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시애틀
깨달음의 장의 백미, 깨장 바라지, 사하
깨장 후 새 세상 만난 김지현 보살님

[미주서북부지구 시애틀정토회]

깨달음의 장 수련의 백미, 깨장 바라지

정토회의 깨달음의 장(깨장) 수련은 이제 널리 알려져있습니다. 수련의 본거지인 문경에서는 그 순서를 기다리느라 많은 이들이 애를 태울 정도라고 합니다. 해외에 있는 이들의 수련에 참가하려는 간절함은 국내에 있는 이들 못지않습니다. 지금까지는 미주를 대표해서 LA와 워싱턴 DC에서만 깨장 수련이 있었지만, 작년을 기점으로 시애틀에서도 깨장 수련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올해 6월 17일에서 21일까지 4박 5일 동안 작년에 이어 두 번째 깨장 수련이 진행됐습니다. 이번에는 8명이 참가하여 자신들의 문제를 나누고 해결의 실마리와 함께 환한 웃음을 찾아서 돌아갔습니다. 
 
▲ 깨장 바라지 입회식, 깨장 수련을 이끄시는 묘당 법사님(앞줄 왼쪽), 김미경 보살님(앞줄 오른쪽), 신수지 지구장(뒷줄 왼쪽), 김순미 보살님(뒷줄 오른쪽)
 
미주에서의 깨장 수련은 다른 주에서 오는 참가자들의 비행기 사정이나 악천후 등, 외부 사정으로 어쩔 수 없이 참가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때문에 이번에도 그런 일이 있을 수도 있다는 걸 미리 감안하고 있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캐나다에서 자동차로 건너오던 참가자의 자동차가 멈춘 사고가 생겼습니다. 그러나 무사히 해결되어, 첫날 시간을 조금 늦춰 시작하는 정도로 별 탈 없이 수련할 수 있었습니다. 
 
깨장 수련생과 함께 4박 5일 동안 또 다른 수련을 하는 이들은 깨장 바라지입니다. 수련생들의 깨달음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려고 식사와 간식 등을 정성껏 챙기는 역할입니다. 몸과 마음이 지친 수련생들이 바라지들의 음식을 대하고 울컥 감동하는 순간이야말로 깨장의 백미일지도 모릅니다. 그렇기에 깨장을 마친 이들이 너도나도 깨장 바라지를 하겠다고 나서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받은 것 이상으로 돌려주고 싶은, 자기도 깨장 수련생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발심이 일어났기 때문이겠죠.
 
이번 시애틀 깨장 바라지는 팀장인 김순미 보살님을 필두로 신수지, 김미경, 김효경, 장영경, 김유경, 남희숙 보살님 등 모두 7명이 마음을 모았습니다. 문경처럼 숙박하며 바라지를 하면 더욱 좋겠지만, 해외 여건상 숙박을 하는 이도 있고 출퇴근을 하며 바쁜 일상을 유지하면서 바라지를 한 이도 있습니다. 또 부득이해서 5일을 다 함께하지 못한 이들도 있습니다.
 
그중 작년에 이어 올해도 따뜻한 마음을 내어 바라지를 한 김순미 팀장님과 김효경 보살님의 바라지 소감과 생각들을 나누어 보겠습니다.

  

▲ 언제 어디서나 바라지를 하는 김순미 보살님(왼쪽)과 김효경 보살님(오른쪽) 

김순미 보살님
“본래 음식을 전적으로 담당한 신수지 지구장이 바라지 팀장이 돼야 하는데 개인 사정으로 5일 동안을 전부 함께할 수는 없게 되었습니다. 원활한 진행을 위해 작년에 팀장을 했던 제가 다시 팀장을 맡게 됐습니다. 
작년 처음 바라지를 할 때는 음식만 담당한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시작했었습니다. 그러나 음식을 만드는 것에도 역시 사람의 관계가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된다는 걸 깨우쳤었습니다. 서로 다른 세월 속에서, 서로 다른 입맛으로 살아온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음식을 만드니 갈등이 생기고, 이를 가볍게 내놓지 못한 무거운 마음이 요리하는 도중에 음식으로 섞여 들어가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처음 해보는 바라지라 새로운 일을 한다는 설렘, 최선을 다해 맛난 음식을 만들겠다는 결심 또한 있었습니다. 
 
올해는 두 번째 바라지라 작년보다 채소 준비가 수월했고, 신수지 보살님이 김치 종류를 이미 다 준비해둔 덕에 함께 하는 도반들이 매우 편했습니다. 또한, 도반들이 마음을 좀 더 가볍게 내어놓을 수 있어 가벼웠으며, 음식을 준비하는 데는 도반들 마음이 처음과 마찬가지로 정성이 가득할 수 있었습니다.
 
바라지 4일째쯤 나는 목이 아파서 본의 아니게 잠시 묵언을 했습니다. 어떤 이유로든 다른 이들과 함께 일을 하는 상황에서 혼자만 유별난 행동을 하면 남을 불편하게 할 뿐 아니라 일을 원활하게 진행하도록 소통하는 데도 방해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묵언’이란 단어가 주는 의미도 시기와 장소, 분위기에 따라 달랐습니다. 좋은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늘 좋기만 하거나, 나쁜 것이라 여겼던 것이 늘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부처님의 진리를 다시 한 번 터득하는 계기였습니다.
 
올해 바라지를 마무리하면서 느낀 것은, 바라지는 도반들과 더불어 하는 또 다른 수행이니까, 앞으로는 좀 더 많은 도반이 동참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또 음식을 맛있게 만들어 내야 한다는 부담감을 덜기 위해, 한번 내놓았던 음식들을 정리해서 목록을 작성해두면 처음 참가하는 도반들도 바라지 수련을 조금 쉽게 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김효경 보살님 
“바라지 첫날 명심문을 따라 하며 순간 울컥했습니다. 10년 전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깨장에 참여했을 때, 마음이 아픈 저를 부처님이라 여기며 음식 바라지를 해줬을 그분들께 새삼 감사한 마음이 일었습니다. 몸은 힘들었지만 제가 준비한 음식을 드신 분들이 조금이라도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다면 저도 행복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바라지를 하면서 문득문득 떠오른 것은 세상 모든 일이 조화를 이룰 때 가장 아름답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작은 공양간 내에서 성격이 각기 다른 보살님들이 서로 맞춰가며 조화롭게 일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런 한편 해외사무국에서 보낸 깨장 바라지 매뉴얼은 전체 큰 프로그램은 그대로 지켜야겠지만 공양간 음식 부분은 너무 까다롭지 않게 조금은 자유롭게 시애틀 법당 실정에 맞게 변화를 줘도 나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Posted by 박근애 희망리포터 

 

  
[사하정토회 사하법당]
깨달음의 장을 다녀와 새 세상을 만난 봄불대 새내기 김지현 보살님 이야기

정토회에서는 깨달음의 장을 다녀온 후 많은 변화를 경험하곤 합니다. 6살, 3살 두 아들을 두고 가사와 직장, 육아를 거뜬히 해내는 사하정토법당 봄불대생 김지현 보살님이 깨달음의 장을 다녀와 새로운 세상을 맞이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 오른쪽 첫 번째 김지현 보살님 법당에서 EM 비누 만들기
 
“결혼하고 2년 만에 첫애가 태어났습니다. 기다리던 아이라 예쁘고 사랑스러워 모기에 물려도 벌벌 떨고 작은 상처에도 호들갑 떨어 부모님은 유난스럽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귀하게 키웠습니다. 그러다 둘째가 태어났고 주말부부여서 주 중에는 혼자 육아와 가사를 담당했습니다. 주말에라도 남편이 알아서 도와주길 바랐습니다. 하지만 제가 요구하지 않으면 남편은 소파에서 TV를 보거나 게임을 하느라 휴대전화만 들여다보고 있었습니다. 반복되는 저의 잔소리와 짜증에 남편도 지치고 저도 불만이 쌓여갔습니다. 남편과 갈등이 생겼을 때 큰 애가 사소한 실수를 하거나 떼를 쓰면 나도 모르게 화가 치밀어 올라 그 분노를 모두 큰 아이에게 쏟아 붓곤 했습니다. 머리로는 이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소리를 지르고 난 뒤엔 아이에게 정말 미안했고, 자괴감과 자신에 대한 실망으로 마음이 괴로웠습니다.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스님의 즉문즉설을 자주 들었습니다. 그러다 제가 어린 시절 엄마에게 받은 상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중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엄마에게 매를 맞았습니다. 엄마는 저의 잘못에 비해 지나치게 과민하게 반응했었습니다. 심지어 남동생이 잘못해도 그 화살은 저에게 날아왔습니다. 엄마는 생활력이 강하고 올곧은 성격이지만, 사랑표현엔 인색했습니다. 매를 맞고 밤에 잠자리에 들었을 때 엄마가 멍든 자국에 약을 발라줬던 일이 그나마 따뜻한 기억입니다. 학창 시절 성적이 좋아도 잘했다는 칭찬을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그건 자식이 거만하지 않고 겸손하기를 바라서 그랬을 것입니다. 또 제가 어릴 때 우리 집에는 삼촌, 이모, 사촌 등 늘 군식구가 함께 살곤 했습니다. 아빠는 자식들에게 자상하고 따뜻했지만, 집에 일찍 들어와 엄마를 도와주거나 자식들과 놀아주는 일은 거의 없었고 술을 먹고 밤늦게 들어와서 어린 저희를 깨워서 울리거나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이야기를 늘어놓곤 했습니다. 가난한 살림에 집안일에 객식구에 게다가 남편은 가부장적이며 늘 술로 힘들게 하는 상황이니, 고집 세고 말 안 듣는 딸이 어떻게 보였을까? 제가 자식을 낳아 키워보니 엄마도 어쩔 수 없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자로서 엄마의 인생이 너무 안타까웠고 아빠 또한 안쓰러웠습니다. 그렇게 어린 시절의 저를 제대로 마주하고 보니 아이였던 제가 너무나 가여워서 며칠 밤을 울었습니다. 그렇게 이해의 마음이 생겼지만 그럼에도 그 업을 없애는 건 혼자선 너무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불교대학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불대에 들어와 깨달음의 장을 알게 되었습니다. 선배 도반들은 깨장에 대해 입에 침이 마를 정도로 이야기하면서 평생에 한 번밖에 가질 수 없는 기회라며 빨리 경험해보라고 권유했습니다.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깨장을 신청했습니다. 깨장에서의 경험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동안의 제 생각과 의식을 송두리째 뒤흔들어 가치관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남편에게 진심으로 참회의 삼배를 올리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남편도 처음엔 변한 제 모습에 어색해하고 반신반의했지만, 내가 먼저 바뀌니 남편과의 관계가 전에 없이 좋아졌고, 아이들도 있는 그대로 보게 되니 존재 자체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그동안 내 마음은 보지 못하고 오로지 남 탓만 했던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를 생각하니 부끄럽기만 했습니다. 이제는 어떤 길을 가야 할지 분명해졌고 그 길을 갈 힘도 얻었습니다. 저는 요즘 저에게 주어진 하루하루가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저의 무지를 깨닫고 조금씩 이치에 눈이 뜨이고 마음이 열리는 이 느낌이 너무 벅차고 행복합니다. 하지만 이제 겨우 창호지에 바늘구멍 하나 뚫고 희미하게 새어 들어오는 빛을 본 것일 뿐일 겁니다. 더 많은 빛이 들어와 제 마음을 환하게 밝힐 수 있도록 항상 깨어 있기 위해 수행 정진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입니다. 

부처님의 법으로 인도해주신 법륜스님을 만난 것은 제 인생 최고의 복입니다.
여러분도 깨장을 꼭 다녀와서 괴로움이 없고 자유로운 사람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왼쪽 첫 번째 김지현 보살님 점심 공양후 봉사활동

깨장을 다녀온 김지현 보살님은 요즘 불교대학 수업에서 법문을 들으면 스님 말씀 한 마디 한 마디가 다 소중하고 귀한 가르침으로 여겨지고 그런 말씀을 들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하다고 합니다. 법당에서 봉사 활동을 할 때도 귀찮다는 생각보다 잘 쓰인다는 생각으로 하게 되고 우리가 쓰는 공간을 함께 가꾸는 것이니 굳이 봉사라는 생각도 안 든다고 합니다. 봄불대 담당자는 변해가는 지현 보살님의 모습이 콩나물이 성큼성큼 자라는 걸 보는 듯하여 뿌듯하다고 합니다. 도반들이 보기에도 밝고 쾌활하며 적극적인 지현 보살님이 부지런히 수행 정진해서 앞으로 사하정토회 미래를 이끌어갈 큰 일꾼이 되어 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Posted by 엄윤주 희망리포터 

 

 

 

 

전체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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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안

바리지와 깨장생의 수행담 콤비가 돋보이는 오늘의 행자의 하루네요.^^ 행복한 소식 전해주시는 리포터님들 감사합니다~

2015-07-06 18:57:11

최영미

바라지 하는 해외도반들의 모습과 깨장 이후 밝게 웃으며 봉사하는 김지현 보살님의 모습에 정성스러움이 묻어나네요~~지극한 정성으로 나를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정토행자들 화이팅입니다^^

2015-07-06 18:12:57

이인숙

윤주보살 정성스런 기사 잘 읽었습니다. 지현보살님! 수행담처럼 우리의 마음이 자유로워 어디에 쓰이든 자유로운 사람이 되기를

2015-07-06 15: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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