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동남부/중남미지구]
8-6차 입재식 - 다시 초발심을 일으키며
미국에선 땅덩이가 워낙 넓어 입재식 때 한자리에 모이기가 힘든 일이 많습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해외 정토회에서는 한 지역에 입재자가 5명 이상 모일 수 있으면 열린법회지역에서도 회향법문과 입재법문을 함께 보면서 약식으로 입재식을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미동남부/중남미지역에 속해있는 조지아 주 애틀란타의 열린법회에서 7명의 선남자 선여인들이 모여 행한 천일결사 입재식 소식과 워싱턴정토회의 입재식 소식을 간략히 소개할까 합니다.
애틀란타 열린법회 입재식 - 미국 대평원의 일곱 선남자 선여인
작년에 치러진 세계100강, 처음에는 불가능할 것처럼 느껴지던 이 서원이 온 세계의 방방곡곡에서 이루어지는 걸 보면서 우리 모두가 감동했었지요. 애틀란타에서도 그 100강 중 한몫을 해냈었습니다.[스님의 하루: 2014.10.19 세계 100회 강연(53) 애틀란타 Atlanta] 그때 애틀란타 지역 강의 총괄을 맡았던 분이 김병조 거사였습니다. 해외 법당들보다 하루 앞선 8월 22일에 그의 집에서 천일결사 8-6차 입재식이 열렸는데, 그 소식을 김병조 거사와 제가 함께 전합니다.
미국 동남부에 있는 조지아주 주도인 애틀란타에서는 2011년과 2012년, 2013년 잇달아, 해외지부 사무국에서 주관하여,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을 진행하였습니다. 2013년 법륜스님 즉문즉설 강연이 인연이 되어 몇 사람이 모여 드디어 열린 법회가 시작됐습니다. 2014년부터는 불교대학과 천일결사를 시작하여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작년에 있었던 스님의 세계 100강 중 한 마당을 치러내면서, 수행으로 봉사를 위한 근기를 다지고, 봉사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수행을 점검하며, 수행과 봉사가 손의 양면처럼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걸 깊이 느꼈었습니다. 아직은 지역기반이 약해 두드러진 활동은 못하고 있지만, 도반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에서 서로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입재식은 천일결사자들이 100일에 한 번씩 만나 자신의 수행을 점검하고 또 도반들이 서로 힘이 되어주면서, 100일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느슨해질 수도 있는 수행의 끈을 다시 단단히 동여매는 기회가 되기도 하는 소중한 날이기도 합니다. 더욱이 지역적인 상황으로 매주 만날 수 없는 애틀란타 지역 도반들에게 입재식은 멀리 떨어져있던 가족 친지를 만나는 듯한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합니다.
애틀란타에는 모두 7명이 천일결사에 입재하여 수행하고 있습니다. 애틀란타 지역에 살고 있는 4명(이혜정, 이현주, 원경희, 김병조) 중 3명은 먼 곳에서 각자 수행하는데 감사하게도 입재식에는 꼭 참석하고 있습니다. 김현남 님은 조지아 주의 북쪽인 테네시 주에서 이곳까지 4시간 반 정도를 운전해서 오고 용수진 님과 임선희 님은 조지아 주의 서쪽인 알라바마 주에서 3시간 운전해서 입재식마다 거르지 않고 참석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법당이 없이 열린법회를 하고 있어서 저의 집 거실에서 입재식을 열곤 합니다. 입재식 수행담을 보면서 같이 공감하고, 같이 눈물 흘리면서 감동했습니다. 스님의 법문을 들으며 이번 8-6차는 하루도 빼먹지 말고 매일매일 수행으로 하루를 시작하자고 다짐하였습니다. 또 우리는 실천과제와 개인과제를 100퍼센트 해내지 못해 늘 죄송한 맘이었는데 이번에는 최선을 다해보자는 의견도 나왔고, 이 지역의 정토회 활성화를 위해 맘을 모으자고 다짐하기도 했습니다.
회향식을 마치고 한 보살이 직접 콩을 갈아 콩국수 공양을 해주어 모두 즐겁게 식사하였습니다. 여기는 한인상점이 많아 한국 식품을 손쉽게 구할 수 있고 한국식당도 많아서 한국처럼 살고 있기는 하지만, 콩을 직접 갈아 만든 콩국수는 오랜만이고 맛있다면서 한 도반은 집에 있는 신랑도 맛보이고 싶다면서 남은 콩국물을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입재식을 모두 마친 후 함께 다과를 하며, 그간 일과 수행을 통해 경험하고 느꼈던 걸 마음 나누기하고 생활 속에서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 지 의견도 나누었습니다. 제가 나눈 의견을 잠시 소개해 봅니다.
“담배를 끊을 때 ‘담배는 몸에도 좋지 않고 주위 사람에게도 해가 되니 끊어야 되는데’라고 생각으로만 노력하는 경우가 많죠. 끊겠다는 마음을 먹었으면 담배를 물고 라이터 불을 켜고 있는 나를 알아차렸을 때 ‘에이, 이왕 담배 물었는데, 요것만 피우고...’ 하며 담뱃불 붙일 게 아니라 입에 물고 있는 담배를 탁 꺾어 버려버려야 합니다. 그래야 다음에 또 피우는 경우가 생기더라도 그전에 담뱃불을 붙이지 않고 던져버린 내 행동에 대한 믿음이 있어 또다시 문 담배를 버려버리는 힘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렇게 처음엔 안 되던 것을 포기하지 않고 반복하다 보면, 그러는 사이에 담배를 끊게 되는 것 같아요. 우리 마음 또한 그런 것 같아요. 예를 들어 화가 올라왔을 때, 이미 화내고 괴로워 한 다음에 ‘어 또 내가 화를 냈구나’라고 알아차리는 정도에 그치지 말고 화의 뿌리가 무엇인지 찾아내 그 뿌리를 뽑아내는 부단한 자기 연습을 해 나가야 되는 것 같아요. 업식은 업식을 먹고 산다는 말처럼, 나의 일상을 살펴보면 내 업식이 밥 달라고 할 때 마다 선뜻 줘놓고는 ‘아이고 주면 안 돼는데 또 밥을 먹여버렸네!’하며 후회하는 경우가 많지요. 내 업식들이 올라와 배고프다고 아우성을 칠 때마다 굳은 마음으로 굶기고 또 굶겨야지 결국엔 힘을 잃어 그 업식이 없어지는 것 같아요.”
정성 들인 공양, 다과와 더불어 서로의 ‘수행 노하우’를 주고받은 후, 다음 입재식에도 꼭 보자고 약속했습니다. 그리곤 먼 길을 돌아갈 도반들에게 밤길 운전 조심하라며 아쉬운 작별을 하였습니다.
위 글을 적어주신 김병조 거사님께서는, 처음 입재식 소식을 부탁했더니 “아이고, 제가 참 음치인데. 제 글재주는 노래 솜씨보다 더 없어요. 완전히 글치입니다.” 하며 주저했지만, 제가 “한국이나 세계 다른 곳에서 수행하고 있는 도반들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부처님의 제자로서 꾸준히 수행하며 전법의 원을 다져나가는 애틀란타 도반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수행에 큰 활력을 얻을 겁니다.”라고 했더니 보살심과 전법자로서 마음을 내어 용기있게 글을 써주었습니다. 김병조 거사와 이혜정 보살은 부부의 인연으로 만나 지금은 도반으로서 수행의 길도 함께 가고 있답니다.
조지아 주는 최근 암 진단을 받고난 뒤 그 소식을 초연한 모습으로 본인이 직접 일반인들에게 공개한 전미 대통령인 지미 카터의 고향이기도 합니다. 그는 세계시민의 인권신장과 평화 및 여러 국가들의 부정선거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집 없는 사람들에게 집을 지어주는 비영리단체 (Habitat for Humanity)에서 직접 망치와 못을 들고 집을 짓는 일을 해오고 있습니다. 또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재선의 실패에 대한 아픔을 딛고, 자신이 믿는 종교 안에서 큰 신심을 기반으로 끊임없는 자기성찰을 하며, 타인을 위한 보살의 삶을 살고 있기도 합니다. 저는 그의 삶이 저희 지도법사님과 그리고 정토행자가 나아가는 방향과 같다는 생각을 해 보기도 합니다.
좋은 글을 보시해준 김병조 거사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하고 애틀란타의 아기 보리수나무가 땅 속 깊은 곳까지 뿌리를 내려 조지아 대평원의 열기와 땡볕을 막아주는 풍성하고 장대한 나무로 커나갈 것을 바랍니다.

▲ 작년 100강 때 미주 애틀란타 강의을 마치고 스님께서 각별히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며 김병조 거사와 사진을 찍으셨습니다.

▲ 김병조/이혜정 도반의 거실인 청정도량에서 입재식 법문을 듣고있는 일곱 선남자 선여인들

▲ 입재식 후 함께 점심 공양을 하며 못 다한 수행담 나누기를 했습니다 [8-5차 입재식: 왼쪽부터 이현주/이혜정 (애틀란타), 김현남 (테네시), 용수진/임선희(알라바마)] 애틀란타 원경희 보살과 김병조 거사가 빠졌네요
워싱턴 정토회 입재식 – 나는 법을 전하는 정토행자 입니다
22일에 치뤄진 애틀란타 입재식에 이어, 워싱턴정토회에서도 워싱턴법당과 버지니아법회의 입재자 18명과 예비입자자 2명이 참석하여 8월 23일 아침 8시에 회향식을 치르고 11시에 입재식을 가졌습니다.
워싱턴정토회에서는 입재식 때마다 자체적으로 워싱턴정토회 도반 중 한분이 수행담을 발표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보내오는 수행담이 너무 감동적이라 같이 눈물도 훔치기는 하지만, 우리 중 한 사람이 발표하는 수행담을 듣는 건 또 다른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이번에는 2014년 4월부터 정토회와 인연을 맺은 이민아 보살이 수행담을 나누어주었습니다. “제 8차 천일결사 2차 백일기도 끝무렵에 입재하여 5차 백일기도에 이르자 절대 인정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던 원망과 미움의 대상들이 하나씩 떠오르며 그들을 보던 시선이 수행문을 매일 읽는 동안 차츰 자신에게로 향해지고 있음을 알아차리게 되었습니다.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어느 날은 절을 하는데 이마가 방석에 딱 붙어서 떨어지질 않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렇듯 몇 번의 백일을 보내는 동안 자신의 모습들, 업식들, 집착들이 보이고 인정하게 되었답니다. 이민아 보살은 눈에 띄게 확 달라진 건 없지만 지나고 보니 2차에서 6차 입재식에 이르기까지 그 보이지 않는 한걸음 한걸음이 현재의 자신이 있는 수준까지 오게 해주었다고 합니다. 깨달음의장과 불교대학도 잘 마쳐서 9월이 되면 수계를 받는데, 수계식을 통해 불자로 다시 태어나고 부처님 제자로서의 의지를 다시 일깨우는 계기로 삼아야겠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수행담 마지막 구절을 함께 나누며 글을 마감하겠습니다.
“오계를 지키고 삼학을 닦으며 날마다 발전하는 불자이며 수행자인 지금이 저는 좋습니다. 오늘 맞은 6차의 명심문처럼 ‘나는 법을 전하는 정토행자입니다.’ 나도 행복하고 세상에도 잘 쓰이는 그런 보살이 되겠습니다.”

▲ “막상 앞에 나오니 떨리네요.”라고 말하지만 차분히 수행담을 나누어준 이민아 보살
Posted by 민윤기 희망리포터