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검색
원하시는 검색어를 입력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서울에 올라온 스님은 하루 종일 평화재단에서 찾아온 손님들을 만나거나 각 단위 사람들과 회의를 했습니다.
아침 7시 30분 북한 전문가와 조찬 모임으로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이어서 오전 9시에 평화재단 내부 회의, 10시에 기획회의를 연달아했습니다. 오후 2시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장 최병구 님이 찾아왔습니다. 스님과 최병구 님은 코로나19로 인해 변화하는 종교계와 문화관광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또 천룡사지가 통일코리아의 염원을 담은 장소로 거듭나기를 뜻을 모았습니다.
오후 4시부터는 통일특별위원회 운영위원회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계속 연기가 되다가 오늘 드디어 올해 첫 운영위원회 회의를 열게 되었습니다.
준비된 안건에 대해 통일특별위원회 양윤덕 위원장님이 발표를 하고, 운영위원들은 각 안건에 대해 찬반 의사를 표시하며 삼의제 방식으로 의결을 했습니다.
삼의제란 소수 의견이 생기면 다수에게는 발언 기회가 없어지고, 소수 의견을 가진 사람에게만 발언 기회가 세 번 주어집니다. 세 번 발언을 했지만 여전히 소수 의견에 머물러 있으면 결국 소수 의견을 가진 사람이 자신의 의견을 자발적으로 철회하는 방식입니다.
안건 토론을 모두 마친 후 스님이 한 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오늘 운영위원회에서 큰 틀에서 논의를 하긴 했지만, 빠른 시일 내에 통일특별위원회 구성원 전체가 온라인으로 총회를 한 번 해보면 어떨까요? 온라인으로 행복학교를 여는 문제, 조직 구조의 개편 등 온라인 시대에 어떻게 대응할지 큰 방향에 대해 대중의 질문도 받고 대화를 나눠보면 좋겠다 싶어요.”
“그것보다는 사무국에서 구체적인 안을 만든 다음에 힘 있게 추진하는 방식이 어떤가 싶어요.”
“여러분은 자꾸 사무국에서 먼저 안을 만든 다음에 대중과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대중은 안을 만드는 것조차도 자기들이 참여해서 의견을 내고 그것이 수렴되는 과정을 거치기 바라는 것도 있거든요. 온라인 시대에 어떻게 가야 할지 그동안 특위 안에서 논의해왔던 여러 가지 고민에 대해 발표를 하면, 대중은 이러쿵저러쿵 이야기를 할 테고, 그것을 수용해서 초안을 만드는 겁니다. 그래서 다음 총회 때 ‘이렇게 초안을 만들어보았습니다’ 하고 발표하는 거예요. 특히 온라인 총회는 전국에서 모이는 것도 아니고 크게 어려운 건 아니니까 날짜를 잡아서 의견 수렴을 해보고, 그걸 기초로 해서 초안을 마련하고 제안하는 과정을 한 번 해보면 좋겠어요.
얼마 전에 대의원 공청회에서도 봄 불교대학을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문제에 대해 의견 수렴을 해봤더니 많은 우려점을 이야기해서 결국 법사단에서 그걸 수렴하기로 했거든요. 무조건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게 아니라 지역 정토회 별로 형편에 맞게 자신들이 결정하도록 하는 게 좋겠다고 다시 수정을 했습니다. 법사단은 3개월 동안 준비를 했지만, 대중의 입장에서는 갑자기 닥친 일이니까 당황할 수밖에 없겠다는 것이 이해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 범위를 확대해서 다시 공청회를 하기로 했어요.
통일특별위원회도 빠른 시일 내에 대중의 의견을 수렴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아요.”
통일특별위원회도 온라인 공청회를 통해 활동가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보기로 하고 운영위원회 회의를 마쳤습니다.
회의가 끝나자마자 밖에서 기다리던 손님들이 회의실로 들어와서 곧바로 다음 미팅을 시작했습니다. 미팅을 마치고 밤 9시가 넘어서 오늘 일정을 마쳤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수행법회 온라인 생방송을 한 후 오후에는 국회 초청 강연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여’를 주제로 강연을 한 후, 저녁에는 행복학교 참가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행복한 대화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
오늘은 법문이 없었기 때문에 지난 일요일 온라인 명상에서 미처 소개하지 못했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하며 글을 마칩니다.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명상을 합니다. 지난주에 스님께서 미움에 대해 이야기하실 때 용서할 것이 없는 것이 진정한 용서라고 하셨습니다. 같은 원리가 스트레스에도 적용되는지 궁금합니다. 명상의 목표는 스트레스의 해소가 아닌,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없는 상태가 되는 것인가요?
Many people do meditation in order to let go, or alleviate stress. But when today Sunim spoke about hatred, he said that the best forgiveness was when there is nothing to forgive. I am wondering, if we can say the same about stress? That one of mediation goals is not to alleviate the stress, but to have nothing to alleviate? I mean, ultimately not to feel stressed no matter what happens?”
“스트레스와 용서는 약간 차이가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오랫동안 살아오면서 형성된 습관이 있는데 이것을 인도말로는 '까르마(Karma)'라고 합니다. 까르마는 외부의 자극을 받으면 반응을 합니다. 외부의 자극에는 여섯 가지가 있습니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생각입니다. 누구나 이 여섯 가지 자극을 받으면 자동으로 반응을 합니다. 부정적으로 반응을 하거나, 긍정적으로 반응을 하거나, 또는 부정과 긍정 어느 것도 아닌 반응을 하거나, 보통 세 가지 반응을 합니다.
반응을 하게 되면 그것이 마음의 작용인 감정으로 전이가 됩니다. 부정적인 감정은 우리가 약간 억누릅니다. 감정을 억누르게 되면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그래서 부정적 감정을 아주 초기 단계에 알아차려서 억누를 것이 없도록 하는 게 명상의 첫째 목표입니다.
감정이 일어나기 이전에, 즉 긍정적, 부정적 반응이 일어날 때 그것을 알아차리면 스트레스 자체가 생겨나지 않습니다. 질문하신 대로 스트레스가 일어나지 않는 경지가 수행자가 추구하는 최고의 목표입니다. 스트레스가 일어나더라도 금방 알아차려서 쉽게 거기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다음 목표입니다.
스트레스는 어떤 생각을 해서 일어나는 게 아니에요. 외부의 자극에 우리들이 갖고 있는 까르마가 자동 반응을 해서 감정이 일어나고, 그 감정을 외부로 표출하지 않으려고 할 때 생기는 정신 작용의 압력이 스트레스입니다.
그런데 용서한다는 것은 조금 다른 문제입니다.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이성의 작용에서 일어나는 문제가 용서입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너 때문에 내가 지금 이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이렇게 책임 전가를 하게 됩니다. 책임 전가를 하게 되면 상대가 미워집니다. 상대를 미워하면 내가 괴로우니까 책임 전가를 하지 마라는 의미에서 ’ 용서해줘라’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그런데 조금만 더 살펴보면 서로의 생각이 다르거나 행동이 다르거나 가치관이 다를 뿐이지 내가 옳고 네가 그르다고 할 만할 것이 없습니다. 서로 다를 뿐이지 어떤 것이 옳고 그르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어떤 믿음이 더 옳고 그르다고 말할 수 없고, 그냥 믿음이 서로 다르다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렇게 사실을 알게 되면 상대가 잘못한 게 아니기 때문에 용서할 것이 없어집니다.
스트레스는 외부 자극에 대해서 무의식적으로 반응하는 문제라면, 미움은 어떤 생각이 여기에 개입되는 문제입니다. ‘네가 잘못했다. 그러나 내가 용서해주겠다’ 하는 것은 이미 이성이 개입되어 있습니다. 이 때는 사실대로 생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실대로 생각한다는 것은 용서할 것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 못 박혀서 돌아가실 때 자신을 못 박은 사형 집행관들을 보고 ‘주여, 저들을 용서하소서’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은 ‘그들은 잘못했지만 용서해준다’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그들은 자기들의 직장 일을 일상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그들한테 물어보면 자기들이 뭘 잘못했는지 모릅니다. 그냥 직업적으로 행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용서해주소서’라는 표현을 올바르게 해석하면 ‘용서할 것이 없다’라는 의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미워하지 않았습니다. 용서할 것도 없는 경지에 이른 겁니다. 그런 마음을 낸 것은 사람의 마음을 넘어섰기 때문에 하느님의 마음이라고 한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예수님은 종교적 관점을 뛰어넘으셨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체댓글 0
전체 댓글 보기스님의하루 최신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