbspnbsp▲ 송파정토회 자원봉사자들과 함께nbsp사진을 찍고 나서 스님은 봉사자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해주며 “수고했어요” 라고 격려해 주었고, 봉사자 중에 한 분이 “스님, 사랑합니다.” 라고 말하자 주위에는 웃음이 한가득 피었습니다.nbspnbsp오늘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을 통해 모든 봉사자들과 청중들이 나도 좋고 너도 좋고 오늘도 좋고 내일도 좋은 시간을 함께 만든 것 같습니다.nbspnbsp▲ 봉사자들에게 합장 반배를 하며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있는 스님nbsp행사장 뒷정리를 시작하는 봉사자들에게 공손히 합장하며 인사를 한 후 송파구민회관을 나온 스님은 밤 10시가 넘어서 서울 정토회관에 도착했습니다. 집무실에서 업무를 더 보다가 오늘 일정을 마쳤습니다.nbspnbsp내일은 아침 7시부터 평화재단에서 조찬 모임을 가진 뒤 오후 1시 30분부터는 ‘통일코리아를 위한 한국 사회의 성찰과 변화’를 주제로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리는 평화재단 창립 11주년 기념식 및 심포지엄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nbspnbsp ※ 법륜 스님과 함께하는 인도 성지순례 참가자 접수가 진행 중입니다.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서 인도의 10대 성지를 내 발로 직접 밟아보고 그 감흥을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아래 배너에서 직접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nb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